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모차르트

모차르트 : 교향곡 제40번, K.550 [Wiener Philharmoniker · Karl Böhm]

想像 2024. 3. 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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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40 in G minor, K.550
Wolfgang Amadeus Mozart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g단조는 1788년 6월부터 8월에 이르는 짧은 시기에 작곡한 모차르트 최후의 3대 교향곡 중 하나로 세 곡 중 가장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모차르트 사후 2년이 된 1793년에 빈의 악보상인 요한 트렉에 의해 출판될 당시 "거장의 마지막 교향곡들 중 하나이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문구로 홍보될 만큼 관습에서 벗어난 독창성, 반음계적 표현, 풍부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걸작이다.

모차르트의 카탈로그에 의하면 이 교향곡은 1788년 7월 25일에 완성되었으나 그 악보는 오늘날에 흔히 연주되는 악보와 조금 다르다. 오리지널 악보에는 클라리넷이 편성되어 있지 않지만, 1791년 4월 16일과 17일에 빈에서 살리에리의 지휘로 이 교향곡이 초연되었을 때는 한 쌍의 클라리넷이 추가된 새로운 악보로 연주되었고, 오늘날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클라리넷이 추가된 개정판을 선호한다. 그래서 1974년에 출판된 도버 출판사의 총보를 보면 오리지널 악보 윗부분에 클라리넷 파트와 개정된 오보에 파트의 악보가 추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오리지널과 개정판을 비교해보면 클라리넷의 음색이 첨가된 점 외에 악보 상의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든데, 이는 모차르트가 개정판에서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를 많이 첨가하기 보다는 오리지널 판에서 오보에가 맡았던 역할의 대부분을 클라리넷으로 바꾸기만 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1791년의 연주회를 위해 이 교향곡에 클라리넷을 새롭게 편성한 것은 당대의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자인 안톤 슈타틀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슈타틀러는 모차르트에게 많은 영감을 준 음악가로 모차르트는 그를 위해 [클라리넷 협주곡]과 [클라리넷5중주]를 작곡하기도 했으니, 모차르트가 1791년 빈의 콘서트에서 안톤 슈타틀러와 그의 남동생 요한 슈타틀러가 교향곡 40번의 클라리넷 파트를 연주할 수 있도록 오리지널 악보를 수정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모차르트가 클라리넷의 음색을 특히 좋아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오늘날 교향곡 40번은 오리지널 판 보다는 개정판이 더욱 자주 연주되지만, 최근 들어 클라리넷이 없는 오리지널 판을 연주하는 지휘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은 18세기 교향곡의 전형을 벗어난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인해 그 어떤 작품보다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작곡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로베르트 슈만은 이 교향곡에 감탄하며 “가볍고, 고대 그리스적 우아함이 깃들었다”고 말했던 반면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실내악적인 작품”이라 말했고, 로빈스 랜던은 “모차르트의 조울증을 반영한 작품”이라 했으며, 잭 웨스트럽은 “오페라의 정신”이 나타난다고 했으니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불러일으킨 작품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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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Symphonies No.41 "Jupiter" & No.40 ℗ 1977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Wiener Philharmoniker · Karl Böhm


1악장  Molto allegro

 

도입부에서부터 비범한 표현은 돋보인다. 마치 숨이 넘어갈 듯 긴박감에 넘치는 비올라의 반주음형에 이어 8분 음표 두 개와 4분 음표 하나로 이루어진 불안정한 리듬이 계속되면서 우리를 어디론가 몰고 가는 듯한 느낌이다. 불안감을 야기하는 이 리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면서 위로 상승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아치형 선율선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마치 무언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처럼 들리기도 한다. 모차르트는 본래 “알레그로 아싸이”(Allegro assai)로 지정했던 템포를 더 빠른 템포 지시어인 “몰토 알레그로” (Molto Allegro)로 바꾸어 주제 선율에 담긴 긴박감 넘치는 리듬의 추진력을 더욱 강조했으며, 발전부에서는 모차르트는 현악기군이나 현악기와 목관악기 사이의 대화를 실내악적으로 표현하는 한편, 이와 대조적인 오케스트라 전체 합주의 웅장한 울림을 교대로 배합하며 극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대개는 느린 템포의 서주 시작해 웅장하고 확신에 찬 팡파르로 시작되기 마련인 18세기 교향곡 1악장의 도입부가 터질 듯한 불안과 초조로 가득했으니 당대 청중이 이 교향곡을 듣고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1악장의 음악적 내용은 이토록 파격적이고 드라마틱하지만 1악장의 형식을 찬찬히 뜯어보면 18세기 교향곡으로서는 손색이 없는 완벽한 소나타 형식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하나의 선율을 여러 악기로 중복하지 않고 투명한 텍스추어를 강조하고 있어 모차르트의 음악적 의도는 선명한 음향으로 재생된다.

 

 

 

2악장 Andante

 

매우 독특한 음악으로, 첫 8마디가 흐르는 동안 그 어떤 뚜렷한 주제 선율을 발견하기 힘들다. 오로지 저음현으로부터 서서히 전염되는 8분음표의 맥박만이 집요하게 반복되는 사이 바이올린이 쉼표로 분절된 단편적인 선율 조각들을 내뱉을 뿐이다. 이윽고 호른과 첼로가 8분음표의 맥박을 바탕으로 한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하면 제1바이올린이 서서히 상승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선율로 본격적인 악상을 전개해나간다. 어두침침하면서도 감각적이며 고통과 애수가 혼합된 이 악장에서 모차르트는 1악장에서 구사했던 고통스러운 반음계화성의 세계를 계속 탐구해나간다. 2악장에선 특히 두 개의 음표로 2도 음정을 하행하는 작은 동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고전주의 관현악의 이디엄을 확립한 만하임 악파의 기술적 용어로는 ‘한숨’을 쉬는 것을 의미한다.

 

 

 

3악장 Menuetto (Allegretto)

 

3악장 미뉴에트에 이르면 바흐의 음악을 방불케 하는 다성음악과 복합 리듬이 펼쳐지며 더 이상 프랑스 궁정에서 추던 우아한 미뉴에트의 느낌을 찾아보기 힘들다. 3악장이 시작되면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한 패가 되어 3/4박자를 2박자의 음악으로 바꾸어놓으면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나머지 관악기들은 본래의 3박자를 고수하며 팽팽하게 대립한다. 엇갈린 리듬에서 오는 긴장감이 3박자 우아한 미뉴에트를 지극히 투쟁적인 음악으로 바꾸어놓는다. 다행이 중간 트리오 부분에선 G장조의 편안한 음악이 나타나며 미뉴에트의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듯하지만, 더욱 격렬한 4악장으로 이어지면서 이 교향곡에 감돌던 갈등과 격정은 열병처럼 번져나간다.

 


 

4악장 Finale (Allegro assai)

 

모차르트가 쓴 음악 중 가장 격한 음악이다. 만하임 악파의 용어로 ‘로켓’이라 부르는 상승하는 선율에 이어 전체 오케스트라가 큰 소리로 무례하게 끼어들며 폭력적으로 응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제1주제의 이중적 성격은 계속해서 4악장에 갈등 상황을 만들어내고, 발전부에 이르러서는 다성적인 모방을 거듭하며 격하게 움직여 간다. 그러나 고전주의 음악답게 이러한 정신분열적 이중성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리듬 패턴은 그 모양새를 계속 유지하면서 서서히 돌파구를 찾아나가며 마무리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 [Mozart, Symphony No. 40 in G minor KV 550] (클래식 명곡 명연주, 최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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