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감상/생상스·브루흐·랄로·비제

[클래식명곡 명연주] 생상스 : 교향곡 제3번, Op.78 ‘오르간’ [Simon Preston · Berliner Philharmoniker · James Levine]

想像 2025. 3. 18. 14:18

Symphony No. 3 In C Minor, Op. 78 "Organ Symphony
Camille Saint-Saens, 1835-1921

 

Simon Preston · Berliner Philharmoniker · James Levine Saint-Saëns: Symphony No.3 "Organ" ℗ 1987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  일명 ‘오르간 교향곡’으로 불리는 이 작품의 등장은 프랑스 교향곡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으로 거론된다. 이 작품 이전까지 프랑스에서는 독일-오스트리아의 걸작들에 견줄 만한 교향곡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환상 교향곡]으로 유명한 베를리오즈가 있지만, 그의 표제 교향곡들은 ‘고전적’ 관점에서 보자면 진정한 교향곡으로 보기 어렵다. 

생상스는 모두 다섯 개(번호가 붙은 것은 세 개)의 교향곡을 남겼는데, 이것은 그 중 마지막 작품이다. 여기서 그는 관현악 편성에 오르간을 부가하여 음향적⋅극적으로 특별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오르간은 그가 가장 잘 다루었던 악기이기도 하다. 그는 열일곱 살 때 성 메리 교회의 오르간 주자로 임명된 이래 파리의 여러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는데, 특히 1857년에는 유명한 마들렌 교회의 오르간 주자로 선임되었다. 파리 중심부에 자리한 마들렌 교회는 파리에서도 최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격조 높은 교회였다. 따라서 그곳의 오르간 주자가 된다는 것은 파리의 모든 오르간 주자들 중에서 으뜸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생상스는 그 자리에 20년 동안 머물렀다.

이 교향곡에는 그러한 생상스의 진가가 최고조로 발휘되어 있다. 무엇보다 ‘악기들의 황제’로 불리는 오케스트라와 ‘악기들의 교황’인 오르간의 만남을 통해서 이 작품은 비범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야말로 생상스의 최고 걸작이라 할 만하며, 그러한 사실은 작곡가 자신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나는 이 작품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부여했다. 내가 여기에서 성취한 것은 나 자신도 결코 다시는 이루지 못할 것이다.”

영국의 로열 필하모닉 협회의 위촉에 따라 작곡된 이 교향곡은 1886년 5월 19일 런던에서 초연되었다. 당시 청중들은 열광했던 반면 비평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1월의 파리 음악원 공연에 참석했던 샤를 구노는 “프랑스의 베토벤”이라며 극찬했다. 실제로 이 곡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처럼 어둡고 심각한 ‘c단조’로 출발하여 장엄하고 찬란한 ‘C장조’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의 음악성은 베토벤의 그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프랑스의 멘델스존’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이, 그의 음악은 낭만적 사상과 정서를 노래하면서도 언제나 고전적인 절제와 균형의 원리를 견지했다. 

생상스는 이 [오르간 교향곡]을 1886년 7월 31일에 세상을 떠난 리스트의 영전에 바쳤다.

이 작품은 교향곡으로서는 특이하게도 '2악장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각 악장이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고전적 교향곡의 4악장 구성과 마찬가지이다. 악기 편성에는 오르간과 두 대의 피아노가 포함되어 사뭇 이채로운 음향을 연출하는데, 특히 각 악장 후반부에서 활약하는 오르간이 펼쳐 보이는 광대하고 호화로운 음의 파노라마가 실로 압도적이다. 또한 곡의 첫머리에 제시된 테마가 네 가지 모습으로 변형되며 전곡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순환형식'을 채택하고 있어 강력한 유기성과 통일감을 보여준다.

 

 

제1악장 : 아다지오 - 알레그로 모데라토 - 포코 아다지오


애수에 젖은 듯한 느린 서주로 시작되어 빠르고 투쟁적인 주부로 이어지는데, 현악기들과 관악기들이 자잘하게 새기는 음형을 타고 흐르는 주제는 다분히 멘델스존풍이다. 강렬하고 긴박감 넘치는 흐름이 폭발적인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후 차츰 잦아들고, 거의 침묵으로 가라앉을 즈음 오르간의 화음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며 '느린 악장'에 해당하는 후반부로 접어든다. 오르간과 현악기들이 어우러져 유려한 칸타빌레 선율을 노래하며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후반부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1. Adagio - Allegro moderato - Poco adagio
1b. Poco adagio

 

 

제2악장 : 알레그로 모데라토 - 프레스토 - 마에스토소 - 알레그로

 

전반부는 '스케르초 악장'에 해당한다. 바이올린이 주도하는 열정적인 흐름과 피아노까지 가세한 현란한 흐름이 알레그로와 프레스토의 템포를 오가며 눈부신 질주를 감행한다. 역시 멘델스존을 연상시키는 이 흐름이 차분히 마무리되면, 그 정적의 끝에서 장엄한 오르간 소리가 전면에 부각되며 후반부가 시작된다. 두 대의 피아노가 연주하는 영롱한 아르페지오를 타고 들려오는 바이올린의 테마는 제1악장 전반부에 나왔던 주제선율의 변형이다. 이후 오르간이 주도하는 찬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흐름과 목관과 현악이 어우러지는 섬세한 흐름이 교차하면서 압도적인 클라이맥스를 구축한 후, 마지막에는 오르간과 전체 관현악이 한 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장렬한 울림 속에서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2. Allegro moderato - Presto - Allegro moderato - Maestoso - Più allegro - Molto allegro

 

2b. Maestoso - Più allegro - Molto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