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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바그너

바그너 : 오페라《로엔그린》중 "혼례의 합창(결혼행진곡)" [Erich Leinsdorf/Claudio Abbado/Sir Georg Solti]

by 想像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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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engrin, WWV 75 - Act 3 - "Treulich geführt ziehet dahin (Bridal Chorus)"

Richard Wagner, 1813 ~ 1883


‘로엔그린’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대단히 친숙한 작품으로 1850년 리스트 지휘로 바이마르에서 초연된 3막짜리 오페라다.

 

10세기 전반 브라반트의 왕녀 엘자가 남동생을 죽였다고 텔라문트 백작에게 고소를 당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이 원죄(寃罪)로부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성배(聖杯)의 기사 로엔그린이 나타나 텔라문트를 무찌르고 결백한 몸이 된 엘자는 로엔그린과 결혼하게 된다. 결혼 조건으로 로엔그린은 엘자에게 자신의 신원을 묻지 말 것을 요구하고 엘자는 이를 약속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는 지켜지지 않는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엘자가 결혼식 날 금단의 질문을 하고 만 것. 실망한 로엔그린이 자기의 신원을 밝힌 뒤 마중 온 백조를 타고 떠나버리면서 결혼식은 파탄이 나고 절망에 빠진 엘자는 죽음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보지 말라거나, 물어보지 말라고 하면 꼭 궁금증이 일어나 일을 그르치게 되는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것 같다. ‘로엔그린’은 그런 금기의 소재를 흥미롭게 기초로 깔고 ‘통일된 강력한 민족국가 독일’을 열망하며 순수한 독일 정신을 제시한 바그너의 게르만 민족 우월주의와 반유태주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로엔그린’이 그런 무거운 내용보다는 3막에 등장하는 ‘결혼행진곡’으로 더 익숙하다. 성배를 지키는 기사 로엔그린과 그에게 구원받은 엘자가 결혼하는 장면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을 말하는 것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재미있는 통념에 묶여 있다. 

 

무슨 이유에선지 결혼식 입장 때는 꼭 ‘로엔그린’의 ‘혼례의 합창’이, 퇴장 때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축혼 행진곡’이 연주된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소설에 음악을 붙인 작품으로 그중 축혼행진곡은 주인공인 디미토리아스와 헤리나, 라이산더와 하미어의 결혼식에서 연주되는 해피엔딩의 결혼음악이다. 동일한 축하 형식의 두 음악이 왜 우리나라에선 입장곡과 퇴장곡으로 분리되는지 의아하다. 더구나 바그너의 곡은 비극으로 끝난 줄거리 때문에 새롭게 시작해야 할 청춘들의 결혼식에서 연주되기에는 지나치게 어두운 내용이라 좀 찜찜하다.

 

Boston Chorus Pro Musica · Erich Leinsdorf
Chor der Wiener Staatsoper · Wie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Chor der Wiener Staatsoper · Wiener Philharmoniker · Sir Georg So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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