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최고'라는 스마트폰 사양, 과연 내게 얼마나 필요한 기능일까?

想像 2013. 8. 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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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스마트폰 메이커들은 타사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스플레이에선 PPI 경쟁을, 동영상녹화에선 FULL HD을 넘어 UHD로, AP는 쿼드코어 경쟁에서 이젠 옥타코어로, 카메라에선 1,300만화소이상의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로, 통신방식은 LTE를 넘어 LTE-A로. 각 제조업체마다 세계최초, 세계 최고를 타이틀 삼아 마케팅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양이 올라가면 그만큼 원가도 올라가고 제품 가격도 상승할 수 밖에 없는 법. 그런데 과연 이런 최고 사양들이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정말 뭔가 새로운 가치나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일까? 본인의 생각으론 'No'이다 


1. 300이상의 PPI(인치당 픽셀수)


애플 아이폰은 애플이 약 12인치 시청 거리에서 정상 시력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을 300PPI(pixels per inch, 인치당 픽셀 수)로 규정하고 레티너 디스플레이를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대부분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은 이제 400PPI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PPI가 높다고 좋은 스마트폰일까요? 


시청 거리 12인치(약 30cm)에서, 정상 시력인 30CPD(1.0) 기준(파란선)으로 286PPI를 넘으면 픽셀을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이론적 최대 시력치라고 하는 50CPD(1.2) 기준(주황선)을 기준으로 하면 477PPI가 된다.시력 검사의 최대치인 60CPD(2.0) 기준(빨간선)을 기준으로 하면 573PPI이다. 기준을 높이면, 제품가격이 높아진다. 그런데 300PPI를 넘으서면 그 높아진 가격이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가 크지 않다고 보여진다. 




2. UHD화질 동영상 녹화


삼성전자가 내달 9월 4일 독일에서 공개하는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에 세계 최초로 4K UHD(7680×4320) 화질의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고 한다. UHD 영상은 HD(1920×1080)보다 화질이 네 배 이상 선명하다. 


현재 시중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풀HD 영상 녹화를 지원하고 있다.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4나 애플 아이폰5나 모두 풀HD급 화질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그럼 4K UHD급 동영상 녹화기능이 갖춘 '갤럭시노트3'가 갤럭시S4나 애플 아이폰5보다 월등히 좋은 제품일까? 대답은 글쎄이다. 5~6인치대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선 UHD와 풀HD의 차이는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UHD 동영상을 제대로 즐기자면 UHD TV가 필요하지만 UHD TV가격은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LG전자의 55인치 UHD TV(55인치)가 590만원, 삼성전자65인치 UHD가 890만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3. 옥타코어 AP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를 채택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고성능 코어텍스-A15와 저전력 코어텍스 A-7 코어를 각각 4개씩 넣은 ‘엑시노스5 옥타’ 애플리케이션은 ARM의 ‘빅리틀’ 기술을 이용했다. 즉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코어를 넣어 고성능이 필요한 곳에는 코어텍스-A15를, 성능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곳에는 코어텍스-A7을 바꿔가면서 쓰는 것이다.삼성은 이 엑시노스5를 ‘옥타코어’로 이름 붙였지만 삼성이 이를 옥타코어로 부르는 것에 대해 숫자 늘리기일 뿐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옥타코어 갤럭시S4가 쿼드코어 갤럭시S4보다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갤럭시S4가 특정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부품 성능을 조작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현재보다 두 배 빠른 성능을 요구한다면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선 가격을 올리는 요소만 될 뿐이다. PC시장도 비슷하게 성능 경쟁이 코어 개수로 옮겨 갔지만 결국 쿼드코어 정도에 클럭당 작동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게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딱히 8개 코어가 작동하면서 얻게 되는 효과가 뭔지를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이다.


7월 26일 어제 애플이 아이폰5S에 A6보다 속도가 31% 빠른 A7 칩을 지원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A7칩은 64비트 듀얼 코어를 지원해 연산 능력과 그래픽 처리 속도가 크게 향상된 점이 특징으로 알려졌는데 재미있는 것은 쿼드코어도 아닌 듀얼코어이면서도 처리속도를 31%나 향상시켰다고 해서 화제이다.


결국 스마트폰의 성능이 반드시 코어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4. 1,300만이상 화소 카메라


노키아가 지난 7월11일 41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윈도 스마트폰 ‘루미아1020’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4 줌 등에 이어 내년에는  거의 모든 프리미엄 모델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처럼 높은 화소의 스마트폰 카메라, 정말 필요할까? 물론 높은 화소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확대했을 경우에 글씨등이 깨지지 않고 선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인화사진에서나 모니터로는 그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1,000만화소만 넘어가면 왠만해선 그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고 한다


또한 사진의 화질은 화소외에도 이미지센서의 크기, 빛의 감도를 조정할 수 있는 ISO와 렌즈의 성능, 셔터 스피드 조절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스마트폰 카메라의 경우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ISO수치나 셔터 스피드 조절이 대부분 오토설정이 되어 있어 화소수만 크다고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저장할 수 있으며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스마트폰의 장점이지 DSLR를 대체할 수 있는 정도의 고화질 사진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5. LTE-A


현재 한창인 LTE-A 광고 전쟁에서 3G는 아예 몹쓸 존재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LTE는 기본이고 LTE-A는 옵션이라는 게 사회적 대세인양 이야기 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3G에서도 웬만한 인터넷 사용에는 별문제가 없다. 무료로 사용하는 와이파이 구역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확연한 속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이용자가 그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이동통신사들이 LTE-A가 기존 LTE보다 2배 빠른 초당 150메가비트(Mb)의 통신 속도를 낸다면서 '영화 한 편을 1분 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150Mb를 실제로 구현한다고 해도 현재 스마트폰에서 이 정도 속도가 필요한 서비스나 콘텐츠는 전무하다 . 가장 많은 데이터양을 쓰는 초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으로 보내주는 것)도 4~8Mb 속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일보의 측정결과 이동통신사들은 LTE-A가 초당 150메가비트(Mb)의 통신 속도를 낸다고 광고와 마케팅을 하지만, 실측 결과 초당 평균 25메가비트에 불과했다. 일부 지역에선 LTE-A가 LTE보다도 속도가 느린 경우도 있었다. 아직 제대로 망(網) 이 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필요와 관계없이 우선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개개인들의 취향과, 이동통신가입자수가 포화상태가 이른 상태에서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을 높이기 위해 LTE-A서비스로 갈아탈 것을 강권하다시피 하는 통신사들의 밀어붙이기식 마케팅이 더해진 결과다.


***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의 최고 사양 스마트폰 경쟁은 과한 면이 있다. 스마트폰의 혁신이 더이상 멈춘 상태에서 이러한 사양 경쟁은 제조업체들의 자기만족에 다름없다. 사양면에서는 현재 나온 스마트폰으로도 상요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 오히려 이제는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디자인 같은데서 더 만족을 얻게 될지 모른다. 이는 스마트폰의 원조격인 '애플'마저 그렇다.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5C가 나오면 프리미엄 아이폰5S보다 더 잘 팔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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