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 21 in C Major, K. 467 "Elvira Madigan" - II. Andante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영화 [엘비라 마디간]. 1967년작인 이 스웨덴 영화는 ‘한때 가장 아름다웠던 불륜’을 다룬 영화로 유명하다. 거기엔 여주인공 피아 디거마크의 청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과 배경음악으로 쓰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의 아름다움이 한 몫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고요한 호숫가에서 미끄러지듯 배를 타는 느낌, 풀밭에서 나비를 잡으며 뛰어다니는 엘비라 마디간의 순수한 모습은 모차르트의 이 곡에 대한 가장 큰 선입견이자, 방방곡곡 유명하게 만든 성공적인 홍보 요인이기도 했다. 이제 영화가 나온지 40년이 넘었고 점차 영화 [엘비라 마디간]과의 연관성보다는 이 곡이 피아노 협주곡의 명곡이라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이 주목하는 시점이 왔다고 하겠다.
모차르트가 1785년 2월~3월 완성한 이 작품은 1785년에 나온 3개의 협주곡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피아노 협주곡 20번 K466]이 나온 지 불과 한달 뒤 자신이 주최하는 예약 콘서트에서 모차르트가 직접 독주 파트를 연주할 작품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 곡은 기존의 협주곡 영역을 탈피해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교향악적으로 하나가 되는 내용을 지닌 충실한 편성으로 관현악법을 전개시켰다. 그 점에서 [피아노 협주곡 20번]과의 구조상의 공통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주는 우아하고 감미로운 인상은 단조에다가 어둡고 질풍노도와 같은 [피아노 협주곡 20번]의 인상과는 사뭇 다르다.
2악장 : 안단테
[엘비라 마디간]의 그 선율. 약음기를 낀 현이 노래하는 듯한 주제를 제시하며 독주가 그것을 이어 받는다. 주제를 뒷받침하는 셋잇단음표의 박자는 중간부 짧은 3마디를 제외하면 악장 전체에서 한 번도 끊김 없이 이어져 이색적이다. 피아노의 트릴로 제1부가 끝나면 D단조의 새로운 선율과 함께 2부로 들어간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는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점차 변화를 주긴 하지만 [협주곡 20번]에서와 같은 긴박감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짧은 독주 경과부 패시지를 사이에 두고 제1부를 재현하는데, 으뜸조 3도 위의 Ab 장조로 신선한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다 F장조로 돌아와 서두의 총주로 제시한 선율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나서 짧은 코다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