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elebrated Chop Waltz "Chopsticks"
Arthur de Lulli, 1861~1949
▒ 1877년에 영국의 유페미아 앨렌(E.Allen, 1861~1949)이라는 여성이 아르투르 데 륄리(Arthur de Lulli)라는 가명으로 출판한 소품으로, 출판 당시 앨렌의 나이는 불과 16세였다. 앨렌은 연주하는 모습이 꼭 음식을 칼로 써는(chop) 것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흔히 혼동되곤 하는 사실이지만 프랑스 작곡가 쟝 바티스트 륄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아마도 가명의 "륄리"가 오해를 일으킨 듯하다.
출판 후 큰 인기를 일으킨 이 곡은 러시아 5인조에 의해서 변주곡 형식으로 편곡되기도 했으며 온갖 난다 긴다 하는 음악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혼자 연주하는 것도 그렇지만 두 사람이 듀엣으로 연주하는 식으로도 편곡되고, 특히 한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서 함께 연주하는 로맨틱한 방식으로도 연주될 수 있게 한 경우도 있다. 이는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피아노 교육에 적극 활용되었는데, 원본 멜로디 자체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닌데다 조금만 연습하면 어린이들끼리 연탄곡으로 연주하게 할 수도 있고, 교사가 옆에 앉아서 지도하면서 풍부한 화음으로 반주해 줄 수 있다는 킹왕짱 장점들이 많이 있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서 《고양이 춤》과 함께 피아노 세계의 대중성의 끝판왕이다. 매우 치기 쉬운 곡이라는 특성 탓에,[3] 우리나라 어디서나 피아노가 있다 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 연주자들에게도 한 번쯤은 자신만의 편곡을 시도해 볼 만한 곡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유튜브에 젓가락 행진곡 연주 영상은 그야말로 널리고 널렸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젓가락 행진곡만으로 위 아 더 월드가 될 수 있다. 어찌 보면 음악의 본연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곡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음악적인 구성으로 보자면, 원래는 왈츠이기 때문에 3/4박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니까 행진곡이 아니다. 행진곡은 행진을 위해 작곡되는데 사람 발은 2개이므로, 홀수 박자 곡은 행진곡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곡을 2박자 혹은 4박자 계통인 행진곡이라고 분류하는 건 정말 심각한 무리수다. 단, 6/8박자로 간주하여, 즉 3/4박자일 때 한 마디였던 걸 한 박자로 취급하여 곡을 두 박자로 빠르게 칠 경우 행진곡이 될 수도 있다. 그 외에 특기할 것으로는, 코드가 딱 두 개만 번갈아 사용되는 희한한 곡이라는 점이다. 즉 으뜸화음과 딸림화음 두 개만으로 곡 전체를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코드를 모르겠다 싶으면 으뜸화음 / 버금딸림화음 / 딸림화음, 세 개 정도로 어색하게나마 소화할 수 있겠지만 두 개만으로 연주가 가능한 곡은 어찌보면 이 곡이 유일무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