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33 in B flat, K.319
Wolfgang Amadeus Mozart
베토벤의 「제8교향곡」과 비교될 만큼 즐겁고 밝고 유머에 넘쳐 있지만, 이 교향곡이 만들어진 1779년 경은 잘츠부르크에 살면서 오히려 고생하던 시대였다. 초연 당시는 3악장이었으나, 후에 미뉴에트 악장을 빈에서 써서 오늘의 형태가 되었다.
만하임•파리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잘츠부르크 궁정 음악가로 보낸 마지막 2년 동안에 모차르트는 5년 만에 3곡의 교향곡을 씁니다. 모두 어떤 경위를 거쳐 작곡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파리 교향곡'에서 얻은 체험을 바탕으로 관현악 최고의 형식을 새로이 만들어냈는데, 이 작품들은 초고가 미뉴에트를 뺀 3악장으로 씌어졌고 1악장에 반복 지시가 없으며 비올라를 2부로 하는 현악기 편성이라는 점이 공통된 특징입니다. 그러나 3곡의 표현 방향은 두드러지게 대조를 이룹니다.
극적이면서 격정적인 '32번'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 '33번'은 트럼펫과 팀파니를 뺀 소규모 편성, 밝고 친밀한 곡상을 지니는 점에서 '오스트리아의 실내 교향곡 전통으로의 복귀'하는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후퇴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모차르트는 이 곡에서 '파리 교향곡'의 흥분을 일단 진정시키고 잘츠부르크 음악 스타일로 23살의 젊은이답게 맑은 서정을 새겨놓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련된 서법, 다채로운 악상을 펼쳐나가는 소박한 자유로움에서 빚어지는 매력은 아주 대단합니다. 특히 이 곡에 흐르는 목가적이며, 어두움을 찾아볼 수 없는 성격은 많은 연구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점입니다.
아울러 3악장 미뉴에트는 훗날 빈에서 연주하기 위해 1782년 무렵 추가로 작곡되었습니다. 원숙기의 모든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교향곡이 본래부터 빈(Wien)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작품의 통일성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English Baroque Soloists · John Eliot Gardiner
제1악장 Allegro assai
반복이 없는 소나타 형식. 이 악장은 3/4박자로 씌어진 빠른 악장의 예를 따르지 않고 4분음표를 기본으로 하며, 많은 주제와 동기를 사용하여 여유있고 다이내믹한 곡선을 거듭해서 보여줍니다. 제1주제는 으뜸화음이 포르테로 울리는 가운데 파곳과 저음 현악기가 리듬을 새기며, 여기에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피아노의 스타카토로 응답합니다. 이 주제는 얼핏 평범한 것 같지만 미세한 반음계로 움직이는 등 모차르트다운 성격이 잘 드러납니다.
딸림화음으로 되풀이된 후 주저하는 듯한 동기가 제1주제를 중단시키고 등장합니다. 이 동기는 코다에서도 사용됩니다. 경과부는 2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먼저 으뜸음을 보속음으로하여 부파적인 성격의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이것이 끝나면 딸림음의 보속음 위에서 목관과 현이 부드럽게 대화하면서 바 장조를 준비합니다.
제2주제는 마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 바이올린의 옥타브로 연주되며, 오보에와 파곳이 3도 음정 관계로 울립니다. 제1바이올린이 트릴을 연주한 동기로 응답하며 얼마 후 점2분음표로 커다란 곡선 모영의 선율을 인상적으로 연주합니다. 곧이어 이 선율을 저음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포르테로 반복하며, 발전부 '크레도 동기'의 복선 역할을 합니다. 그대로 화려하게 투티로 흘러 들어가지만 갑자기 피아노가 되어 악보 2가 저음 현악기에서 새로운 대선율을 수반하여 발전하는 부분으로 들어합니다. 이것을 바이올린과 저음 현악기가 역할을 바꾸어 포르테로 되풀이하며, 다성적으로 음향을 두텁게 하면서 고조시켰다가 다시 피아노로 음향을 떨어뜨린 후 셋잇단음표를 사용해 떠들썩함이 포르티시모까지 크레센도합니다. 세 번째로 피아노로 돌아온 후 으뜸화음을 강조하며 제시부를 마칩니다.
