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o Sonata in D Minor, L. 135
Claude Debussy, 1862~1918
▒ [백과 흑], [연습곡]과 같은 피아노 작품 이후 드뷔시는 말년에 접어들며 다시금 실내악 장르로 돌아왔다. 최초의 계획은 라모 (Jean Philippe Rameau)의 [콩세르]를 모델로 하여 여러 악기를 위한 여섯 곡의 실내악 소나타를 작곡한 뒤 ‘클로드 드뷔시, 프랑스의 음악가’라는 서명을 남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건강이 계속 악화된 탓에 세 곡만을 작곡할 수밖에 없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첼로를 위한 소나타 D단조](1915년)이고 두 번째가 [플루트와 비올라, 하프를 위한 소나타 F장조](1915년), 마지막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단조](1916~17년)다. 드뷔시는 이들 소나타를 통해 자신이 제창한 인상주의 음악과 프랑스 바로크 시대의 위대함을 통합하고자 했다. 라모가 [콩세르]에서 악기들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 것처럼, 드뷔시 또한 소나타 형식을 통해 이러한 자연스럽고 귀족적이며 프랑스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음악적 유희를 창조해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 가운데 [첼로를 위한 소나타 D단조](1915)가 첫 번째 작품으로서, 자유롭고 환상적인 이 짧은 소나타의 2악장에서는 만년의 드뷔시가 시도했던 세분화되고 단편화된 채 갑자기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독특한 음악적 표현력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드뷔시는 이 작품에 “달을 보고 화를 내는 피에로(Pierrot fâché avec la lune)"라는 제목을 붙이고자 했다고 한다. 소나타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I. Prologue: lent (프롤로그)
II. Sérénade: modérément animé - vivace (세레나데)
III. Finale: animé - lento – vivace (피날레)
프랑수와 쿠프랭(François Couperin)의 영향을 받아 18세기적인 단일 주제 양식으로 작곡된 이 소나타는 5음계와 온음계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드뷔시 후기 스타일을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고, 첼로의 왼손 피치카토나 스피카토, 플라우탄도 보잉, 포르타멘토 등과 같은 확장된 첼로 테크닉이 다양하게 사용되어 그 역사적인 가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