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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브루크너·말러

[클래식명곡 명연주] 브루크너 : 교향곡 제3번 "바그너" (1889 Version)[Münchner Philharmoniker · Sergiu Celibidache]

by 想像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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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 3 in D Minor, WAB 103 "Wagner Symphony"

Anton Bruckner, 1824-189


Münchner Philharmoniker · Sergiu Celibidache [Bruckner: Symphony No. 3] ℗ A Warner Classics release, ℗ 1998 Parlophone Records Limited

 

 

▒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은 브루크너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1877년 12월 16일,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진 [교향곡 3번]의 초연 현장은 그야말로 ‘대재앙’이었다.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 있던 청중은 하나 둘씩 연주회장을 빠져나갔고 연주가 다 끝날 무렵에 객석에는 고작 20여명의 청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청중 가운데는 후에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로 성장할 구스타프 말러도 끼어 있었다. 당시 17세였던 말러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크게 감명을 받아 이 곡을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이듬해인 1878년에 출판했다. 브루크너는 말러의 편곡에 아주 만족하여 그 답례로 말러에게 자신의 [교향곡 3번]의 총보를 선물했고, 이후 그들은 좋은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 서로를 열렬히 숭배했다.

그러나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마도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이 전문가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은 이 곡에 바그너 풍의 악상이 많아 독창성이 결여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이 곡은 마치 바그너의 오페라처럼 이 교향곡 역사상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이다. 1873년에 완성한 오리지널 버전의 연주시간은 무려 65분이 넘는다. 아직 말러의 교향곡이 나오기 전이었던 당시로선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이 가장 긴 교향곡이었을 것이다.

또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과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발퀴레] 등과 유사하거나 인용된 부분이 있으며, 바그너와 유사한 어마어마한 음향 또한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한슬리크가 브루크너 음악의 장엄한 양식과 정신적인 개성을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한 것도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는 이 작품의 음악적인 면 때문이라기보다는 당대 빈 음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분쟁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 같다. 문제는 브루크너가 자신의 [교향곡 제3번]에 바그너 풍의 악상을 넣어 그의 ‘바그너 숭배’를 공공연히 드러낸 데 있었다. 게다가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에 “깊이 존경하는 거장 바그너 선생님께”라는 헌정사까지 붙여 바그너에게 바쳤으니 바그너 반대파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당대 빈 음악계는 브람스와 한슬리크를 중심으로 한 보수주의 음악가들과 바그너·리스트로 대표되는 진보주의 음악가들로 양분되어 있었기에 바그너에 대해 노골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 후 브루크너는 1877년과 1888~89년의 두 차례에 걸쳐 악보를 개정했다. 초연의 싸늘한 반응과 주변 인물들의 조언 때문이었다. 브루크너는 개정작업을 통해 바그너 음악을 연상시키는 인용부분을 삭제해 곡을 짧게 줄였고 이곳 저곳을 이어붙인 듯 모자이크 같던 음악을 좀 더 매끄럽게 다듬었다. 따라서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악보는 1873년의 오리지널 버전 외에 1877년 버전과 1889년 버전이 존재한다. 브루크너가 내놓은 3가지 버전 가운데, 한동안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1888~89년의 세 번째 버전이 가장 자주 연주되었다. 이는 이 판본이 가장 길이가 짧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873년의 버전이 1977년에 노바크의 편집에 의해 출판된 후, 오리지널 버전의 우수성이 인정되면서 최근에는 1873년 오리지널 버전이 종종 연주되고 있다.


 

I. Mehr langsam, misterioso

 

1악장 도입부는 인상적인 트럼펫 주제로 시작한다. 바그너는 제3번 도입부의 트럼펫 주제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나중에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의 트럼펫 주제 때문에 “트럼펫 브루크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전반적으로 1악장의 음향은 마치 오르간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오르가니스트였던 브루크너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제1주제군의 전개는 포르티시모의 선언과 속삭이는 듯한 답변의 반복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마치 오르간 즉흥연주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1악장의 전개부는 발전적 요소와 재현적 요소가 뒤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전통을 무시하고 전개부에 재현적 요소를 집어넣은 점 때문에 데소프와 한슬리크 등은 브루크너 교향곡에 형식미가 결여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II. Adagio, quasi andante

 

2악장 아다지오는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여린 다이내믹의 스트링 사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명상적인 음악이다. 군데군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나타난다. 

 

 

 

III. Scherzo. Ziemlich schnell

 

3악장 스케르초는 메인섹션과 트리오의 두 부분으로 되어있지만 두 부분의 대비는 그다지 크지 않다. 트리오에서 도약하는 선율의 제스처는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인 렌틀러와 요들을 닮았다.

 

 

 

IV. Finale. Allegro


4악장 피날레는 8분음표의 빠른 음형의 반복으로 인해 긴박감을 주는 음악이다. 바그너 풍의 느낌이 두드러지고 휴지부가 많아서 브루크너 음악 중에서도 가장 모자이크 같은 작품이기도 한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오케스트라로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을 실현해내는 솜씨는 놀랍다. 특히 금관은 윤기 흐르고 풍성한 사운드는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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