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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리스트

리스트 : 피아노 소나타 B단조, S. 178 [조성진]

by 想像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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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Sonata in B Minor, S. 178

Franz Liszt, 1811~1886


 

 

Seong-Jin Cho : The Wanderer

 

낭만파 음악을 대표하는 리스트가 작곡한 유일한 피아노 소나타이자 단 한 악장으로만 이루어진 피아노 소나타이다. 낭만주의 시대가 낳은 풍부한 상상력의 피아노 소나타인 동시에 피아노 음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준 작품이다.

 

리스트는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떨치며 수년 간에 걸쳐 유럽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는데, 1847년 2월에는 키이우에서 자선공연을 갖는다. 이때 리스트는 자신의 공연에 거액을 기부하며 강한 호감을 표시해오는 카롤리네 비트겐슈타인(Carolyne Wittgenstein) 공작부인을 알게 되었다. 당시 리스트는 이미 마리다구(Marie d'Agoult) 백작부인과는 결별한 상태였고, 카롤리네도 남편과 별거 중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다른 제약 없이 만날 수 있었다. 리스트는 카롤리네가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여성보다 지적이며, 자신과 종교적, 문학적, 철학적 성향이 같음을 확인하고는 이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이어 두 사람은 그 해 7월 바이마르 근교 이르텐부르크 별장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카롤리네는 리스트가 유럽 곳곳을 다니며 공연하는 것보다 자신의 곁에 머물기를 원했다. 그녀의 설득으로 리스트는 피아니스트로서 은퇴 선언을 하였으며, 이후 작품 활동에만 전념하였다.

 

1848년에는 바이마르 궁정악단의 악장 겸 지휘자가 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바이마르 궁정악단을 지휘하며 동시대 작곡가들의 신작을 초연하거나 기존의 명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한편 작곡에도 열정을 쏟는가 하면 재능 있는 후진 양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이후 리스트는 1861년까지 바이마르에 머물며 12편의 교향시와 2편의 피아노 협주곡, 다수의 피아노 곡 등 숱한 걸작들을 작곡했다. 이로써 그는 작곡가로서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으며, 유럽 음악계에서 영향력있는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때 작곡한 작품 중 손꼽히는 것이 1852년부터 1853년 사이에 완성된 〈피아노 소나타 B단조〉이다.

 

이 작품은 리스트의 천재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소 돈독한 관계였던 슈만에게 헌정되었는데, 이는 1839년 슈만이 걸작 〈환상곡 C장조 (Fantasie in C Major, Op.17)〉를 리스트에게 헌정한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 초연은 1857년 1월 27일 리스트의 제자인 한스 폰 뷜로(Hans von Bülow)의 연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곡이 발표된 후, 음악계에는 곡을 둘러싼 논쟁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브람스와 한슬릭으로 대변되는 보수 성향의 신고전파들은 혹평을 쏟아냈고, 반면 바그너와 같은 개혁적 성향의 낭만파들은 위대한 명작의 탄생이라 환호했다.

 

〈피아노 소나타 B단조〉는 기존의 소나타 형식의 틀을 깨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악장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빠르고 느린 두 개의 주제가 제시되는 제시부와 두 개의 발전부, 재현부, 코다로 이어지는 기본 형식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서주와 제시부는 1악장, 발전부는 2악장과 3악장, 재현부와 코다는 4악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리스트는 논란을 예상했음에도 명쾌하게 설명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복잡하고 다의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한편 다섯 개의 짧은 주제들을 주제변형기법이라는 그만의 작곡기법으로 자유롭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킨 것은 획기적인 시도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확대 재생산되는 주제들이 통합하여 구조적 통일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리스트만의 피아니즘(Pianism)이 전편에 발현되어 있으며,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묘사하며 심오하면서도 종교적인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곡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무겁고 긴 옥타브들이 기도의 장면을 연출하며 시작한다. 주제는 점점 당당해지고, 리듬의 변화, 선율이 추가되면서 에너지가 넘친다. 이어 조용하고 느린 독백처럼 흘러가다가 다시 한 번 강한 멜로디가 흐르면서 신을 찬미하듯 화성이 꽉 찬 코드로 채워진다. 옥타브를 넘은 11도, 13도의 굵고 두꺼운 화성이 파이프오르간처럼 웅장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여러 개의 주제가 함께 요동치며 다채로운 전개가 펼쳐지다가 끝을 맺는다.


발췌 : [네이버 지식백과]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S. 178]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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