Années de pèlerinage II, S. 161 - VII. Après une lecture du Dante (Fantasia quasi Sonata)
Franz Liszt, 1811~1886
프란츠 리스트가 작곡한 피아노 솔로 작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순례의 해 (Années de Pèlerinage)]는 다양한 음악적 구조의 테두리 안에서 여행의 인상을 기록한 일종의 음악적 여행기이다.작품 전체를 완성시키는 데에 40년이 걸린 만큼 리스트는 오랜 세월 동안의 다양한 음악어법의 발전을 담아냈다. 특히 나이 든 리스트가 젊은 시절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여기서 배어 나오는 리스트의 농익은 낭만적 정서와 음악 속으로 녹아 든 자연스러운 비르투오시티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순례의 해]는 총 3권으로서 23개의 개별곡과 2권에 추가된 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례의 해, 두번째 해 이탈리아
<순례의 해> 제2집에서 우리는 스위스의 고요한 계곡들과 호수들을 떠나 오랜 전통의 문화적 및 예술적 유산을 가진 강렬한 햇살의 나라 이탈리아로 나간다. 따라서 이 제2집의 곡들이 문학적 혹은 예술적 모델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음은 아주 당연한데,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혼례 (Sposalizio)
2. 명상에 잠긴 사람 (Il Penseroso)
3. 살바토르 로자의 칸쪼네타 (conzonetta del Salvator Rosa)
4. 페트라르카 소네토 제47번 (Sonetto 47 del Petrarca)
5. 페트라르카 소네토 제104번
6. 페트라르카 소네토 제123번
7.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판타지 (Apres une lecture du Dante, Fantasia quasi Sonata)
제2년 부록 베네치아, 나폴리
1곡 Gondoliera (곤돌라를 젓는 여인)
2곡 칸쪼네
3곡 타란텔라(Tarantella)
리스트는 이 곡들에 대한 영감을 1838~39년 다구 백작부인과 함께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동안 얻었으며 또 그 대부분이 이 시기에 쓰여졌다. 하지만 "살바토르 로자의 칸쪼내타"는 1849년에야 악보로 쓰여졌으며, 소위 "단테 소나타(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판타지 )"는 일찍이 1837년 스케치 되어 그 형태로 1839년 비엔나에서 리스트에 의해 연주되었고, 그 후 다시 개정되어 1849년에 오늘날의 형태로 나오게 되었다. 퍼트라르카 소네토 3곡은 따로 1846년에 먼저 출판되기도 했으나 제2집 전체는 1858년에야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바, 그리하여 간혹 이것이 리스트의 바이마르 시대의 작품으로 잘못 오해 되기도 한다.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판타지 (단테 소나타) (Apres une lecture du Dante, Fantasia quasi Sonata)
제2집의 마지막 곡인 "단테를 읽고"역시 아주 방대하고 야심적이다. 리스트와 다구 백작부인은 1830년대에 종종 단테를 함께 읽었다. 곡의 제목은 빅토르 위고의 시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리스트는 여기에서 단테가 그의 "연옥"에서 묘사한 "이상스런 언어들, 소름 끼치는 절규, 고통의 신음 소리, 분노의 부르짖음"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이는 이상스럽고 혼란스럽고 격정적인 (그리고 아마 일관성이 결여되고 미완성인)곡이지만, 강력하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피아노 독주곡으로 전적으로 성공적이지는 못하데, 왜냐하면 여기에서 리스트가 종종 이 악기 영역 이상의 것을 표현하려 드는 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형태-예를 들어 랑베르가 발레 <단테 소나타> 를 위해 만든 것과 같은-는 그 특성들을 훨씬 명료하고 통렬하게 드러내준다. 리스트는 후일 자신의 <단테 교향곡>에서 다시 단테를 작품 소재로 삼았는데, 아무튼 이 소나타는 문학을 음악으로 해석해 내려 한 흥미롭고 인상적인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