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uerdos de la Alhambra
Francisco Tarrega Eixea, 1852∼1909
기타 음악으로서는 로망스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Recuerdos De La Alhambra)은 에스파니아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타레가(Francisco Tarrega Eixea; 1852 ~ 1909)의 작품입니다. 전통적으로 기타음악이 강세를 보이는 에스파니아에서도 이 음악은 클래식 기타의 표본이라 불리울 만큼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유적지의 하나입니다. 그라나다(Granada)에 위치한 이 궁전은 해마다 수십만의 인파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관광객의 대부분은 타레가의 기타음악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이 곳을 여행합니다. 무어족의 유적지로 알려진 알함브라 궁전은 한때 유럽을 호령했던 무어인들의 자취를 느끼게 해 주는 대형 건축물입니다.
알함브라 궁전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먼저 그 호젓함과 공간의 미에 감탄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언덕위에 자리한 그 건축물의 쓸쓸함에 애수를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1238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지는 이 궁전은 당시 건축 자체의 웅장함과 예술성만을 꾀하는 여타의 유럽의 건축물과는 달리 조경과 주위 풍경과의 배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특징이 있습니다.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곡의 작곡자인 타레가는 제자인 콘차 부인으로부터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아픔을 안고 여행을 하던 중에 알함브라 궁전을 찾게 되었다. 이 세상에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으로부터 사랑을 허락받지 못할 때 그 무엇으로 빈 가슴을 메울 것인가. 아름다운 궁전 창 밖의 달을 보며, 그는 그 상심을 가단조의 우수(憂愁)로 시작한다. 전 곡을 걸쳐 마치 은구슬 뿌리듯 관통하고 있는 트레몰로(Tremolo)의 멜로디와 강약을 교차하는 3박자의 저음 아르페지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A-B라는 형식을 취하는데, 후반의 조바꿈을 통해 어둠에서 밝음으로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암시하고 있다. 조바꿈은 장조ㆍ단조를 변화시키지는 않고 키를 반음씩 올려서 감정을 고조시키는 기법으로 흔히 사용되는데, 이 곡은 단조에서 장조로 바꿈으로서 아픔을 딛고 생의 전환을 모색하게 된 타레가라는 천재만이 빚어낼 수 있었던 감각이라 하겠다. 마지막 코다에서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인상깊게 새기며 아쉬운 듯 아쉬운 듯 여운을 끌다 끝을 맺는다. 이 곡은 원래는 <알함브라풍으로(Ala Alhambra)>라고 이름짓고 <기도(Invocation)>라는 부제를 덧붙여 놓았는데, 출판사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 고쳤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