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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 볼로도스(Arcadi Volodos, 1972~ )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제 2의 호로비츠라는 평이 낯설지 않은 수퍼 비르투오조 아르카디 볼로도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 중의 하나이다. 그의 연주는 숨이 멎을 것 같은 테크닉과 깊고 찬연한 음악성 그 두 개의 완벽한 조합을 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볼로도스는 흔히 예프게니 키신의 ‘대항마’로 불린다. 같은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키신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기교를 지칠 줄 모르고 쏟아내는 것과 달리, 뚱뚱한 몸매의 볼로도스는 좀 더 감성적인 터치로 듣는 이를 매혹한다. 연주자로서의 성장 과정도 키신과 사뭇 다르다. 두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키신이 ‘신동’ 소리를 들으며 고된 연습에 매진했던 반면, 볼로도스는 성악과 지휘를 전공하다가 뒤늦게 16세때 피아니스트의 길에 들어섰다.
1972년 세인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피아노를 시작하기엔 한참 늦은 나이인 16세에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레코딩을 듣고 영감을 받아 피아노 전공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피아노로 전공을 바꾼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갈리나 에지아자로바(Galina Egiazarova)를 사사했고, 음악원을 졸업한 후 파리와 마드리드로 옮겨 피아노 수업을 계속 이어갔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피아니스트의 길에 들어섰지만 음악적으로 풍부한 유산을 갖고 있는 러시아 출신으로 몸에 배어 있는 음악성과 타고난 그의 감성은 곧 빛을 발했다. 여느 아티스트의 성공 가도와는 달리, 볼로도스의 세계 무대 데뷔는 우연한 기회에 드라마틱하게 이뤄졌다. 1995년, Sony Classical 직원의 출장길에 한 프랑스 친구가 프랑스에 머물며 연주 활동을 시작한 볼로도스의 무대를 적극 추천하였다.
1997년 가을 그의 첫 앨범 "Piano Transcriptions"는 세계적인 센세이셔널을 불러일으키며 볼로도스를 단숨에 유명 연주자의 반열에 올려놨다. 이 음반은 신예의 데뷔작임에도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고, 그는 독일 슈피겔과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 같은 지면을 통해 ‘제2의 호로비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세계의 거의 모든 일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그는 99년 <카네기홀 라이브> 음반으로 독일비평가상과 에코클래식상을, 리스트를 연주한 음반으로 디아파종상을 받았다.
Liszt- 15th Hungarian Rhapsody, Rakoczy March |
현재까지 그의 음악행로는 탄탄대로이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정명훈, 마이클 틸슨 토마스, 발레리 게르기예프, 제임스 레바인, 주빈 메타, 로린 마젤, 세미욘 비쉬코프, 리카르도 샤이, 세이지 오자와 등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닉,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톤 할레 오케스트라, 뮌헨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섰다. 볼로도스는 2002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데뷔 무대를 가진 후 매년 이 축제에 초청받아 가장 최근인 2009년 시즌까지 리사이틀을 갖고 있다. |
그동안 Sony Classical을 통해 간간이 발매된 음반과 해외의 공연 리뷰나 유투브에 소개된 영상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볼로도스의 첫 내한무대가 오는 2010년 2월 2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개관5주년 기념 기획공연의 첫 주자로 한국을 찾는 금세기를 대표하는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무대는 올해 주목받는 무대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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