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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ymnopédies: No. 1, Lent et douloureux
Erik Satie, 1866~1925
'3개의 짐노페디' 는 청정지대에서 길어 올린 맑은 샘물처럼 세속의 때가 묻지 않고 투명하다. 현란한 기교와 숭고하고 장엄한 분위기만을 음악의 미덕으로 삼던 시류에 반기를 든 그의 음악은 한마디로 솔직담백하다. 멜랑콜릭한 부분이나 밝고 쾌활한 악절이 모두 그렇다.
짐노페디는 고대 스파르타 시대의 독특한 축제로 알몸의 남성들이 전쟁을 연상시키는 춤을 추었으며 스파르타의 후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1번 'Lent et Douloureux' 는 짐노페디하면 사람들이 바로 이 곡을 떠올릴 정도로 3개의 곡들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자, 에릭 사티의 대표곡이다.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전지현이 피아노 치는 장면에서 연주되는 곡이도 하며 CF나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D장조의 느리고 평화로운 멜로디로 시작해서 D단조로 바뀌어 조금 불안정한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얼핏 듣기로는 힐링음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사람에 따라 슬프거나 무섭다는 평가 또한 존재한다.
원한다면 우울을 들을 수 있고, 원한다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곡이라고 표현한다. 화성적으로 단조 구조가 가지는 분위기를 장조 스케일로 변환하면서 곡의 전체적인 느낌은 흐리지만, 마치 표현하자면 "흐릿한 풍경화"와 같은, 마크 로스코 풍의 감정적 틀을 보내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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