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쇼팽

쇼팽 : 피아노 협주곡 제1번, Op.11 [Krystian Zimerman · Polish Festival Orchestra]

想像 2020. 10. 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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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11
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


쇼팽은 6개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남겼는데, 2개의 피아노 협주곡 No.1 Op.11(e단조)과 No.2 Op.21(f단조), Variation on "La ci darem lamano"(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 중에서)Op.2, Fantasy om Polish Airs Op.13, Krakowiak Op.14, Grand Polonasie brillante Op.22가 있다.

 

이곡들은 모두 1827년에서 1831년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에 작곡되었으며 쇼팽이 20세 되기 이전에 쓰여진 청년기의 작품들로서, 당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동경하던 쇼팽이 자신의 기교를 과시하기 위해 의도된 비르투오조 작품들이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No.1 e단조 Op.11은 1830년에 작곡되었고, 당시 파리 콘서바토리의 교수이며 피아노 비르투오조로서 명성을 날리던 칼크브레너(Fredrich Kalkbrenner)에게 헌정되었으며 쇼팽 자신에 의해 초연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No.1과 No.2의 작곡시기와 작품 번호에 관해 다소의 논란이 있곤 하는데, 원래는 협주곡 No.2 f단조 Op.21이 먼저 작곡되었지만, 오케스트레이션에 다소 문제점이 있는 관계로 이곡의 출판이 1836년으로 연기되었고, 피아노 협주곡 No.1은 No.2보다 먼저 1833년 파리에서 출판되었다. No.1의 완성 후 초연까지는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쇼팽은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와의 반주로 몇 차례의 시험 연주를 거친 후에 정식 무대에서 초연을 하게 되었다. 이날의 프로그램은 카를로 솔리바 (Carlo Soliva)의 지휘로 괴너의 교향곡,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No.1, 지휘자 자신이 작곡한 아리아와 합창곡으로 구성되었으며 쇼팽의 협주곡 No.1은 그 후 빈, 뮌헨, 파리 등지에서 쇼팽 자신에 의해 연주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No.1은 여러면에서 No,2와 공통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으며, 두 곡 모두 훔멜과 필드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Krystian Zimerman · Polish Festival Orchestra Chopin: Piano Concertos Nos.1 & 2

 

1악장 Allegro maestoso

 

형식은 고전파에서 확립한 협주적 소나타 형식을 응용하고 있는데 조성의 구조는 전통적 작곡 양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제시부 곡 첫머리에 관현악의 합주가 제 1주제를 연주하는데, 2악절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주제 전반부는 바이올린이 포르테로 연주하는 선율이며 제 1주제 후반부 역시 바이올린이 레가토 에스프레시보로 부드럽게 나타난다. 제 2주제는 현이 연주하는 E장조 칸타빌레의 감미로운 선율이다. 이 선율이 여러번 반복된 후, 다시 제 1주제가 흐르다가 마지막에 피아노 독주를 유도한다. 피아노는 처음부터 기교적으로 장식하면서 제1주제(전반부 선율은 첫머리 동기만 다루고 후반부 선율이 중심)를 화려하게 연주한후, 비르투오소적인 처리를 점점 덧붙인다. 제2주제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고 마지막에 관혁악 합주로 제시부를 끝낸다. 발전부는 피아노가 C장조로 제 1주제의 후반부를 처리하는 곳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피아노의 겹침음, 스케일, 아르페지오가 더 다양하게 조바꿈하면서 화려하게 전개된 다음, 다시 모든 관현악의 합주로 시작하는 재현부가 되어 제 1주제의 전반부가 관현악으로 제시되는데, 그 후반부는 피아노가 담당한다. 제2주제의 재현은 역시 독주 피아노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조성은 G장조이다. 이는 당시엔 아주 파격적인 시도로서, 도날드 토비 (Donald Tovey)는 여기에 대해 그의 저서, 'Essays in Musical Analysis' (Vol.Ⅲ p.103) 에서 '자살적'(suicidal)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로 평하고 있다. 하지만, 쇼팽이 작곡상의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선율의 화성적 색채를 위한 고려에서 나온 과감한 선택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19세기 당시에는 아주 혁신적인 것으로 훗날 많은 후세 작곡가에게 영향을 주었다. 마지막에 화려한 기교를 발휘한 피아노에 의한 아지타토의 패시지를 거쳐 제 1주제 첫머리의 악상에 의한 코다에 이르고, 관현악곡을 끝맺는다.

