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ic Etudes, Op.13
Robert Alexander Schumann,1810∼1856
슈만의 피아노곡인 [교향적 연습곡] Op.13은 1834년부터 1835년 1월에 걸쳐 작곡되었다. 초판은 1837년이 되어 비로소 비엔나에서 출판되었는데, 당시의 제목은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의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교향적 성격의 연습곡’이었고, 15년 후인 1852년 라이프지히에서 재판이 나올 때 비로소 ‘변주곡 양식의 연습곡’이란 부제로 출판되었다. 1834년경 슈만이 이 작품을 처음 작곡할 당시에 남긴 필사본에는 하나의 주제와 한 개의 종곡을 포함한 총 18개의 악장을 구성했는데, 여기에는 연습곡의 1, 2, 4, 5, 10번에 의한 5개의 변주곡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초판과 재판을 출판할 당시에는 슈만 자신이 이 5개의 변주곡을 누락시키고 대신 새로운 6개의 악장을 도입시켜 하나의 주제와 하나의 종곡, 9개의 변주와 2개의 연습곡의 구성으로 완성되었다.
이렇던 이 [교향적 연습곡]은 1873년 브람스는 슈만의 유작을 정리해서 [슈만 작품 완간]을 펴내면서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바꾸었다. 슈만이 발표하지 않고 누락시켰던 5개의 변주곡을 다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옛날 연주자들만 하더라도 초판본에 의한 구성을 따라 연주하는게 관습이었지만, 현대에 접어들면서 작곡가의 원래 의도를 중시하는 경향에 따라 이 5곡의 변주곡을 각각 그 주제 악장의 뒤에 삽입하거나 종곡 직전에 일렬로 배치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리고 연주자의 관점에 따라 변주곡 가운데 일부만을 취하여 기존의 악장을 대치해버리는 경우 또한 있다.
초판 당시 이 [교향적 연습곡]의 첫 부분에 ‘이 선율은 어느 아마추어가 작곡한 것에 의한 것’이라고 주석을 달아놓았다. 이것은 이 곡에 주제 선율의 기원을 언급하는 말이고 아마추어 작곡가란 당시 보히미아와 작센 사이의 국경 부근에 아쉬라는 마을에서 살고 있던 폰 프리켄 남작이다.
슈만은 원래 이 곡을 ‘다비드 동맹 연습곡집’이라고 붙이려고 생각했다. ‘다비드 동맹’이란 슈만이 당시 비평가로 활동하며 <음악신보>라는 잡지를 낼 때에 자신과 비슷한 예술관을 가진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 붙인 이름이다. 이는 작곡가 자신의 음악적, 사상적 의지를 표명하려 한 것이었다. 또한 슈만은 이 연습곡집에 초판이나 재판 모두에서 ‘교향적’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이 곡을 작곡 할 당시 피아노의 성능은 기능적으로 향상되었고 페달의 사용 범위 역시 넓어졌다.
그럼으로써 피아노에서 뽑아낼 수 있는 음향의 가능성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슈만은 피아노란 악기를 통해 오케스트라를 나타내고자 하는 욕망을 젊었을 때부터 품고 있었다. 피아노의 성능이 발전됨에 따라 이 소망은 더욱 절실해졌는데, 이를 표현하고자 자신만의 음악 어법을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베토벤으로부터 화성의 풍부함을 이어 받아 여기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입혀 나가기 시작한 슈만은 [교향적 연습곡]에서 역시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 같다.
이러한 슈만의 노력이 처음으로 결실을 맺은 작품이 바로 [교향적 연습곡]이다. 재판시 붙여진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곡의 전체적인 내용은 주제와 변주를 통한 연습곡 양식의 극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단 3곡과 9곡만은 변주가 아니다. 주제와 변주란 정통적인 양식을 가지고 ‘교향적’인 피아노곡을 만들었다는 것은 낭만주의 시대의 초반에 활약하던 슈만인 만큼 이미 베토벤의 고전 양식을 탈피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피아노라는 악기의 영역을 확대하여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압도하고자 했던 슈만의 꿈은 그 다음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3번] Op.14, 일명 ‘오케스트라 없는 협주곡’에서 절정을 이룬다.
또 하나의 간과할 수 없는 뛰어난 점은 피아노 음악의 형식적 발전이 아니라 작곡가의 개성에 있다. 만약 슈만의 음악에 형식적 틀에서 벗어났지만 개성없는 공허한 울림만 있었다면, 그것은 실패한 음악이었을 것이다. 건반을 통해 화성의 풍부함과 오케스트라의 가능성을 표현하는 발전적 사고는 슈만 특유의 창조력과 초월적 의지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슈만은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핵심적인 인물이자 친구였던 리스트와 쇼팽의 롤 모델과 같은 인물이었고, 고전주의 시대와 낭만주의 시대를 이어주는 교두보적 위치에 서있는 작곡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01. Symphonic Etudes, Op. 13: Theme – Andante
02.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I. Var. 1 – Un poco più vivo
03.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II. Var. 2 – Andante
04.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III – Vivace
05.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IV. Var. 3 – Allegro marcato
06.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V. Var. 4 – Scherzando
07. Symphonic Etudes, Op. 13: Additional Variation 1
08. Symphonic Etudes, Op. 13: Additional Variation 2
09. Symphonic Etudes, Op. 13: Additional Variation 3
10. Symphonic Etudes, Op. 13: Additional Variation 4
11. Symphonic Etudes, Op. 13: Additional Variation 5
12.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VI. Var. 5 – Agitato
13.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VII. Var. 6 – Allegro molto
14.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VIII. Var. 7 – Sempre marcatissimo
15.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IX – Presto possibile
16.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X. Var. 8 – Allegro con energia
17.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XI. Var. 9 – Andante espressivo
18. Symphonic Etudes, Op. 13: Etude XII. Finale – Allegro brill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