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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추억의 대전역 가락국수를 맛보다《역전 가락국수》

想像 2011. 3.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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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가락국수는 예로부터 대전역의 승강장에 설치된 식당에서 팔고 있는 가락국수이며, 동시에 대전역의 명물이기도 하다.


대전역 가락구수의 유래는 이렇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호남지역 곡물의 수탈을 쉽게 하기 위해 경부선의 대전역에서 부산 방향으로 분기하도록 호남선을 부설했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호남선을 따라 가려면 현재와는 달리 대전역까지 갔다가 대전역에서 기관차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서 가는 것이 불가피했고, 이 작업이 오랜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노려 대전역에서 잠시 내린 후 승강장의 식당으로 가서 가락국수를 시켜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대전역 가락국수는 자연히 대전역의 명물이 되었고, 그 후 호남선이 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대전조차장에서 서대전역으로 분기하는 구조로 바뀐 이후에도 대전역 가락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본인도 대학시절 부산↔부산간을 지금의 무궁화호를 타고 왔다갔다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대전역에서 3분(?)정도 정차할 때가 많았고 그 틈을 이용해 대전역에서 후다닥 가락국수 한그릇으로 허기를 채우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지금은 KTX로 2시간 반이면 서울-부산을 오고 가던 시대이다 보니 대전역 가락국수도 옛 추억이 되었다.

이번주 대전에 출장을 갔다가  대전역 앞에 있는 《역전 가락국수》에 들러 오래간만에 대전역 가락국수를 맛보았다. 별로 크지 않은 가게이지만 이미 대전역 가락국수 맛집으로 전국적으로도 소문난 집이다. 대전역 앞에 횡단보도 건너자 말자 보인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흡사 여느 분식집같은 분위기이다. 가락국수 가격도 세월따라 많이 올랐다 3,000원이다. 어묵을 얹은 어묵가락국수는 3,500원이다. 냄비우동은 4,000원, 찐만두는 3,000원이다. 삶은 계란 3개 1,000원이다.


가게 벽은 벽지 대신 온통 손님들의 낙서로 도배되어 있다. 대전역 가락국수의 역사만큼 손님들의 이런저런 낙서들이 벽을 가득채우고 있다.


드디어 가락국수가 나왔다. 우동면발같은 국수에 유부,파,김,양념이 전부이다. 그리고 단무지와 김치.. 예전의 대전역 가락국수에 비해 김치가 하나 더 늘었다. 그때는 단무지만 주었던 것 같다.


대전역 가락국수를 한입 먹으니 옛 추억이 새롭다. 옛 맛 그대로인 듯하다. 사실 고급화된 요즘 우리 입맛에 비추어 보면 대전역 가락국수는 호사스러운 맛과는 거리가 멀다. 특별히 우리 입을 사로잡을만한 재료도 맛도 없다. 그래도 세월의 때가 묻은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너무 좋다. 


찐만두도 하나 시켰다. 노란 단무지와 함께 먹는 찐만두가 맛있다.


혹시 대전에 가실 일이 있으면 대전역 앞에 있는 《역전 가락국수》에서 3,000원짜리 대전역 가락국수 한그릇 꼭 먹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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