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문학작품

[명시감상] 윤동주- 서시

想像 2023. 7. 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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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서시(1941년 11월 20일 作)」는 국문학을 대표하는 명시 중 하나이다. 

 

윤동주의 대표작들은『문장』과『인문평론』을 위시한 문예지가 폐간당하고 모국어를 전혀 쓸 수 없었던 시기, 많은 지식인이 검거되고 투옥되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문학활동이 전면적으로 불가능해진 시기에 집중적으로 쓰여졌다. 윤동주 시의 대부분은 해방 직후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간행된 이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의 시들은 가장 어두운 역사적 시대 속에서 문학적 사명과 신념으로 살아 남은 유물이다.

윤동주는 일제 말기 암흑기를 살면서 자아 성찰을 통하여 내면의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역사 의식을 표현했다. 시대의 무게에 비하면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암흑기 문단사의 별로서 존재한다. 그 이유는 현실의 어둠을 견뎌 내면서도 사랑을 잃지 않았고,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참회하고 절망의 극한에 이르러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속적으로 노래했던 그 신념의 빛 때문이다.

그를 저항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그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젊은 나이에 옥사한 사실에 둘 수 있다. 윤동주는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직접 비판하고 나서거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부끄러움에 대한 강박 관념을 보여 주는 시어들, 사색과 실존 의식에 우러나오는 저항의식 또는 실향의식 까지를 사회적 또는 정신사적 맥락에서 일제 암흑기에 저항하는 태도로 논의해 왔다.

 

'서시'는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순수한 삶을 추구하고자 했던 시인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시를 통해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다.

 

2연 9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시간의 이동(과거-미래-현재)에 따라 시상이 첫 부분(1~4행)에서 부끄럼이 없는 순수한 삶을 살고자 했던 화자의 의지와 고뇌를 과거의 시점에서 말하고 있다. 둘째 부분(5~8행)에서는 순결한 삶에 대한 미래의 순결한 삶에 대한 화자의 의지와 다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9행)에서는 현대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자각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는 의미상 서로 대립적인 이미지의 시어로 시적 상황을 제시하고 있는데, ‘하늘’과 ‘별’은 ‘밝음’과 ‘희망’의 이미지로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적 셰계를 상징하며, 반대로 ‘바람’과 ‘밤’은 ‘어둠’과 ‘시련’의 이미지로 현실적 세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첫 부분에서 하늘의 별을 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화자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진술한다. 여기서 ‘하늘’은 윤리적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며, 화자의 삶의 지향성과 방향성을 의미한다. 화자는 그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죽는 날까지’ 세속적 삶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살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잎새를 흔들 정도의 ‘바람’과 같은 작은 갈등이나 시련에도 괴로워했다. 여기서 화자가 괴로워한 이유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에서 오는 고뇌 때문이다. 이렇게 화자는 아주 작은 심리적 갈등이나 시련에 괴로워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순결한 도덕적 삶을 살고자 소망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순수한 소망과 양심으로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미래를 살고자 하는 화자의 결의와 다짐을 노래하고 있다. 여기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화자가 지향하는 순수와 희망의 세계이며, 이런 세계를 소망하기에 삶의 고통에 부대끼는 ‘모든 죽어가는 것’까지 사랑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길’, 즉 부끄럼이 없는 삶을 향해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미래에 대한 결의를 다짐하고 있다. 이러한 운명애의 결의와 다짐은 험난한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운명과 맞서서 절망을 극복하려는 자기 구원의 최선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은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라는 5음절 한 문장으로, 화자가 처한 어두운 상황을 자각하면서 도덕적 순결성에 대한 화자의 의지를 시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오늘 밤‘은 현재의 암담한 현실을 상징하며,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는 것은 외부에서 오는 고난과 시련 혹은 일제 강점하의 시대 상황으로서,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상황은 어두운 현실에 대한 화자의 새로운 자각인 것이다.

 

결국, 이 시는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도 양심을 지키며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삶, 즉 부끄러움이 없는 순결한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즉 나라를 일제에 빼앗긴 현실에 괴로워하면서도 ‘별’과 같이 이상적인 삶, 도덕적으로 순결한 삶을 살기를 소망하며 민족을 위해 고난과 시련의 삶을 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화자는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시대에 자신의 부끄러움 없는 삶을 위해 죽을 때까지 시대적 양심을 잃지 않은 시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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