 

 

2악장 Romance-Larghetto

 

'로망스'(Romance)라는 타이틀을 가진 2악장 (Larghetto)은 개개인의 깊은 내면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악장에 대해선 쇼팽 자신이 1830년 5월 15일자 편지에서 「ㆍㆍㆍ낭만적이고 조용하며, 반쯤 우울한 마음으로 즐거웠던 무수한 추억들을 상기시키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일으키게 하려고 했어. 예를 들면,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려 있는 밤처럼ㆍㆍㆍ나는 그 반주를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맡도록 작곡했어. 효과가 잘 나면 다행이지만, 이제서야 알겠어」 라고 적고 있다. 곡은 녹턴풍의 성격을 가진 우아한 음악이다.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피아니시모의 짧은 서주에 이어 피아노가 칸타빌레의 주제를 연주한다. 주제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후반부는 B장조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겹침음과 여러 가지 장식 기교로 꾸며지며, 현과 파곳이 대선율을 연주한다. 주제가 모두 연주된 후, 바이올린에 의한 두마디의 간주를 거쳐 주제의 첫머리 부분이 장식을 새롭게 하여 다시 피아노로 연주된다. 이어서 중간부로 들어가, 약간 어두운 c#단조의 새 주제가 아지타토로 나타난다. 이것이 끝나면 주제 후반부가 G#장조로, 이 또한 복잡한 장식으로 파곳의 대선율을 동반하면서 되돌아 온다. 피아노가 하행하는 인상적인 카텐차를 연주한 후, 관현악이 E장조로 주제를 재현함과 동시에 피아노가 음계와 아르제이오로 구성된 셋잇단음표의 경쾌한 움직임으로 그것을 장식하면서 조용히 연기처럼 사라지고, 아타카로 다음 악장이 이어진다. 2악장은 쇼팽이 사랑하던 성악가 Konstancja Gladkowska를 생각하며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No.2의 2악장과 거의 비슷하지만, 2번의 2악장보다는 극적인 대조를 보이지 않고, 멜로디 라인이 더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다.

 

 

3악장 Rondo-Vivace

 

발랄하고 우아하며 품격 있는 론도이다. 론도 (Vivace)는 쇼팽의 민족주의적 충동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폴란드 민속춤 중 하나인 크라코비아크(Krakowiak)에서 유래된 요소들이 이 악장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협주곡 No.2의 3악장에서는 마주르카가 사용되어 있는 점이 흡사하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크라코비아크는 폴란드의 Cracow(Krakow)라는 도시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2/4박자의 당김음(syncopation) 유형의 리듬이 특징인 춤이다. 이 춤은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그룹에 의해 외치기도 하면서, 즉흥적으로 노래하면서, 또 발뒤꿈치로 바닥을 치면서 추는데, 19세기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독특한 관현악의 합주에 의한 서주에 이어서 론도주제의 스케르초로 시작한다. 이것은 8마디의 경쾌한 선율을 기초로 하여 여러번 반복되는데, 경쾌한 반복 진행의 움직임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것이 이 주제를 더욱 경쾌하게 만든다. 이어서 피아노가 연주하는 리졸루토, c#단조의 새로운 선율에 의한 에피소드가 된다. 그것이 끝나면 피아노가 리듬감 있는 A장조의 부주제를 제시한다. 그리고 조급한 에피소드로 들어간다. 론도 주제가 다시 나타나는데, 그 처리가 처음 나왔을 때와는 다르다. 에피소드, 부주제를 거쳐 마지막에는 화려한 코다가 되어 피아노가 연주하는 셋잇단음표의 음계적 움직임으로 끝을 맺는다. 3악장에서는 다소 교묘하면서도 모호한 악센트로 인하여 리듬의 흐름이 가끔 난해해지기도 한다. 또 조성에 있어서는 E장조의 제 1주제가 e♭단조로 재현되고 있고, 이는 1악장에서 보여진 것 처럼 혁신적이면서 독창적이라고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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