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MS의 노키아 인수, 모바일 시장 판도 바꿀 수 있을까?

想像 2013. 9. 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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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장에서 고전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휴대전화 제조기술과 각종 통신 특허를 보유한 노키아를 54억4000만유로(7조8654억원)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MS는 노키아의 기기 및 서비스 사업부 인수에 37억9000만 유로를, 특허 인수에 16억5000만유로를 각각 지불하는데 합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인수와 함께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MS로 이동, 기기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직을 맡게 된다. 인수 작업이 완전히 끝나면 노키아 직원 3만2000여명도 MS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 인수라는 '빅딜'을 통해 모바일 기업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MS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번 MS의 노키아 인수가 모바일 시장 판도를 바꾸게 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고 하겠다.



MS는 노키아 인수를 통해 무엇을 노리나?


PC의 몰락속에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확대만이 살길


이번 MS의  노키아 인수는 PC의 몰락과 스마트폰, 태블릿의 급성장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속에 어찌보면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MS는 PC 시장에서는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의 급성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PC의 몰락앞에 미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계 가트너는 1분기 세계 PC 판매량이 7921만 대를 기록해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8000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4년 만에 최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1.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IDC 조사에서도 1분기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한 7630만 대에 그쳤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 7.7%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1994년 PC의 출하량을 집계해온 이후 최악의 결과다. 이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수단이 PC에서 태블릿PC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옮겨간데 따른 것이다.


반면 MS는  새로운 성장동력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부문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OS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79.3%, 애플의 iOS는 13.2%인 반면 MS의 윈도도 3.7%에 불과하다. MS의 윈도폰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이 MS의 OS인 윈도폰을 지지해줘야 하나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이 MS의 OS인 윈도폰을 지지해줄 거란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MS의 윈도폰 점유율을 증대시킬 수 있은 유일한 대안은 노키아밖에 없다. 썩어도 준치라고 노키아는 2013년 2분기에만 5천370만대 휴대폰을 판매했다. 따라서 MS는 노키아 인수를 통해 노키아 스마트폰에 윈도폰을 탑재해 판매할 경우 할 윈도폰 운영체제 점유율을 빠른 시일내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이다. 



SW·HW 생태계 전략 완성…애플·구글 등과 대등한 경쟁 


한편, MS는 이번 인수로 소프트웨어업체에서 기기 및 서비스 기업로 변신을 가속화해 소프트웨어(OS)와 단말기, 콘텐츠를 결합한 생태계 중심 경쟁에서 애플, 구글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7월 스티브발머 MS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올해말까지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며  구조조정을 통해 모바일 시대에 걸맞는 하드웨어와 웹기반 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MS의 주요 캐시카우인 윈도와 PC 모바일, 엑스박스 사업부를 하나로 묶고 M&A와 신사업 발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나 PC제조사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등 대외협력을 책임지는 사업 부서와 검색서비스인 빙(Bing)과 오피스프로그램, 스카이프 등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사업부서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는 MS가 애플과 구글이 내세우는 IT생태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이번 MS의 노키아 인수는 이러한 MS의 SW·HW 생태계 전략 완성 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애플은 아이폰과 이를 구동시키는 iOS를 함께 개발했고 전세계 안드로이드폰에 운영체제를 무상으로 공급하던 구글도 2011년 모토롤라를 인수하며 자체 스마트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번 노키아 인수로 MS는 소프트웨어(OS)와 단말기, 콘텐츠를 결합한 생태계 중심 경쟁에서 애플, 구글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마침내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MS의 노키아 인수,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MS의 노키아 인수, 시장 판도를 뒤집기는 힘들다?


MS의 노키아 인수가 지금 당장 시장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큰 파괴력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로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로 구글과 모토롤라가 합친 `구글롤라`가 2년이 지나도록 힘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이번 인수ㆍ합병(M&A)이 IT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다.구글은 모토롤라 인수 이후 꾸준한 인원 감축을 하고 있고 `모토X`라는 모델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둘째로 노키아는 최근 윈도8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이미 구글-애플의 양강구도가 형성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MS의 윈도폰 OS 시장 점유율 역시 윈도8 출시 이후 3%대까지 갔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로 검증받았기 때문에 합병 이후 양사의 시너지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세째는 노키아 인수가 MS에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노키아를 통한 시장 확대가 실패할 경우 MS는 삼성전자, HTC 등 우군만 잃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다.


네째는 노키아를 인수하고 최적화된 윈도폰을 내놓는다고 해도,  플랫폼 회사에 휘둘리며 사업 위기를 겪었던 전세계 이통사가 MS-노키아 윈도폰에 선뜻 마음을 열지는 의문이다. 이통사들은 구글이 애플처럼 될 수 있고, 아이폰에 당했던 전철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생각한 결과 모토로라의 모토X는 이통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MS의 노키아 인수, 만만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의 노키아 인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MS는 이번 인수로 애플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MS가 노키아와 완벽한 화학적 결합을 통해 그동안 멀티플랫폼 전략을 버리고 윈도폰에 집중한다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MS의 노키아 인수, 삼성, LG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애플-구글-MS의 신삼국지로 위상 약화는 불가피


MS의 노키아 인수로 SW·HW 생태계를 모두 갖춘 애플-구글-MS의 신 삼국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현재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독자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구글은 OS를 제조기업에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모토로라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구글은 언제든 스마트폰 독자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만약 MS가 노키아와의 결합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경우 구글을 자극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생산 방식의 가속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주요 OS 보유 기업이 스마트폰 독자 생산에 나서게 되면 삼성과 LG 같은 제조 중심의 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OS 기반 기업들이 제조역량까지 갖추고 점차 애플과 같은 'SW-단말기' 통합 정책에 나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의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반사이익도 있어


반면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히려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노키아는 안드로이드 적용에 미온적이었지만 언제든지 방향을 전환하면 안드로이드폰 1위와 2위인 삼성과 LG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였다. 노키아가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제조할 가능성이 더 줄어든 만큼,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이는데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애플-구글-MS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횡 가능성에 위협을 느낀 이통사들이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함께 개발중인 모바일OS '타이젠'을 적극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세계 이통사들의 시선은 애플, 구글 이외의 제3의 플랫폼에 쏠려 있다. 구글이 점차 안드로이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미래에 대비한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파이어폭스, 우분투 같은 새 OS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모질라재단, 캐노니컬 등의 컨소시엄에 유력 이통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애플-구글-MS의 신삼국지 시대가 열릴 경우 이에 위협을 느낀 이통사들은 비교적 우호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의 '타이젠'을 대안으로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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