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erzo No.4 in E, Op 54
Frederic Franois Chopin, 1810∼1849
▒ 스케르초는 베토벤이 만들어낸 형식으로서, 그는 소나타나 교향곡에 이 형식을 사용하였는데, 해학미를 지닌 경쾌한 곡조이다. 베토벤 이후 여러 사람이 이것을 사용했으며, 쇼팽도 이것으로 네 개의 곡을 만들었다. 그러나 쇼팽은 폴란드인이기 때문에 웃음과 농담, 또는 풍자적인 요소는 전혀 없으며, 동경심과 감미로운 서정성으로 차있다. 이와 더불어 불타는 정열과 힘찬 역동감이 듣는이의 마음을 생동케 하는것이 그의 스케르초라 함이 타당 할 것이다.
Scherzo No.4 In E, Op.54
쇼팽의 행복한 감정이 가장 적극적으로 밖으로 드러난 작품이지만 동시에 가장 내용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불완전한 작품이기도 한 [스케르초 4번 Op.54]는 네 개의 스케르초 가운데 유일한 장조(E장조)로서 수줍은 듯한 변덕스러움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만큼 전체를 일관성 있게 해석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작품이다. 생상스는 톡톡 튀는 듯한 이 작품의 이러한 도회풍의, 다시 말하자면 전형적인 프랑스풍의 성격을 대단히 사랑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발전시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2번 G단조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피에르네 역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C단조]에서 이 [스케르초 4번]의 유쾌하면서도 세련되며 눈부신 테크닉을 고스란히 계승한 바 있다. 2박자와 3박자의 혼합은 [A플랫 장조 왈츠 Op.42]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보다 온화하고 활기찬 싱코페이션의 성격이 중간 부분인 ‘Piú lento’에서 등장하여 랩소디적인 간주곡 효과를 배가시키는 동시에 음영의 드리움을 재치있게 묘사한다. 코다는 이 작품의 스케르초적인 성격을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지만, 마지막의 은빛을 발산하며 날아오르는 듯한 상승 스케일은 앞선 스케르초들에서의 엄격하면서도 냉혹한 외침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