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해석의 전형은 흔히 빌헬름 박하우스와 빌헬름 켐프의 양대 산맥으로 이야기된다. 이를테면 이들의 연주와 해석이 독일 음악의 가장 전통적이고도 순수한 계승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19세기 말엽에 출생했고 20세기 초엽부터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여 독일 음악의 합리적 전통을 되새기는 작업을 이행했다. 특히 빌헬름 켐프의 레퍼토리는 바하에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거쳐 브람스에 이르는 고전 음악의 핵심들. 그 중에서도 베토벤에 대한 강렬한 추억을 남겼다.
음악적 구성력이 뛰어나고 역동적인 동시대의 ‘라이벌’ 빌헬름 박하우스에 비하여 강렬함이 뒤처진다는 얘기가 있고 바로 그 점이 러시아의 에밀 길레스와도 대별된다는 얘기가 있지만,빌헬름 켐프의 타건은 베토벤이 고전주의의 완성자이지만 동시에 낭만주의의 비조라는 점을 기억한다면,그리고 그의 피아노 소나타가 대체로 음악적 양식의 완성보다는 ‘개인적 독백’에 가까운 측면이 있음을 고려한다면,빌헬름 켐프의 피아노는 베토벤의 가장 은밀한 서정과 닮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빌헬름 켐프가 그려낸 베토벤은 온화하고 따뜻하며 과장되지 않은 면모였다. 특히 연주가의 재주나 개성을 별로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품격 있는 장인의 소박한 터치였다. 켐프가 해석한 베토벤일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누구보다 그 특별하면서도 측은한, 위대하지만 불행한 천재를 한 인간으로서 사랑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부디 센세이셔널리즘으로 베토벤을 듣지 말거라’. 빌헬름 켐프는 관념적 우상으로서의 베토벤을 살아 있는 인격체로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으로 치면 기본서 같은 것이 있다. 베토벤 피아노곡 입문으로 우선 켐프의 연주를 듣는 것이 어떨까.
Piano Sonata No. 27 in E Minor, Op. 90:
1. Piano Sonata No. 27 in E Minor, Op. 90: 1. Mit Lebhaftigkeit und durchaus mit Empfindung und Ausdruck
2. Piano Sonata No. 27 in E Minor, Op. 90: 2. Nicht zu geschwind und sehr singbar vorgetragen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3.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1. Etwas lebhaft und mit der innigsten Empfindung (Allegretto ma non troppo)
4.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2. Lebhaft, marschmäßig (Vivace alla marcia)
5.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3. Langsam und sehnsuchtsvoll (Adagio ma non troppo, con affetto)
6. Piano Sonata No. 28 in A Major, Op. 101: 4. Geschwind, doch nicht zu sehr und mit Entschlossenheit (Allegro)
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7. 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1. Allegro
8. 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2. Scherzo (Assai vivace - Presto - Prestissimo - Tempo I)
9. 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3. Adagio sostenuto
10. 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4. Largo - Allegro risoluto
Piano Sonata No. 30 in E Major, Op. 109:
11. Piano Sonata No. 30 in E Major, Op. 109: 1. Vivace, ma non troppo - Adagio espressivo - Tempo I
12. Piano Sonata No. 30 in E Major, Op. 109: 2. Prestissimo
13. Piano Sonata No. 30 in E Major, Op. 109: 3. Gesangvoll, mit innigster Empfindung (Andante molto cantabile ed espressivo)
Piano Sonata No. 31 in A-Flat Major, Op. 110:
14. Piano Sonata No. 31 in A-Flat Major, Op. 110: 1.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15. Piano Sonata No. 31 in A-Flat Major, Op. 110: 2. Allegro molto
16. Piano Sonata No. 31 in A-Flat Major, Op. 110: 3. Adagio ma non troppo - Fuga (Allegro ma non troppo)
Piano Sonata No. 32 in C Minor, Op. 111:
17. Piano Sonata No. 32 in C Minor, Op. 111: 1. Maestoso - 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18. Piano Sonata No. 32 in C Minor, Op. 111: 2. Arietta (Adagio molto semplice e cantabile)
27. 피아노 소나타 제 27번 e 단조(Op. 90, 일명 구애 소나타)
1810년 고별 소나타 작곡 후 만 4년 만에 다시 피아노 소나타 작곡하여 1814년 8월 16일 에 완성되었다. 친근한 맛을 주는 조용한 곡으로 이 곡은 베토벤에게는 아주 예외적인 일로 완성날짜를 스스로 기록하였다. 2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악장은 소나타형식으로 빠른 곡이며, 제2악장은 감미롭고 평화로우나 역시 빠른 곡으로 2악장 모두 빠른 곡으로 되어있다. 왜 2개의 악장이냐는 제자의 질문에 대하여 베토벤은 “제1악장은 두뇌와 마음(이성과 감정)이고, 제2악장은 <연인과의 대화>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하였다고 전해지는 곡이다. 나타냄 말을 이탈리어와 독일어로 병기하여 기술하던 형식에서 이곡부터는 완전히 독일어로만 표기하기 시작하였다.
제 1악장 : Mit Lebhaftigkeit und duchhaus mit Empfindung und Ausdruck
"활발히 그리고 시종 감정과 표현을 가지고 너무 빠르지 않게 노래하듯이“.
제 2악장 : Nicht 켜 geschwind und sehr singbar vorgetragen
"빠르지 않게 그리고 극히 노래하듯이"
제 23번 피아노 소나타 열정 작곡 후 계속 자신을 돌아다보는 소나타를 작곡하였는데 이 곡도 이에 속하는 곡이다.
모리츠 리히노프스키 백작(Moritz Lichnowsky)에게 증정되었다.
