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Trio No.3 in C minor, Op.101
Johannes Brahms, 1833∼1897
브람스의 음악적 생애는 4개로 구분하는데 그 최후인 제4기는 1884년부터 죽음까지를 가리킨다. 이 시기 작품은 양식적으로 신중하고 한층 자연스러우며 내용적으로 명상적인 기분과 함께 과잉 감정표출을 회피하면서 정신적인 내면이 더 돋보인다. 1886년부터 매년 여름 브람스는 스위스 툰에서 지내며 신이 내린 아름다운 자연 속에 묻혀 창작에 몰두한다. 그에겐 짧지만 중요한 창작 시기였다.
브람스는 주말마다 툰에 있는 친구인 비트만의 집에 가서 실내악 앙상블을 즐겼는데 이때 실내악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고, 그 결과 피아노를 포함한 실내악곡들을 만들게 되었다. 이 시기 실내악 작품으로는 2곡의 바이올린소나타와 첼로소나타, 그리고 피아노삼중주곡이 있다.
이 작품은 툰 시기 첫 해인 1886년 5월 작곡된 곡으로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이 작품외에도 첼로소나타 F장조, 바이올린소나타 A장조를 작곡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이 곡들은 성격적으로 모두 공통된 것을 가지고 있다. 늠름하고 단순한 사상이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브람스답게 표현된 것이다. 이 시기는 브람스로서는 슬픔과 괴로움이 비교적 적었던 행복하고 즐거운 때였으며, 생애 중 가장 정력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었던 해였다.
기법과 관련하여 살펴 볼 수 있는 이 작품의 특징은 실내악이지만 거대한 구조의 작품으로 브람스 말년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브람스의 전 작품 중에서 가장 강력함과 동시에 위엄이 있고 가장 정렬적인 면모와 함께 고향에 대한 향수가 교차되는 작품이다.
특히 피아노는 브람스가 가장 잘 다루는 악기였고 가장 잘 아는 악기였다. 이런 배경으로 브람스의 피아노가 들어가는 실내악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브람스의 실내악을 논할 때는 피아노가 딸린 실내악과 피아노가 없는 실내악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피아노 파트에 나오는 왼손의 음표가 만드는 상행의 단순한 동기가 단지 2악장뿐 아니라 곡 전체를 지배하여 모든 악장을 통일시키고 있다. 이것은 브람스 제4기의 특징으로 이 당시 실내악 작품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기법이다. 음표는 매우 복잡한 반면 구조는 단순하고 매우 자연적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브람스 자신이 피아노를 맡고, 바이올린은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예뇌 후바이가, 첼로역시 최고의 첼리스트였던 다비트 포퍼가 맡아 1886년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되었다.
1. Allegro energico
툰 시기의 브람스 작품은 정열이 풍부하다. 이 악장에서도 화성적인 주제로 시작하면서 더욱 정열적이고 화려하다. 소나타 형식을 가진 제1주제는 결정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풍부한 화성과 다양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제1주제는 전개부에서 충분히 다루어져 있기 때문에 재현부가 제1주제가 아닌 제2주제로 시작되고, 코다가 제1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기존 소나타형식을 벗어난 특징으로 한층 더 정력적인 느낌을 준다.
2. Presto non assai
스케르초에 해당하는 악장으로 약음기를 단 현악기 반주 위에 피아노가 제1주제 선율을 노래하면 현악파트가 이에 응답하고 이어 피아노가 제2주제를 이야기하면서 현악의 피치카토와 함께 점점 평온하게 노래를 마친다.
3. Andante grazioso
주제는 첼로의 반주 위에 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제시하면서 중간에 첼로의 반주 위에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선율이 A단조로 옮겨져 점점 사라지듯이 제3주제로 넘어간 후 다시 제1주제를 노래한다.
4. Allegro molto
바이올린이 여리게 제1주제를 제시하면서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반주 위에 현이 현란하게 노래한다. 피아노가 제2주제를 노래하면서 다시 제1주제의 스타카토 선율이 진행된다. 코다에서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제2주제가 전개되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