발전부는 제시부의 138마디에 정확하게 절반에 해당하는 69마디로 이루어집니다. 새로운 소재로 전조를 거듭하는 슈베르트적인, 소위 환상적 발전부입니다. 주제는 으뜸화음의 펼침형과 <크레도 동기> - <주피터 동기>로 이루어집니다.<크레도 동기>는 여기서도 부드러운 대선율을 수반하여 틀에 박힌 듯 폴리포니적으로 처리된다. 파곳과 오보에가 가세하며 차츰 그윽한 분위기가 깊어지나 이것은 포르테의 투티로 단절되고 전반 동기가 시퀀스로 진행하며 바 장조로 돌아갑니다. 그 후 제1바이올린과 파곳만이 다시 한 번 주제 전반을 연주하며 온화한 하행 음계에 의해 재현부로 들어갑니다. 재현부는 제2주제 이하를 으뜸조로 옮겨 출현시키며 그 외에는 경과부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이 시기 모차르트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당당한 코다로 마무리합니다.
제2악장 Andante moderato
현악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짧고 사랑스러운 느린 악장. 제1주제는 현악기만으로 친밀하게 연주되며 되풀이된 후 끝에 관악기가 가세합니다. 주제를 비롯하여 이 악장은 강약 기호를 세심하게 적고 있어 보다 섬세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만하임 - 파리 양식을 내면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1바이올린의 노래하는 제2주제는 H.아베르트에 의하면 파이지엘로(Giovanni Paisiello, 1740~1816)에서 유래하는 선율로 특히 '클라리넷 3중주곡' K.498에서 사용됩니다. 발전부는 1악장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고 있다. 먼저 현악기가 내림 나 장조로 3성 카논을 만들어 나가며, 이어 같은 주제를 내림 마 장조로 옮겨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관악기만이 되풀이합니다. 이후 조성이 흔들리면서 조용히 경과구를 거쳐 재현부로 들어갑니다. 재현은 제2주제, 제1주제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제3악장 Menuetto
미뉴에트 내림 나 장조 3/4박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함을 지닌 렌틀러풍의 목가적인 트리오로 이루어집니다. 미뉴에트 주제는 넓은 음역을 도약하는 강렬한 모습을 지닙니다. 후악적은 도약 진행을 싱코페이션으로 강화하여 시작하며, 피아노로 되풀이하여 길게 꼬리를 늘어뜨리는 사이 관악기가 메아리처럼 채색합니다.트리오 선율은 미뉴에트 후악절 첫머리에서 오보에가 연주한 대선율에 다름아니지만 슈베르트의 '즉흥곡' 내림 가 장조 작품 142-2의 트리오와 유사하다는 설이 있습니다. 제1바이올린이 주로 연주하여 오보에, 그리고 파곳이 기분좋게 울림을 덧붙입니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assai)
대단히 알레그로풍의 빠르기로(Allegro assai) 내림 나 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도약하는 셋잇단음을 배경으로하여 풍부한 기지를 지닌 주제가 차례로 되풀이되는 이 피날레를, H.아베르트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즐거운 마을 축제'에 비유합니다. 또한 베토벤은 '교향곡 8번'에서 이 악장을 피날레의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제1주제는 으뜸화음을 강하게 연주하고 나오는 셋잇단음이 생생하고 가벼운 점음표에 의한 응답구로 넘어갑니다.
전체가 되풀이된 후 사 단조의 매력적인 선율로 이루어진 경과부가 시작됩니다. 제2주제는 8분음표 반주로 노래된 후 셋잇단음을 반주로 다시 되풀이되고, 그대로 강력한 투티로 흘러갑니다. 이어 오보에와 파곳의 2중주 '시골 악사의 군대'(H.아베르트)처럼 유쾌한 선율을 연주하면서 현이 새겨나가는 리듬을 반주로 하여 포르테로 되풀이합니다.
얼마 후 셋잇단음의 거대한 파도 안에서 관악기의 유니즌에 의한 로마네스카 베이스 음형(도, 솔, 라, 미)이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면서 제시부가 끝납니다. 발전부는 이 음형에서 나온 새로운 선율로, 대위법을 암시하면서 조용히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선율을 오보에가 받으면 바이올린이 셋잇단음의 떠들썩함을 연주하기 시작하고, 호른을 제외한 모든 악기가 유니즌으로 로마네스카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재현부로 들어갑니다. 재현은 1악장과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형식대로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이 악장만은 반복 기호가 붙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