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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베토벤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3번《열정》, Op.57 [Wilhelm Kempff]

by 想像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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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Sonata No. 23 in F Minor, Op. 57 "Appassionata"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20세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해석의 전형은 흔히 빌헬름 박하우스와 빌헬름 켐프의 양대 산맥으로 이야기된다. 이를테면 이들의 연주와 해석이 독일 음악의 가장 전통적이고도 순수한 계승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19세기 말엽에 출생했고 20세기 초엽부터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여 독일 음악의 합리적 전통을 되새기는 작업을 이행했다.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1895-1991)는 유타포크에서 출생했다. 부친은 포츠담 궁정악단의 악장이었고 형도 후일 교회음악가로 성장하는 음악가정에서 1895년 11월 25일에 태어났다. 천재들이 거의 그러하듯 켐프 역시 어린 시절 수많은 일화를 만들었다. 그 중의 하나. 9세 때 베를린 음악학교의 시험을 볼 때 바하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암보로 이조(移調)하여 연주해서 교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일이 있었다. 이 학교를 졸업한 뒤엔 베를린 음악대학으로 다시 진학하여 피아노, 오르간, 음악학을 연마했다. 물론 재학 중에도 이미 직업적인 아티스트로 착실히 명성을 쌓아 올려갔다.

 

1917년(22세)에 최고의 영예인 '멘델스존 상'을 받고 졸업했고 본격적인 연주활동에 나섰다. 졸업 이듬해에 베를린·필의 독주자로 계약을 맺었고, 1920년에 대망의 첫 레코딩을 했다. 1924년, 스투트가르트에 있는 베르텐베르크 국립 음악학교의 교장으로 취임하고, 한편으론 연주와 레코딩에도 열심이었지만 끝내 1929년엔 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르치는 일과 연주활동을 양립시킬 수 없을 만큼 그는 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포츠담 음악연구소의 마스터 클라스를 이끌면서 연주활동을 펼쳤고 1931년엔 독일 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됐다. 제 2차 대전후 잠시 작곡에 전념하다가 다시 연주 일선에 나섰고 베토벤 소나타 전곡의 연속 연주와 전집 레코딩의 위업을 달성하여 세계최고의 베토벤 아티스트라는 명예를 안았다.

 

켐프의 레퍼토리는 물론 베토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의 연주곡목은 바하에서 브람스에 이르는 폭넓은 것이고 그들 작품 속에서 성실하고도 낭만적인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그의 중심된 음악세계는 베토벤이었다.

 

Beethoven: Piano Sonatas Nos.8, 14, 21 & 23

 

Beethoven : 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3번《열정》, Op.57

 

작곡된 시기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 곡은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과 같이 출판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베토벤이 1804년에 작곡해서 1806 년 여름에 완성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곡이다. 그의 중기 작품 중에서도 최고봉에 속한다는 이 소나타는 내용에 있어서나 형식에 있어서 그의 상상력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자유로움과 심각함 으로 표현됐다. 그리고 오페라 ≪피델리오≫ 의 완성 이후 첫 작품이었을 이 곡은 보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이 백작은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라 일컬어지는 테레제의 오빠로, 베토벤은 1800년부터 이 백작의 집에 서 테레제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일이 있다고 한다. 이 집에는 요제피네라는 또 하나의 누이가 있었는데, 베토벤은 요제피네의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테 레제의 정적인 아름다움 사이에서 많은 방황을 했다고 한 다. 때문인지 이 곡 속에서는 작곡자의 이러한 방황하는 영혼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평도 있 다. 특히 제2악장에서는 테레제의 인상을 반영시켰으며 그 전후의 격렬한 악장은 요제피네의 아름다움에 대한 반항으로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평론 가들이 많다. 이 곡의 '열정', 즉 '아파쇼나타'라는 통칭은 작곡가가 붙인 것이 아니라, 출 판업자인 크란쯔가 붙인 것이라고 한다.

 

당시 이전까지의 자신의 작품에 불 만을 느끼던 베토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는데, 이러한 그의 이상이 이 곡을 통해 완전히 성취된 셈이다. 기교 나 악상에서 위대한 통일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 곡을 잊혀지지 않는 명곡으로 만 드는 요 소이다.

 

1. Allegro assai

 

알레그로 아사이, 12/8박자의 제1악장은 격렬한 폭풍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다. 음산한 탄식을 하 며 문을 두드리던 운명은 갑자기 몰려오는 폭풍에 애처로운 전율을 일으키며 달아난다. 이어서 훌륭한 법열의 경지가 다가오고, 영민한 지혜와 힘에 의해 통제된 환상의 꿈이 인간의 가슴속 번민을 나타내고 있다.

 

 

2. Andante con moto

 

이어지는 제2악장은 안단테 콘 몰토, 3/4박자의 곡으로 열정의 폭 풍 뒤에 살며시 찾아 드는 안식이 그려진다. 그러나 이것이 천 갈래 만 갈래로 흐트러지면서 슬픔을 억제하는 듯한 느낌이다.

 

 

3. Allegro ma non troppo-Presto

 

마지막 악장인 제3악장은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2/4박자의 소나타 형식으로, 다시 격렬한 열정이 솟아오르는 가운데 부단히 유동하는 멜로디가 느껴진다. 격렬한 열정의 폭풍 이 대지를 뚫고 높은 하늘에서 뇌우를 퍼붓는 듯한 장엄하고 화려한 효과가 전개되기도 한다. 그 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억눌렸던 모든 것을 버리고 정 열적인 흥분을 일으키면서 아르페지오로 힘차게 약동하면서 끝을 맺는다. 로망 롤랭은 이 곡을 듣고 '열정의 마음, 탄탄한 턱과 위쪽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빛, 고뇌와 단련된 불굴의 기백이 그대로 다가오는 것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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