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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조토 :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想像 2025. 3. 19. 15:46

Adagio For Strings And Organ In G Minor
Remo Giazotto 1910-1998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Albinoni: Adagio in G Minor / Pachelbel: Canon ℗ 1984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Leon Spierer · David Bell ·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1945년 2차 대전 막바지. ‘엘베 강의 피렌체’라 불리던, 바로크 예술의 중심 도시 중 하나였던 드레스덴은 연합군의 융탄 폭격으로 2만 5천-10만 이상으로 추산되는 민간인 희생자와 함께 잿더미가 되어버립니다.

 

몇 달 후, 드레스덴의 작센 주립 도서관의 폐허를 뒤적이는 사람이 있었으니, 이탈리아 음악학자이자 작곡가인 레모 지아조토 Remo Giazotto 1910-1998입니다.

 

멸실될세라 염려하며 잔재라도 건지려던 그의 눈에 실제로 타다 남은 악보 비슷한 것이 눈에 띄었으니, 시작 부분의 선율 몇 마디와 베이스 라인, 화음 표시만이 적혀있었습니다.

 

곰곰히 뜯어보던 바로크 음악 전문가 지아조토는 이것이 그에게 친숙한 바로크 시대 베니스의 작곡가 토마소 알비노니 Tomaso Albinoni 1671-1751의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수습은 하였으나 발표하기엔 너무나 엉성한, 작품이라 하기엔 너무나 섬소한 종이 조각을 들고 고민하던 지아조토는 마침내 이를 바탕으로 심혈을 기울여 단악장 음악으로 만듭니다.

 

1958년 지아조토가 발표한 곡명은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G단조 Adagio In G Minor For Strings And Organ’에 ‘토마소 알비노니의 주제 두 개와 숫자저음에 기초함’이라는 꼬리말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 긴 이름이 줄어져 '지아조토의 알비노니 주제에 의한 아다지오’를 거쳐, 유명세를 거듭하며 퍼져나가다가 마침내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굳어져 마치 작곡가가 알비노니인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토마소 알비노니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 태어난 인물로 18세기 가장 중요한이탈리아 작곡가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또한 그는 비발디와 더불어 이탈리아 베네치아 악파를 대표하는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평생을 거의 베네치아에서 보냈으나, 어떻게 음악 교육을 받았는지,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아마추어 작곡가로 출발하여 바이올린의 명수가 되었으며, 인기 오페라 작곡가였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을 따름입니다. 그는 모든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고, 50여 편의 오페라를 남겼다고는 하나 오늘날에 들을 수는 없습니다.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는  곡의 첫 부분부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을 저미게 하면서 우리를 빠져들게 하는데, 특히 중간에 현악기와 오르간이 한꺼번에 연주하는 클라이막스 부분에선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 하는 느낌이 듭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출발해 점차 무엇인가를 향해 고조되고, 마침내 무너져 내리는 듯 오르간의 음과 함께 하는 바이올린의 흐느끼는 선율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