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 7 in E Major, WAB 107 (Ed. Haas)
Anton Bruckner, 1824-1896
▒ 1881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는 꿈속에서 친구가 들려주는 휘파람 소리에 사로잡혔다. 그는 "이 선율이 자네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걸세"라는 친구 말에 번쩍 잠에서 깬다. 이후 곧바로 난로를 켜고 작곡에 돌입했다. 꿈에서 얻은 영감으로 제1악장 주제 선율을 만든 작품이 바로 교향곡 7번. 천국을 향한 기도처럼 엄숙하고 경건하다.
2년에 걸쳐 완성한 이 곡은 친구 예언처럼 브루크너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줬다. 27세에 늦깎이 작곡을 시작한 브루크너는 이 작품을 통해 비로소 인정받은 대기만성형. 평생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오르간을 연주했던 그는 이 곡에 신을 향한 경배와 작곡가 바그너(1813~1883)에 대한 존경을 담아냈다.
이 곡 제2악장에는 임종을 앞둔 바그너를 위한 장송 행진곡이 녹아 있다. 1863년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에 반한 브루크너에게 바그너는 우상이었다. 그는 바그너를 닮기 위해 애썼으며 교향곡 3번을 바쳤다. 1873년 빈 아카데미 바그너협회에 가입했으며 19세기 말 브람스와 바그너 지지파가 격렬한 논쟁을 벌일 때도 적극적으로 바그너 편을 들었다.
브루크너는 제2악장에서 바그너가 만든 악기 `바그너 튜바` 4대의 장엄한 선율을 통해 바그너를 떠나보낸다. 바그너 튜바란 혼과 튜바 특징을 혼합한 금관악기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악당을 표현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중저음 악기인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호른 소리로 심연을 향해 내려가던 2악장은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으로 끝난다. 호른이 마지막 소리를 하늘을 올려보내며 차분하게 마무리한다.
평생 바그너를 따랐던 브루크너는 바그너의 무한선율을 모방하려고 했다. 무한선율이란 리듬과 화성이 끊어지는 느낌 없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형식. 오페라에서 하나의 아리아가 끝나도 극 진행이 중단되지 않게 하기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바그너의 무한선율이 관능적인 반면 브루크너 선율은 순수했다. 두 사람 개성과 예술관이 너무 달랐기 때문. 야심만만한 바그너는 화려한 오페라극장에서 소나기 같은 박수를 받았지만 브루크너는 오스트리아 린츠 대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경건하게 살았다.
1악장 Allegro moderato
쾌활한 템포로 진행되는데 바이올린이 뒤를 이어 첼로와 호른이 주요 주제를 연주합니다. 전곡 중에서 가장 웅대한 악장이다.
2악장 Adagio (Sehr feierlich und sehr langsam)
장중하고 느린 이 악장에서 브루크너는 영구 불변의 세계를 구현하였고 속세에서 떨어진 신앙과 같은 경지를 표현한 것 같다. 그에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세계를 그린 것이다 이 악장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그가 숭배하던 바그너 세상을 떠난 해에 작곡된 것으로 바그너에 대한 애석함과 존경이 담겨져 있다.
3악장 Scherzo (Sehr schnell)
변화가 풍부한 이 해학적인 악장은 오스트리아의 민속 무곡을 연상케 하는 것으로 모든 교향곡의 스케르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입니다. 브루크너의 음악은 베토벤의 구상을 토대로 하여 바그너의 화성, 슈베르트의 멜로디에 그의 개성적인 면이 첨가된 것 같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악장중에서도 슈베르트의 멜로디와 바그너의 화성법을 볼 수 있다.
4악장 Finale (Bewegt, doch nicht schnell)
너무 빠르지 않을 정도의 쾌속도로 연주되는 이 알장은 매우 긴장된 느낌을 줍니다. 마치 베토벤의 제9번 심포니에서 볼수 있는 바와 같이 이미 나타났던 주제라든지 그와 비슷한 유형이 다시 나타나서 종합적으로 결말을 맺게 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