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멘의 일종으로 한국에서는 일본식 라멘에 가려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요리이지만 일본 현지에선 굉장히 인기가 있는 요리.
사진에서 보다시피, 면을 삶아 육수에 넣어서 내놓는 게 아니라 삶은 면과 국물을 따로 내놓는 게 특징으로, 먹는 사람이 직접 찍어서 먹는 게 특징이다. 즉 한 마디로 찍먹용 면요리. 그래서 '찍어서 먹는 면'이라는 뜻에서 츠케멘(つけ麺)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실 '삶은 면을 국물에 찍어서 먹는다'라는 개념은 에도 시대부터 존재해온 자루소바(ざるそば)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듯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츠케멘의 역사는 생각보다 매우 짧은 편이며, 1955년 도쿄도의 다이쇼켄(大勝軒)이라는 가게에서 처음 선보였던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초기 다이쇼켄은 일본식 중화요리의 영향을 받았으며, 히야시츄카에서 쓰이는 새콤달콤한 소스에 착안해서 그걸 베이스로 한 스프를 사용했다. 이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어느 정도 고수된 편.
특히 1970년대 후반 이후로 츠케멘이 본격적으로 붐을 일으키면서, 각지에서 우후죽순으로 츠케멘을 만드는 가게들이 생겨나고, 심지어 이 때쯤부터 대형 식품회사들에서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나 인스턴트 츠케멘 제품도 나오게 된다.
말 그대로 면을 국물에 찍어서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국물의 양이 일반 라멘에 비해서 매우 적은 편이다. 대신 푹 담그지 않고 찍어 먹어도 간이 맞을 정도로 국물의 간이 매우 강한 편이기 때문에, 생각 없이 국물을 떠먹다간 짠 맛의 끝을 경험하게 된다.
츠케멘은 우동과 소바처럼 면을 씹는 맛에 치중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츄부토멘(中太麺)' 또는 '후토멘(太麺)'이라는 라멘에 들어가는 면보다 훨씬 굵은 면을 쓴다. 면이 굵기 때문에 면 삶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서빙되는 시간이 라멘보다 더 긴 편이다. 그리고 일반 라멘에 비해서 국물이 적은 편이라 그런지 포만감을 주기 위해 면의 양은 일반 라멘에 비해 훨씬 많다.
츠케멘은 사실상 다이쇼켄이라는 가게에서 출발한 음식인 만큼 수많은 가게들이 다이쇼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개성적이고 본인들만의 스타일을 갖춘 가게들이 등장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일반적으로 츠케멘에는 쓰이지 않던 돈코츠 육수나 어류를 말려 빻은 조미료인 교훈(魚粉)을 이용한 스프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최근의 츠케멘은 생선, 또는 육류 등 하나의 국물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세가지의 국물을 섞어서 스프를 만들기 때문에 먹어보면 돼지와 멸치와 가츠오부시등의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복합적인 맛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