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갈라파고스화되어 가는 국산SW의 자존심 한컴오피스, 쇠락의 길 걷나?

想像 2014. 3. 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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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오피스는 국산 SW의 자존심으로 여겨진다. 전세계적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을 MS 오피스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만큼은 MS오피스에 종속되지 않고 한컴오피스로 인해 독립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국내에서도 프리젠테이션 및 스프레드 쉬트 작업엔 MS 오피스의 파워포인트와 엑셀은 대부분 쓰고 있으니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독립국(?)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다.  전세계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MS 워드가 지배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래아한글이라는 독창적 워드프로세서가 있어 MS워드를 밀어내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컴오피스를 보면 점점 '갈라파고스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다윈의 진화론 착상의 출발점이 된 갈라파고스섬은 ‘생물진화의 야외실험장’이라고도 부른다.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1000km 떨어져 있어, 독자적으로 진화한 종들이 서식하는 고유한 생태계가 형성되었으나, 후일 육지와의 빈번한 교류로 외부종이 유입되자 변화된 환경과 새로운 종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고유종들이 멸종되거나 멸종의 위기를 맞았다. 갈라파고스제도의 상황에 빗대어, 국제 기준을 외면한 채 독자 기준을 고수하다 세계 시장에서 고립돼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는 현상을 ‘갈라파고스화’라고 한다.

 

원래 자신들의 표준만 고집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고립된 일본 IT산업의 상황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함으로써 곤란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키는 일반적 용어로 자리 잡았다. 생물은 물론이고, 끝없이 혁신하지 못하는 개인, 산업, 국가는 갈라파고스의 고유종들이나 일본의 IT산업처럼 쇠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컴오피스를 보면 점점 갈라파고스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이러다 결국 그나마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오피스시장, 정확히 워드포르세서 시장마저 외국 SW 기업들에게 내주는 것이 아닌지? 결국 토종 SW인 아래아 한글 마저 서서히 멸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혁명적인 모바일 시대에 대응도 한발 늦어

 

2009년 11월 28일, 오랜 기다림 끝에 아이폰이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그 뒤 4년만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3,800만명을 넘어섰다.이제 국민 5명중 4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한컴오피스는 이러한 모바일 혁명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된지 딱 만 3년이 지난 2012년 11월 08일에야 한글과 컴퓨터는 안드로이드폰에서 한글(HWP)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는 ‘한컴오피스 한글 안드로이드 에디션’ 앱을 출시했다.  iOS용인  ‘한컴오피스 iOS’는 2013년 4월에 출시되었다. 오피스 프로그램들을 이용하는데 적당한 화면 크기를 가진 태블릿 PC 아이패드가 발료된 것이 2010년 1월이지만 그래도 한컴오피스의 모바일용 앱 출시는 뒷북치는 격이다.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인기 덧에 맥 컴퓨터가 잘 팔리자 2013년 12월 19일에서야 맥(Mac)용 사용자의 한글문서작성에 최적화된 ‘한컴오피스 한글 2014 포 맥’을 출시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앱 무료화 추세에 대한 대응전략은 있나?

 

더 고민되는 것은 최근 오피스 앱들이 점점 무료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돈받고 파는 한컴 오피스 앱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지난해 9월 10일 애플은 아이폰5S 발표행사에서 아이워크와 아이라이프 등 유료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무료로 전환 됨에 따라 기존 애플 단말기 사용자 중 iOS7을 설치한 사용자와 아이폰5S, 5C 등의 단말기 구매자는 이날부터 아이워크(키노트, 넘버스, 페이지), 아이무비, 아이포토 등 5개 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애플은 지난해 10월 22일 이날 공개한 새로운 맥 OS X 10.9 '매버릭스'와 응용프로그램 아이라이프, 아이워크를 전면 무료로 전환한다고 깜짝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구글 드라이브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글 독스 오피스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작년 6월에 에 인수한 오피스 앱인 '퀵오피스 (QuickOffice)'를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퀵오피스는 MS 오피스 문서들을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편집할 수 있는 앱으로, 원래 가격이 19.99 달러(2만1천700 원)였다.


