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브람스

브람스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Op.83 [Krystian Zimerman · Wiener Philharmoniker · Leonard Bernstein]

想像 2024. 3.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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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Johannes Brahms, 1833∼1897


피아니스트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지녔던 브람스는 젊은 시절부터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악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철저했던 완벽주의자로서, 자신의 [현악 4중주 1번]을 발표하기 이전에 작곡한 20여곡의 습작 현악 4중주 모두를 폐기해버렸을 정도다. 더군다나 슈만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피아노에 대한 애정과 협주곡 양식에 대한 의무감을 표출해야만 했던 그가 단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만을 남겼다는 사실 또한 그가 그 이전에 얼마나 혹독한 자기검열을 거쳤는가를 반증해 준다. 게다가 두 곡 사이의 작곡 시기는 거의 4반세기 정도의 격차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스타일과 관점 또한 현저하게 상이하다.

[1번 협주곡]은 끝없이 진행되는 연속성과 불타오르는 듯한 비르투오시티, 폭풍우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이내미즘 등등을 연상시키며 젊은 브람스의 대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반영한다. 그러나 [2번 협주곡]은 독창성과 표현력에 있어서 여전히 작곡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극단적인 표현을 자제하며 여유로움과 사색을 즐기고자 하는 노대가의 관조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협주곡 양식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형식적으로 확대된 것은 물론이려니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역할 분담 또한 다양해진 발전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이 협주곡은, 브람스 개인의 정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한층 원숙하고 사색적으로 변화한 동시에 완벽주의적인 성격 또한 더욱 정교해졌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가장 독창적인 면모는 협주곡의 전통적인 3악장 형식에서 벗어나,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는 스케르초 악장이 하나 더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Johannes Brahms: Symphonien & Konzerte ℗ 1985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Krystian Zimerman · Wiener Philharmoniker · Leonard Bernstein

 

 

1악장 Allegro non troppo

 

1악장 도입부는 호른과 피아노가 대화를 나누며 서사적인 스케일을 지닌 거대한 무엇인가가 다가올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리토르넬로형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 악장은 오케스트라 반복 악구와 독주자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가 인상적으로서, 극적인 선율을 제시한 뒤 독주자가 당당하게 이것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전의 다른 곡들, 혹은 다른 작곡가들의 협주곡들에 비해 음역이 넓고 조성도 유동적이되, 그 변화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모호하기까지 하다. 그리하여 독주자와 오케스트라의 대조를 위한 리토르넬로 형식의 의미는 이 악장에서는 경쟁이나 대비의 효과 없이 서로의 성격을 공유하는 듯 보인다. 심지어 피아노는 도입부에서 엄청난 음량과 스케일로 자신의 우세함을 미리 선보였기에 카덴차 없이도 오케스트라와 대등한 위치에 이미 올라서 있다.

 

 

 

2악장 Allegro appassionato


브람스가 의도했던 스케르초 악장으로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하나 됨을 통해 남성적인 힘과 역설적인 표현력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3악장 Andante  

 

실내악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안단테 악장. 독주 첼로의 감동적이고도 유려한 멜로디가 피아노를 이끌어내고, 피아노는 나선형으로 느릿하게 상승하며 두 대의 클라리넷과 트리오를 이루다가, 이내 오보에와 독주 첼로가 캐논풍의 대화를 만들어나간다.

 

 



4악장 Allegretto grazioso 


보통의 협주곡 양식에서는 피날레 악장에서 해결을 위한 통쾌함을 요구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 협주곡의 마지막 악장은 앞선 악장들에 비해 지나친 요구 없이 비교적 완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섯 개의 주요 주제들이 끊임없이 발전을 거치며 변형되어나가는 모습과 피아노 독주 부분의 경탄스러울 정도의 어려운 테크닉 등등, 내면적으로는 대단히 치밀하고 복잡한 내용과 구조를 담고 있다. 천진난만함과 난해함의 공존을 보여주는 이 악장은 Un poco piu presto의 경과부를 거치며, 브람스의 장대하면서도 ‘작은’ 협주곡의 마지막 절정을 향해 대범하게 돌진해나간다.

 

 

 

발췌 : [네이버 지식백과]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Piano Concerto No.2 in B flat major op. 83] (클래식 명곡 명연주, 박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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