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베토벤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9번《함머클라비어》, Op.106 [Maurizio Pollini]

想像 2020. 8. 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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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는 1817년에 착수, 이듬해 가을 완성되었으나 초연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고, 1819년 후원자 루돌프 공에게 헌정 출판하였습니다.

 

베토벤이 가까운 이웃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기는 했으나 작곡 당시의 연주 기술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제대로 된 연주는 없었을 것으로 짐작되며, 리스트 등의 낭만주의 피아노 비루투오소가 등장해서야 작품이 진가를 드러냈을 것입니다.

 

이즈음 베토벤은 청력을 거의 상실하여 필담을 통해서나 대화가 가능했고, 조카 카를의 양육권을 두고 제수와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정신적인 고갈 상태에 있었으나, 새로운 양식의 피아노를 선물 받고 기념하기 위하여 ‘함머클라비어를 위한 대 소나타’를 지은 것입니다.

 

함머클라비어는 건반을 두드린다는 뜻의 독일어 단어를, 현을 뜯는 데서 나무 망치로 두드리는 방식으로 바뀐 악기의 명칭으로 쓴 것이고, 소리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둔 영어로는 피아노포르테라 부르고 우리는 줄여서 피아노라 합니다.

 

그러므로 함머클라비어라는 부제는, 이 작품은 망치로 두드리는 현대 건반으로 연주해야만 한다는 뜻일 뿐이며, 베토벤은 28-32번의 5개 피아노 소나타에 모두 이 명칭을 부쳤지만, 그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op.106만의 별명이 되었습니다.

 

본디 음악 악보에 사용하는 용어는 이탈리아어로만 표기하였는데, 사회적 불만 계층이자 민족주의자였던 베토벤은 음악 용어에 독일어가 사용되기를 강력히 바랐던 모양으로, 출판사는 이 뜻을 존중해 이탈리어와 독일어를 병기하였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은 장대한 구성과 감정의 진폭,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와 고도의 연주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이어서, 소나타 장르의 모든 곡을 통틀어 연주자나 감상자 모두에게 가장 매력적이면서 어려운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Beethoven: Complete Piano Sonatas

 

1. Allegro

 

바로크 서곡처럼 웅장한 영웅적 선언으로 시작하는 알레그로 1악장은 이어지는 여리고 서정적인 2주제가 대조를 이루며 반복되면서 치밀하게 음악을 확장함으로써 힘차고 충만한 느낌을 줍니다. 오프닝 테마의 대위법적 처리는 이 소나타를 끝내는 거대한 푸가를 예상케 하고, 주제들은 번갈아 번쩍이고 쿵쿵거리는 에피소드를 통하여 발전하는데, 점점 공포스러워지는 오프닝의 반복 악구가 이를 강조합니다.

 

 

2. Scherzo. Assai vivace

 

사냥이라도 나서는 양 경쾌한 음혁으로 시작하는 간주곡 성격의 짧은 스케르초 2악장은 단순한 리듬의 동기들을 모아놓은 듯 자유롭고 리드미컬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유머러스한 한편 어두운 면도 보입니다.

 

 

3. Adagio sostenuto

 

장대한 ‘비애의 성화’ 3악장은, ‘느리게, 한 음 한 음을 깊이 눌러서’ 연주하여 안개속을 흐르듯 명상적인 선율을 연출하여, 베토벤의 삶과 깊은 고뇌로부터 예술적 정화를 걸러내고 있습니다.선율 윤곽이 선명하지 않고 깊은 고요, 흐르지만 방향 없는 순간들, 다시 고요 등의 인상만을 제시하는 기법을 구사하며, 큰소리 부분과 약음 악구를 조심스럽게 교호하여 아득히 먼 음악적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새로운 악기의 기능을 활용해 보입니다.

 

 

4. Largo - Allegro risoluto

 

라르고의 환상적인 서주로 시작한 4악장은 차츰 생기를 띠어가며 빠른 템포로 바뀌면서 푸가의 매력을 한껏 선보이며 모든 기교가 총동원되어 열광적으로 끓어올라 코다에서 폭발할 듯 강렬한 연타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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