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5 in Eb major, Op.73 'Emperor' : III. Rondo. Allegro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장조]는 베토벤 최고의 역작 가운데 하나이다. 이 작품의 장대한 스케일, 왕성한 추진력, 찬란한 색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심지어 베토벤 자신조차도 이 정도로 대담하고 격렬한 협주곡은 쓴 적이 없었다. 그는 이 곡에서 특유의 강력한 피아니즘을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펼쳐 보였고, 그 결과 이전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에 이어 다시 한 번 피아노 협주곡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제4번 피아노 협주곡을 그의 가장 내향적인 협주곡이라 한다면 5번 협주곡은 가장 외향적인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협주곡은 베토벤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훗날 슈만과 브람스가 계승하게 되는 ‘교향적 협주곡(Symphonic Concerto)’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이 곡은 분명 ‘협주곡’이지만 관현악부가 독주부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니며, 두 파트가 긴밀하게 어우러져 더없이 절묘하고 역동적인 음악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 곡은 이 당시 프랑스군이 비엔나를 점령하고 자신의 가장 절친한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이 비엔나에서 피난을 떠나는 등 여러 가지로 힘들던 시기에 작곡됐다.이 곡의 초연은 라이프치히에서 오르가니스트였던 슈나이더에 의해 연주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됐다.
흔히 이 곡의 제목처럼 통용되는 '황제'라는 별명은 정작 베토벤 자신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베토벤이 한 때 존경하던 나폴레옹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서 격노하여 [영웅 교향곡]의 원래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일화를 떠올리자면, 베토벤의 가장 돋보이는 걸작 중 하나에 '황제'라는 별명을 붙이는 것은 심히 불경스러운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별명을 누가 붙였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설에는 J. B. 크라머라는 영국의 출판업자가 거론된다. 그는 이 작품이야 말로 모든 피아노 협주곡들 가운데 '황제'의 자리에 놓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제3악장. Rondo. Allegro
앞선 악장의 끝부분에서 중단 없이 이어지는 이 악장에서 음악은 다시금 첫 악장의 기세와 분위기로 복귀한다. 이 '승리'를 향한 행진곡에서, 춤곡풍의 주제는 마치 곡예를 펼치는 듯하며, 피아노와 관현악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술래잡기를 하는 듯하다. 협주곡 고유의 경쟁의 묘미와 돌파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박진감 만점의 멋진 피날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