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em, Op.48
Gabriel Fauré 1845 - 1924
포레의 가장 유명하고 사랑 받는 작품인 《레퀴엠》은 그가 파리 마들렌 성당의 성가대 지휘자로 있을 당시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포레가 동시대인들에 비해 얼마나 독창적인 사람인지 잘 보여 준다. 단선율의 순수함에 영향을 받았으며 지옥불과 천벌보다 상냥한 위로의 감정을 담고 있는 《레퀴엠》은 ‘죽음의 자장가’라고도 불렸다.
포레는 《레퀴엠》에서 종교보다 인간적인 감정에 충실하려 했다. 그래서 온갖 계층의 사람들에게 자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마들렌 성당에서 유명한 건축가의 장례식을 거행할 때 처음으로 이 《레퀴엠》을 연주했는데, 포레가 신부에게 이 음악을 직접 작곡했다고 밝히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몽슈르 포레,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곡은 필요 없습니다. 지금 있는 연주곡들로도 충분합니다.”
원래는 다섯 악장으로만 구성되었으며 악기에는 바이올린이 없었다. 포레는 1893년에 작품의 규모를 조금 확대하기 위해 수정을 했고, 후에 다시 관현악으로 편곡을 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포레는 ‘자애로우신 예수님’은 여성 독창자를 선호했는데,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리톤에 대해서는 절대 오페라적인 해석을 하지 말기를 원했다.
《레퀴엠》 앨범은 수도 없이 나와 있지만 1893년 수정본을 매튜 베스트가 연주한 앨범이 가장 이상적이다. 템포가 적절하고 순수한 음색의 메리 시어스와 마이클 조지의 연주도 뛰어나다. 곡의 분위기는 감동적이며 황홀하다.
Mary Seers · Corydon Singers · English Chamber Orchestra · Matthew Best · John Scott
제 1곡. 입당송, 불쌍히 여기소서(Introit et Kyrie)
금관의 무거운 전주후에 주에게 죽은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는'입당송(Introitus)'이 이어지고,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가 반복됩니다. 전곡을 통해 계속 볼 수 있는 오르간이 마치 바로크 음악의 통주저음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 2곡. 봉헌송(Offertoire)
신에게 희생을 바치고 죽은자의 영혼을 죄와 지옥에서 구해달라는 기원문입니다. 알토와 테너합창의 "영혼을 구하소서"에 이어 바리톤 독창으로 "주께 희생의 기도와 찬양을..."이 등장하고, 앞의 합창부를 재현하는 "주 예수 영광의 왕이시여(O Domine Jesu Criste)"의 합창으로 끝을 맺습니다.
제 3곡. 거룩하시다(Santus)
하프와 바이올린의 반주로 알토 성부가 빠진 3성의 합창으로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 지극히 높은 곳에서 호산나" 를 노래합니다. 호른의 총주와 함께 시작되는 "Hosanna inexcelsis" 부분이 압권입니다.
제 4곡. 자비로우신 주 예수여(Pie Jesu)
현의 피치카토 반주와 함께 애절한 표정의 소프라노 독창으로 재차 죽은 이의 안식을 구하는 이 부분에서 전곡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고 있으며, 포레의 지극히 프랑스적이며 서정적인 예술혼이 잘 나타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5곡. 주의 어린 양(Agnus Dei)
무척이나 가요적인 선율로 이루어져 그 멜로디가 쉽게 귀에 들어와 입에 붙는 합창의 아름다움은 또 한번 포레의 감성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듭니다. 앞 부분이 오르간과 금관의 총주로 막을 내리고 Requiem aeternam 부분이 재현되면서 끝을 맺습니다.
제 6곡.구원하여 주소서(Libera me)
저음 현의 피치카토 반주와 함꼐 바리톤 독창이 영혼의 구원을 갈망합니. 3개의 트롬본이 등장하면서 '진노의 날(Dies irae)'부분이 이어지며, 'Requiem aeternam'의 휴지부를 거쳐 앞선 독창부분을 합창으로 재현합니다.
제 7곡. 천국에서(In Paradisum)
동형 반복의 오르간 반주가 효과적으로 사용된 이곡은 여느 레퀴엠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부분이며, 기쁨으로 죽음을 맞이하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담긴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