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ng Quartet In D Major, Op.64, No.5 "The Lark", Hob.III:63
Franz Joseph Haydn, 1732∼1809
하이든의 [현악4중주 ‘종달새]’는 모든 현악4중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종달새’란 별명은 1악장 도입부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새소리와 비슷해서 붙여진 것이다.
‘종달새’ 4중주곡은 작품 64로 출판된 6곡의 현악4중주곡 중 제5번이다. 작품64의 현악4중주 세트는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궁정에서 보낸 30년간의 궁정음악가 생활을 마무리하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던 중요한 시기에 작곡됐다. 하이든의 후기 작품이니만큼 작품 64의 6곡에는 하이든의 노련한 작곡기법이 잘 나타나 있다.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궁정에서 하이든이 모시던 니콜라우스 후작이 세상을 떠난 1790년 9월에 현악 4중주 작품64의 작곡에 착수해 그 해 말에 완성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에스테르하지 궁정 오케스트라의 제2바이올린 수석주자였던 요한 토스트에게 헌정했다.
토스트에게 헌정된 하이든의 현악4중주 작품64 중 제5번 ‘종달새’는 작품 64의 전 6곡에서 가장 뛰어나며 하이든의 전 작품들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손꼽힌다.
1악장에서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제1바이올린의 굽이치는 선율도 아름답지만 제2주제의 바탕이 되는 싱코페이션(syncopation, 음악적 강세의 위치가 바뀌는 것)과 반음계적 화성은 매우 대담한 느낌을 준다.
느린 2악장은 사색적인 성격이 있으며 어딘지 애수 띤 분위기를 자아낸다. 4대의 악기 중에서도 특히 주요 선율을 연주하는 제1바이올린이 역할은 매우 중요해 마치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향수에 젖은 듯 그리움을 담은 바이올린의 멜로디는 점차 복잡한 음형을 발전해가지만 결코 우아한 기품을 잃지 않는다. 2악장 말미에 제1바이올린이 장식적인 바이올린 멜로디를 연주하는 부분은 협주곡에서 독주자 홀로 연주하는 ‘카덴차’라 해도 좋을 만큼 제1바이올린의 홀로 두드러진다.
3악장 미뉴에트는 전통적인 고전 현악4중주 3악장의 전형적인 형식에 따라 미뉴에트로 시작해 중간 트리오 부분을 거쳐 다시 처음의 미뉴에트로 되돌아온다. 이 미뉴에트는 못갖춘마디의 약박으로 시작하는 까닭에 탄력 있게 튀어 오르는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며, 음표 앞에 짧은 장식음이 붙어 있어서 매우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이들은 이 장식음을 잡아채듯 연주하는 소리를 가리켜 딸꾹질하는 소리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딸꾹질 같은 재미난 장식음 덕분에 점잖은 미뉴에트는 위트 넘치는 춤곡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4악장은 ‘혼파이프’라는 별명을 얻은 빠른 음악으로 16분음표가 빠른 템포로 쉬지 않고 연주되고 있어 이 곡을 일종의 ‘무궁동’(moto perpetuo, 단일한 형태의 음형들이 빠르고 연속적으로 연주되는 음악)이라 보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 곡은 단순히 빠르고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음악이 아니라 중간 부분에 4대의 악기들이 서로의 주제를 모방하며 복잡한 푸가를 연주하고 있어 일반적인 무궁동보다는 훨씬 복잡한 음악이다. 4악장에선 연주자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기교가 요구되며, 다른 악장과 달리 네 대의 악기들 모두 동등한 중요성을 갖고 조화를 이룬다. 음악학자 켈러는 이 악장의 뛰어난 점을 지적하면서 이 곡은 “음악애호가나 연주자에게나 똑같이 만족감을 주는 음악이며, 그 안에 대단한 음악적 내용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