28. 피아노 소나타 제 28번 A장조(Op.101)
1816년도에 작곡되었으며, 헴머클라비에르(Hammerklavier)라고 명명하였다.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유로운 환상곡 형식으로 낭만파적 색채가 농후하다. 제 1악장은 소나타형식으로 “Etwas erlebhaft und mit der innigsten Empfindung”이라는 나타냄 말이 붙어 있다. 과거의 소나타처럼 주제 간의 명백한 대비상태에서 전체가 꿈꾸는 듯한 부드러운 정서로 일관되어 있다. 제 2악장은 세도막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Lebhaft Marschmassig(활발하게 행진곡 풍으로), 제 3악장은 서주를 지닌 소나타형식으로 되어 있다. ”Langsam und sehnsuchtsvoll(느리고 동경에 찬 기분으로“라는 나타냄 말이 붙어 있다. 후기 양식을 준비하는 첫 곡으로서 고요함, 평화로움, 달관한 초월한 상태의 작품으로 온아하며 모진 곳이 전혀 없으며 베토벤의 내면의 자유로움, 평화로움이 표현되는 곡이다. 에르트만 부인(Dorthea Von Ertmann)에게 헌정되었으며, 이 부인의 아이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베토벤 자신이 연주를 해주기도 했다는 기록도 전한다. 브로드우드(Broodwood)사 피아노를 사용하여 가장 낮은 음을 사용한 소나타이다.
29. 피아노 소나타 제 29번 Bb 장조(Op. 106)
1817-18년도에 작곡되었다. 1818년도에 브로드우드사로부터 피아노를 증정 받고 이 피아노로 작곡된 곡이다. 1819년 봄에 체르니가 베토벤 앞에서 전곡을 연주하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제 28번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헴머클라비에르(Hammerklavier)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 이는 베토벤 자신이 “Grosse Sonate fur das Hammerklavier”라고 기술한데서 비롯된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악장은 소나타형식으로 주제구성이 전반을 남성적인 것 후반은 여성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제 2악장은 스케르쬬로 미뉴엘 악장을 스케르쬬로 대치한 악장이다. 제3악장은 소나타형식으로 되어 있고, 장대한 느린 악장을 갖는다. 체념의 聖化에서 오는 감정, 숭고함, 심원함, 고뇌, 명상 평화를 나타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 4악장은 서주 라르고와 푸가로 되어 있는데, 극히 자유롭고, 환상적 푸가를 사용하고 있다. <열정 소나타> 이후 부드럽고 가볍고 우아한 곡을 쓰다가 그 후 나타난 최대의 대곡이다. 이 소나타는 외면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피아노 음악의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대한 음악이다. 표현은 피아노라는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곡으로 교향곡적 소나타라고도 불린다. 고담한 세계를 그리고 있으며, 깊은 정서의 표출을 요구한다. 구조와 내용은 극도로 방대하다. 루돌프(Rudolf)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30. 피아노 소나타 제 30번, E장조(Op. 109)
1820년도에 작곡되었다.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악장은 자유로운 소나타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 2악장은 축소된 소나타형식으로 자유롭고 강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제 33악장은 장대하고 화려한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다. Gesangvoll, mit innigster Empfindung 노래하듯이 마음으로 감동을 지니고“, ”Etwas langsamer als das Thema 주제와 같이 조금 느리게“라는 나타냄 말이 붙어 있다. E장조의 신비적인 조성으로 숭고함, 허탈감, 종교적인 적막감을 나타내고 있다. 베토벤은 체르니에게 “이 악장의 인상은 별이 빛나는 달밤의 무한한 높이를 바라볼 때에 힌트를 얻었다”고 하였다고 전한다. 멕스밀리안 브렌타노(Maxmillian Brentano 1802-1861)에게 헌정되었다.
31. 피아노 소나타 제 31번, Ab장조(Op. 110)
1821년도에 완성되었다. 혼합방식 양식으로 쓰여진 곡 중 가장 순수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 1악장은 자유로운 소나타형식이다. 형식적인 연을 탈피하고 내용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제 2악장은 스케르쬬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도막 형식이다.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 3악장은 Ab단조 비가와 푸가 소나타형식 론도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유로움, 고요함, 그리고 깊은 서정성을 띠고 있는 곡이다.
32. 피아노 소나타 제 32번 C단조(Op. 111)
베토벤 최후의 소나타로 1821-22년도에 작곡되었다. 2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로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제 1악장은 소나타 형식 속에 대위법적인 수법을 담고 있으며, 제 2악장에는 변주곡을 넣어 후기의 양식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 2개의 악장은 날카롭게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제 1악장은 폭풍우와도 같은 격렬함. 긴장감, 운명과의 투쟁으로 가득하며, 제 2악장은 5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끝없이 광대한 세계에 정신을 해방시켜, 고양시켜 나가는 곡으로 우주적인 곡이다. 평화로움의 성취, 안식, 심원한 관념의 표현이다. 또한 제 1, 2악장을 암흑과 광명, 방황과 복종, 사바와 열반의 대극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들이 있다. 스위스 독일계 20세기 최대의 피아니스트인 에드윈 피셔(Edwin Fischer)는 “1악장 후에 오는 아다지오는 형용할 수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과 투명함과 깊이에 차 있어 나는 천사의 소리가 들린 듯 했다고 하면서 그때 인상은 너무나 심각하여 그 후 10년 동안 이곡을 공개석상에서 연주할 마음을 갖지 못하였다”고 이곡의 깊이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베토벤 자신이 아리에타(작은노래)라고 기술하였다. 숭고한 코다, 종교적인 성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주여! “나의 눈은 당신의 건강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디 당신의 종을 마음 편히 가게 해 주십시요”라는 베토벤의 메모는 이 곡을 작곡할 때의 베토벤의 마음의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루돌프대공에게 증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