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미술작품

[명작감상] 로댕의 '지옥의 문(Porte de l`Enfer)', 1880~1917

想像 2022. 6. 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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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La Porte de l'Enfer), 1880~1917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odin, 1840~ 1917)

로댕미술관 (Musée Rodin) 소장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작품인, ‘지옥의 문 Porte de l`Enfer’ 은 단테의 신곡(지옥편)을 주제로 하였으며, 로댕의 작품 대부분을 총망라한 불후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로댕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사람’이나 ‘키스’ 등을 떠올리지만, 미술사가들은 ‘지옥의 문’을 로댕의 전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작품이라 평가하곤 한다. ‘지옥의 문’은 단테의 시 ‘신곡(지옥편)’을 테마로 제작되었다. 작품 안에는  ‘생각하는 사람’을 필두로 190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 구성의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7년간 생활할 때 무렵, 로댕은 파리의 살롱전에 출품하기 위해 ‘청동의 시대’라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모델에 석고를 씌워서 만들었다는 모함을 받으며 고초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미술부 차관 에드몽 투르케(Edmont Tourquet)가 로댕의 재능을 알아보았다. 투르케는 로댕에게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당시 건축 중이던 ‘장식미술 박물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의 입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단테를 좋아했던 로댕은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장식 박물관 입구를 지옥의 문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단테의 <신곡>은 파리 미술계에서 즐겨 찾던 소재였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으로 되어 있는데 로댕은 인간의 고통을 다룬 지옥을 작품의 소재로 택한다.

 

처음에는 피렌체 대성당의 예배당 문을 장식하고 있는 기베르티 의 천국의 문과 같이 문을 몇 개의 패널로 나누어 각각의 패널에 이야기를 전개하는 안이 검토되었다. 그러나 두 번째 구성안 이후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벽화 <최후의 심판> 과 같이 문 전체에 수많은 인간상을 소용돌이치듯 배치하는 구성으로 바뀌었다.

 

로댕은 단테의 지옥을 표현하기 위해 데생에만 1년을 매달렸다. 하지만 인물들이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은 로댕은 작업을 진행하면서 단테의 신곡을 재현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끊임없이 수정하고 끊임없이 인물을 끼워 넣었다.

 

‘지옥의 문’의 높이는 6.35미터이고 폭은 3.98미터, 두께는 0.85미터며 무게는 7톤이 넘는다.  로댕은 1880년대부터 ‘지옥의 문’을 주제로 한 구상을 석고형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작품의 인물군을 가감하거나 변형시키는 작업 끝에 로댕이 운명한 해이기도 한 1917년 초에야 완전한 형태의 석고형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석고상은 1986년 이후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 중이다.

 

하지만 실제 청동 ‘지옥의 문’은 로댕 사후 10주년이 되는 1926년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요청 이후에야 탄생했다. 그 후 1928년 프랑스 파리의 로댕 미술관을 위해 두 번째 지옥의 문이 탄생했다. 연이어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일본 마츠카타 컬렉션과 스위스 취리히(1949년)를 위해 지옥의 문이 주조되었다. 이 ‘지옥의 문’ 네 점은 루디에라는 당대 모래주형법 대가가 주조를 맡았다. 이후 쿠베르탱 주조소는 로댕 미술관의 요청에 따라 ‘지옥의 문’ 석고상을 대여받아 스탠포드 대학(1978년), 시즈오카현립 미술관(1992년), 서울삼성문화재단(1997년) 등 3개(5번째~7번째)의 청동 '지옥의 문'을 밀랍 주조법으로 제작하였다.

<지옥의 문> 꼭대기 중앙에 서서 악령 <세 그림자>가 가리키는 곳은 지옥의 고통에 짓눌려 있는 인간들이다. <세 그림자>를 중심으로 로댕은 <신곡>에 나오는 개별적인 인물과 장면을 풍부히 살려<지옥의 문>을 3차원적 공간으로 표현했다. 로댕의 <지옥의 문>에서 보여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물상들은 조각가로서의 그의 삶을 기록한 일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옥의 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생각하는 사람>이다. 벌거벗은 채 오른손을 턱에 괴고 벼랑 끝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남자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에게 명성을 안겨주었다. <지옥의 문>의 다양한 인물상은 로댕에 영감을 주어 <돌아온 탕아> <키스> <절망>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등 다른 인물상의 밑바탕이 되었다.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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