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브람스

브람스 : 자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21, No.1 [Julius Katchen]

想像 2020. 9.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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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in D, Op.21, No.1
Johannes Brahms, 1833 - 1897

 

요하네스 브람스는 극도의 화려함으로 대표되는 후기 낭만주의가 무르익어가던 시대에 신고전파라고 불릴 만큼 절대음악을 고수 해왔다. 음악에 이야기를 담아 의미를 부여하는 표제음악이 경쟁적으로 번지던 시기에도 소나타, 변주곡, 실내악, 교향곡 등의 음악을 고집하면서 베토벤, 멘델스존, 슈만으로 계속된 독일 음악의 전통을 이어나갔다. 브람스는 다섯 개의 피아노 변주곡과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한 곡을 남겼다. 변주곡은 브람스에게 고전의 형식을 취하면서 낭만적인 정서를 풍부하게 담기에 가장 좋은 장르였다. 그의 피아노 변주곡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의 음악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면모와 음악적 철학을 알 수 있다.

그의 첫 변주곡인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9’는 슈만의 ‘Bunte Blatter, Op.99’의 네 번째 곡을 주제(theme)로 하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알아 본 대선배 슈만에 대한 감사와 존경이 담겨있다. 또한 라인 강 투신 이후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슈만의 음악적 동반자였던 아내 클라라에 대한 위로도 함께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베토벤, 슈베르트, 멘델스존, 그리고 슈만으로 이어지는 서정성과 품격 있는 낭만주의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많은 피아니스트들의 사랑을 받는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24’는 그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 옛 것에 대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브람스의 음악적 성격을 만날 수 있다. 브람스는 이 변주곡에서 ‘헨델의 소나타 HWV434’에서 가져온 생기 넘치는 주제를 24개의 다양한 변주로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정열적으로 변화시켰다. 고전적 형식 위에 바로크의 담백한 선율을 브람스 특유의 논리적인 낭만성으로 펼쳐나간 이 변주곡은 마지막 변주 후에 등장하는 푸가에서 그 폭발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연주자의 특별한 기교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브람스 역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5’에서 많은 작곡가들이 선호했던 파가니니 카프리스 a단조의 주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브람스는 다른 여느 작곡가들과는 달리 이 곡에서도 증폭된 감정의 세계를 논리적으로 구현했다. 열정적 에너지를 표방하면서도 선율만큼 리듬의 다양한 변화를 돋보이게 나타내었으며,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의 변주곡 악장의 주제의 회상과 같은 기법도 구사했다.

브람스의 피아노 변주곡에는 브람스의 전반적 음악세계가 담겨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친구 레메니의 영향을 받아 헝가리풍의 음악에도 관심이 있었던 그는 ‘헝가리 민요에 의한 변주곡, Op.21-2’에서 소박한 민요의 선율에서 상당한 수준의 서정성을 이끌어냈다. ‘자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21-1’에서는 마치 숨죽인 아리아와도 같은 극도의 절제된 낭만주의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하이든 주제에 의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Op,56b’에서도 서정성과 단단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사려 깊고 진중한 브람스의 성품이 보인다.

 

Julius Katchen Brahms: Works for Solo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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