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기타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교향시《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Op.30 [Chicago Symphony Orchestra · Sir Georg Solti]

想像 2021. 4. 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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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Georg Strauss, 1864 ~1949

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TrV 176


웅대하고도 풍부한 악상과 치밀한 묘사력, 탁월한 관현악 기법으로 고금의 걸작으로 꼽는 이 작품은 니체의 대표적 저서를 음악화한 것이다.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장대한 철학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뒤로 이 작품에 기초한 교향시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 곡은 1896년 2월에 착수되어 8월에 완성되었으며, 같은 해 11월에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이 곡은 처음에 찬사만큼이나 비난도 많이 받았다. 당시까지는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철학의 음악화’를 시도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에 대해 슈트라우스는 “나는 철학적인 음악을 쓰려 한 것이 아니며, 인류가 그 기원에서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해가는 모습을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자유롭게 확대된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교향시에는 여덟 개의 작은 표제가 붙어 있으며, 이들 각각은 니체의 철학시에 대응하지만 굳이 해당 대목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책 자체를 읽지 않았더라도 곡을 감상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물론 알면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만 이 곡에서는 자연을 나타내는 C장조 및 C단조와, 조성 체계상으로는 여기서 가장 멀면서도 한편으로는 반음으로 가까이 있는 B장조 및 B단조가 서로 대립하며 발전해 간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을 것이다.

이 곡은 C장조 4/4박자로 시작한다. 서주 부분에는 표제가 달려 있지 않지만 니체 작품과 관련하여 ‘일출’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첫머리지만 니체 철학시에서는 맨 마지막 장면에 해당한다. 오르간의 지속음 위로 트럼펫이 ‘자연의 주제’를 연주하고, 이 주제가 힘찬 팡파르로 이어졌다가(아무리 클래식을 모르더라도 이 부분은 들어봤을 것이다) 잠잠해진 뒤 ‘후세 사람들에 대하여’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저음현이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인간의 갈망을 상징하는 ‘동경의 주제’를 노래한다. 이외에도 신앙심을 상징하는 종교적인 선율을 비롯해 다양한 동기가 등장하면서 일단 클라이맥스를 형성한 뒤 ‘위대한 동경에 대하여’로 넘어간다. 화사한 느낌으로 시작했다가 다른 동기들이 가세하면서 복잡하게 발전해가며, 템포가 급류를 타듯 빨라지면서 무겁고 밀도 높은 악상과 더불어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현 위주의 새로운 주제가 중간에 등장해 관능적이고 애절한 노래를 들려준 뒤, ‘매장의 노래’로 넘어가 ‘동경의 주제’가 목관을 중심으로 한층 더 애수 띤 형태로 제시된다.

악상이 가라앉아 ‘과학에 대하여’로 넘어가면, 어둡고 불길한 선율로 시작해 다양한 악상이 얽히는 가운데 까다로운 조성적 실험이 이루어지는 기교적인 푸가가 전개된다. 갑자기 악상이 일변해 템포가 급박해지면서 ‘병이 치유되는 자’가 시작되는데, 장대하고 입체적인 짜임새를 지닌 이 대목이야말로 전곡 가운데 가장 큰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

관현악 총주가 ‘자연의 주제’를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포르티시모로 연주한 뒤 침묵에 빠졌다가(이 대목에서 박수를 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시 어둠 속에서 꾸물거리며 일어나듯 악상이 이어진다. 그러나 곧 명랑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로 바뀌며, 트럼펫이 ‘자연의 동기’를 조용히 되풀이하면서 ‘춤의 노래’가 시작된다. 이전에 제시된 여러 동기가 왈츠 리듬에 맞춰 변형된 채 재등장하며, 그 가운데서도 호른의 은은한 독주(‘밤의 노래’)는 무척 아름답다. 이 주제가 기존의 여러 주제와 맞물려 발전한 뒤 악상이 갑자기 힘을 얻어 가파르게 고조된 뒤 종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바로 이 클라이맥스가 마지막 대목인 ‘밤의 나그네의 노래’로, 이제 음악은 길고 완만한 하강을 거쳐 B장조와 C장조가 엇갈리면서 인간과 자연의 영원한 대립을 암시한 뒤 C장조의 저음으로 무겁게 끝난다.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삽입곡으로 유명하다.

 

 

Chicago Symphony Orchestra · Sir Georg Solti Strauss, R.: Ein Heldenleben; Also Sprach Zarathustra; Don Juan, etc.

1. Prelude (Sonnenaufgang)
2. Von den Hinterweltlern
3. Von der großen Sehnsucht
4. Von den Freuden und Leidenschaften
5. Das Grablied
6. Von der Wissenschaft
7. Der Genesende
8. Das Tanzlied - 9. Das Nachtlied
10. Das Nachtwandler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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