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브람스

브람스 : 교향곡 제3번, Op.90 [Berli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想像 2020. 8. 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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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 3 in F Major, Op. 90
Johannes Brahms, 1833∼1897

 

브람스가 1876년 완성한 [교향곡 1번]은 구성에서 완성까지 21년이 걸렸다. 그 뒤 [교향곡 2번]은 실질적으로 4개월 채 안된 짧은 시간에 완성했다. 그렇다면 [교향곡 3번]은? 역시 작업의 속도가 상당했지만, 시기적으로는 2번 완성 이후 6년 뒤에 작곡되었다. 1883년, 브람스가 50세 때였다. 브람스는 1862년 빈에 진출한 이후 여름에는 빈을 떠나 피서지에서 창작에 몰두했다. [교향곡 3번]도 피서지에서 탄생했다. 1883년 5월 30일, 브람스는 비스바덴으로 가서 [교향곡 3번] 작곡에 전념한 것이다. 브람스는 그해 비스바덴으로 온 친구이자 작곡가 프란츠 뷜너에게 [교향곡 3번]의 초고를 처음으로 보여줬다. 10월 2일 빈으로 돌아왔을 때 작품은 완성되었는데, 날짜로 볼 때 브람스로서는 상당히 빠른 템포로 마무리했음을 알 수 있다.

 

브람스는 [교향곡 2번]을 작곡하던 시절에서부터 [교향곡 3번]을 완성하던 시기까지 6년 동안 이탈리아를 세 차례 여행했다. 그 두 번째는 1881년 3월이고 세 번째는 1882년 가을이었다. 이 곡은 유난히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중에서 구성 면에서 명쾌하고 간명한 특성을 보이는데, 알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주제를 논리적으로 빈틈없이 전개시키고 있다. 이 점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받은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브람스는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등을 방문하며 예술적인 견문을 넓혔다. 이 즈음 브람스는 [바이올린 협주곡], [대학축전 서곡], [비극적 서곡], [피아노 협주곡 2번], [피아노 트리오 2번 Op.87], [현악 5중주 1번] 등 대표작들을 완성했다. 이러한 브람스의 체험들 때문에 [교향곡 3번]에서 [1번]이나 [2번]과는 상이한 양식을 썼을 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선율을 뚜렷하게 노래하는 경향이 이전의 두 개 교향곡과 대비되는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브람스는 비스바덴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며 매일 매일을 쾌적한 기분으로 보냈고, 음악 창작에 힘을 쏟았다. 한때 그는 34세 연하의 16세 소녀 헤르미네 슈피스와도 알고 지냈는데, 가수 지망생이었던 슈피스와 브람스의 결혼설이 돌기도 했다. 또 비스바덴 숲을 산책하면서 작곡 스케치를 자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속에서는 자연에 대한 공감과 자연의 따스함과 포용력이 전해져 온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교향곡 3번]을 전후해 브람스가 작곡한 가곡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각 가곡의 가사를 살펴봐도 연애 주제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음악의 주제가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상들을 고려해보면 [교향곡 3번]에 노래하는 듯한 가곡적인 요소, 청명한 기운, 연애 감정 비슷한 설렘, 명랑함과 감상적인 기운이 복합적으로 감돌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두 대의 피아노 버전은 초연 한 달 전 11월 연주되었고, 초연은 1883년 12월 2일 빈 무지크페라인잘에서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의 연주로 거행되었다. 이후 브람스는 1884년에 몇 차례의 연주회를 통해 곡에 수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대의 지휘자 한스 리히터는 이 곡을 ‘브람스의 영웅 교향곡’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한스 리히터는 베토벤 [교향곡 3번]이 ‘영웅, 에로이카’로 불린 것을 의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브람스의 이 교향곡이 갖는 남성적인 강건함과 웅장하고 중후함 때문에 영웅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러나 브람스의 ‘영웅’은 베토벤의 ‘영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다. 각 악장이 쓸쓸하고 조용하게 끝맺는 것도 강인한 베토벤적 끝마침과 다르고, 작품 곳곳에 약간의 허무함이 배어 있는 것도 베토벤과 다르다. [에로이카 교향곡]의 연주시간이 긴 것에 비해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가운데 연주 시간이 가장 짧다. 오히려 브람스는 이 곡을 ‘작은 교향곡(Symphonienchen)’이라 불렀다 한다. 3악장의 도입부에서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선율이 흘러 나온다.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Aimez-Vous Brahms?)]란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영화 중에 이 교향곡의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후 [교향곡 3번]은 브람스 작품 가운데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는 곡이 되었다.

 

Berli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Brahms 4 Symphonien

 

1. Allegro con brio - Un poco sostenuto - Tempo I

 

처음에 관악기들의 힘찬 화음에 뒤이어 여러 감정들이 얽힌 듯한 분위기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브람스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경과부를 지나면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부드럽고 아리따운 제2주제가 등장해 마치 자장가처럼 우아한 선율을 노래한다. 발전부와 재현부를 지나 코다로 들어간다. ‘con brio(생기있게)’가 지시하듯 화려하고 활기에 넘치지만 단조의 색조가 짙어 적적하고 왠지 쓸쓸함도 감도는 악장이다.

 

 

2. Andante

 

1악장과는 달리 평안한 분위기에 간소한 면을 볼 수 있는데, 감정의 표현을 솔직하게 나타냈다. 느리고 서정적이고 조용한 악장으로 밑바닥에는 절제된 정열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주제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같은 멜로디다. 1악장에서 볼 수 있던 영웅적인 기세가 수그러들고 모든 정열적인 것에서 해방돼 평화로운 세계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3. Poco allegretto

 

베토벤 이래 교향곡 3악장에는 스케르초를 쓰는 것이 상례였으나, 브람스는 여기서 c단조 편성의 전통적인 악장으로 구성했다. 악기 편성은 2악장보다도 축소되고 금관이나 타악기는 쓰이지 않는다. 애수가 담긴 아름다운 멜로디가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

 

 

4. Allegro

 

1~3악장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이다. 정열적이고 영웅적인 투지를 느낄 수 있는 악장이다. 변형과 생략이 많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f단조로 진행하다 코다에서 F장조로 조바꿈되어 2악장의 제2주제와 관련된 코랄에 도달한다. 마지막에는 1악장의 제1주제가 나타나며, 격렬하고 힘찬 추진력을 보여준다. 2악장에서 지난 날의 회상을 나타내고 3악장에서 동경 내지 향수를 보여준 브람스는 마지막 악장에서 힘찬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다. 어둠 속에서 신음하다가 극복하고 해방을 보여주는, ‘암흑에서 광명으로’의 베토벤적인 모토가 긍정적으로, 기쁨에 넘치며, 최후에는 사라지듯이 끝을 맺는다.

 

 

[출처] 브람스, 교향곡 제 3번 [Brahms, Symphony No. 3 F major op. 90] (클래식 명곡 명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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