MS도 MS 원드라이드 (One-drive)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MS 오피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오피스 앱은 아직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MS 오피스앱은 Office 365 구독자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하려면 정품 Office 365를 구독해야 하므로 사실상 유료이다. 하지만 MS가 앞으로도 계속 오피스 앱 유료화를 견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컴오피스 앱은 뒤늦은 출시에다 유료이다. 한컴오피스 한글 안드로이드 에디션’은 안드로이드 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1만 9900원에 판매된다. ‘한컴오피스 iOS’는 앱스토어에서 1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향후 오피스 앱의 무료화가 대세라면 한컴오피스의 경쟁력은 점점 상실될 인기이다.  구글의 퀵오피스와 비슷한 "씽크프리 모바일"도 9,900원으로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고 오피스 앱을 무료화하기도 힘들다. 오피스 앱을 무료화하더라도 애플은 디바이스 및 콘텐츠 판매를 통해, 구글은 광고수입 및 콘텐츠 판매를 통해 SW판매수입 감소분을 보충할 수 있지만 한글과 컴퓨터는 이 또한 불가능하다.

 

그나마 가능한 방법이 단말기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한컴 오피스 앱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올해 1월 7일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 포(for) 안드로이드' 개발을 완료하고,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뷰어를 기본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상세한 계약 조건은 모르겠지만 삼성전자  태블릿 PC에 한컴오피스 앱을 무료로 탑재하는 대신 삼성전자로부터 일정 부분 수익을 보장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오피스 앱의 무료화가 향후 대세라 한다면 한컴 오피스의 대응전략은 아직도 안개속이다. 

 

클라우드시대에 대한 대응은 감감무소식?

 

여기에 한글과 컴퓨터는 웹 및 PC환경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MS와 구글은 이메일과 협업, 문서작성 도구 등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오피스365'와 '구글앱스'를 앞세워 클라우드 기반 비지니스용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오피스 시장 강자인 MS의 오피스365는 오피스 프로페셔널 플러스, 익스체인지 온라인, 쉐어포인트 온라인, 링크 온라인 등 기존 MS오피스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문서프로그램과 메일 관리 프로그램, 게시판, 메신저 서비스를 웹에서 제공하는 형태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기기 종류에 상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의 `구글 앱스`는 자사 지메일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구글 서비스를 기업 도메인으로 사용하게끔 해주는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솔루션이다. 구글앱스 안에는 오피스 문서를 읽고 쓸 수 있는 `구글독스`를 비롯해 영상 채팅 서비스 `행아웃`, 일정 관리 서비스 `구글 캘린더` 등이 포함돼 기업 내 `협업 툴`로서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글앱스는 국내에서도 온라인 서점, 제약사 등 중소기업에서부터 포스코와 같은 제조업 기반 대기업, 엔터테인먼트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MS와 구글, 애플은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웹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구글독스의 오피스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웹 사이트를 통해 브라우저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인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 등 아이워크 제품군의 베타 버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 MS도 오피스닷컴(office.com)을 통해 MS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MS 오피스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다만 프리미엄 기능을 빼고 기본기능들만 제공해 비지니스용에 비해선 기능이 단순하지만 일반인들이 쓰기엔 전혀 문제없다

 


이처럼 MS, 구글, 애플 등이 앞다퉈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맞는 오피스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한글과 컴퓨터는 벙어리 냉가슴 알듯이 꿀먹은 벙어리 신세이다. 한글과 컴퓨터도 물론 사용자 PC에 별도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웹브라우저를 통해 오피스서비스를 제공하는 씽크프리 온라인(웹오피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MS 오피스 문서와 호환될 뿐이다. 한컴 오피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컴 오피스는 점점 갈라파고스화돼 결국 MS,구글,애플의 무료 모바일용 오피스 앱과 무료 클라우드 웹기반 오피스때문에 일반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이들 업체들의 비즈니스용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때문에 국내 기업들한테까지 외면받으면서  점점 쇠락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컴 오피스의 새로운 혁신이 없다고 한다면 대한민국 정부 및 관공서가 세금으로 한컴 오피스를 먹여 살리는 꼴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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