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모차르트

모차르트 : 대미사 C단조, K.427 [John Eliot Gardiner]

想像 2023. 11.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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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 in C Minor, K. 427 "Grosse Messe"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John Eliot Gardiner

English Baroque soloists

Monteverdi Choir

Sylvia McNair, sopran

Diana Montague, sopran

Anthony Rolfe Johnson, tenor

Cornelius Hauptmann, bass

 

1. Kyrie (Andante moderato: Chorus and Soprano)
2a. Gloria: Gloria in excelsis Deo (Allegro vivace: Chorus)
2b. Gloria: Laudamus te (Allegro aperto: Soprano II)
2c. Gloria: Gratias agimus tibi (Adagio: Chorus)
2d. Gloria: Domine Deus (Allegro moderato: Sopranos I and II)
2e. Gloria: Qui tollis (Largo: Double choir)
2f. Gloria: Quoniam tu solus (Allegro: Sopranos I and II, Tenor)
2g. Gloria: Jesu Christe (Adagio: Chorus) 
2h. Gloria: Cum Sancto Spiritu (Chorus)
3a. Credo: Credo in unum Deum (Allegro maestoso: Chorus)
3b. Credo: Et incarnatus est (Andante: Soprano I)
4. Sanctus (Largo: Double choir)
5. Benedictus qui venit (Allegro comodo: Quartet and Double chorus)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시절과는 달리 비엔나 시절(1781~1791)에는 종교음악을 별로 쓰지 않았다. 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는 로마 가톨릭의 대주교가 다스리는 도시였고, 그곳의 궁정음악가였던 모차르트는 교회를 위한 음악을 의무적으로 작곡해야 했다. 하지만 비엔나에서 모차르트는 프리랜서 음악가였고 당연히 종교음악보다는 세속음악에 주력했다. 더구나 당시 오스트리아의 황제인 요제프 2세가 교회음악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던 탓에 궁정이나 교회에 소속된 음악가가 아니고서야 굳이 종교음악을 써야 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모차르트의 비엔나 시절 종교음악은 소수만이 전해지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 d단조](K.626)이다. 그리고 이것에 더하여 [대미사곡 c단조](K.427), [키리에 d단조](K.341), 모테트 [아베 베룸 코르푸스](K.618) 정도가 모차르트가 비엔나 시절에 남긴 종교음악의 전부이다. 이 가운데 [대미사곡 c단조]는 그가 비엔나에 정착한 초기인 1782년에서 1783년 사이에 작곡한 것으로, [레퀴엠 d단조]와 더불어 모차르트가 종교음악 분야에 남긴 양대 걸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이 작품은 작곡 동기라는 측면에서 모차르트의 작품들 중에서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 속한다. 모차르트는 다분히 ‘실용적인’ 작곡가였기 때문에 주문을 받지 않고 곡을 쓰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이 [대미사곡 c단조]는 순수하게 자발적인 동기에서 우러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의 중심에는 그의 아내 콘스탄체에 대한 사랑이 있다.

 

비엔나에 정착한 직후 모차르트는 콘스탄체 베버라는 6세 연하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그가 묵던 하숙집 여주인의 딸이었고, 그 이전에 그가 한 때 사랑했던 가수 알로이지아 베버의 동생이었다.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차르트는 자신의 아내가 될 여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녀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못나지도 않았어요. 그녀의 작고 까만 두 눈과 사랑스러운 용모에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지요. 그녀는 위트는 없지만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기에 충분한 상식을 갖췄답니다. 사치와는 거리가 멀고, 옷차림도 대개는 초라해요. 그녀의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 다른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느라 그녀는 뒷전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그녀는 살림살이를 터득했고 아주 친절한 마음씨를 지녔습니다. 저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는 온 영혼으로 저를 사랑해요. 제가 이 이상의 아내를 바랄 수 있을까요?”

 

모차르트는 1782년 8월 4일 비엔나 중심부의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콘스탄체와 결혼식을 올렸다. 고대했던 아버지의 결혼 승낙은 떨어지지 않았고, 그와 콘스탄체는 신부의 가족들과 지인 몇 명, 그리고 결혼식을 주관한 사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촐하게 예식을 치러야 했다. 그래도 얼마 전 징슈필[후궁 탈출]로 대성공을 거둔 모차르트의 가슴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가꿔나갈 행복한 미래를 향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은 아내와의 결합을 기념하는 종교음악을 써나가고 있었다.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모차르트는 [대미사곡 c단조]에 ‘결혼 서약’의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그는 이 곡을 작곡하고 있었을 때 콘스탄체가 와병 중이었다고 전했는데, 그렇다면 이 곡에는 연인의 쾌유를 기원하는 그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이 미사곡은 1783년에 모차르트가 아내를 아버지와 누이에게 인사시키기 위해서 잘츠부르크를 방문했을 때 초연되었는데, 당시 소프라노 독창은 다름 아닌 콘스탄체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금이나 그 때나 이 미사곡은 불완전한 상태여서 부족한 부분은 잘츠부르크 시절에 작곡한 곡들로 대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모차르트가 이 곡을 쓴 또 하나의 동기로 바흐와 헨델의 음악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그는 비엔나에서 명망 높은 음악 후원자인 판 슈비텐 남작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바로크 음악 애호가였던 남작의 집에서는 매주 음악회가 열렸다. 모차르트는 그런 음악회에 열심히 참석했으며, 매번 남작으로부터 바흐나 헨델의 악보를 빌려 왔다. 그는 그 악보들을 탐독하고 직접 연주해 보았으며, 마음에 드는 곡들은 손수 사보를 할 정도로 바로크 시대 거장들의 음악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콘스탄체는 그에게 푸가를 써보라고 졸랐는데, 그가 사양하자 ‘최고의 아름다움이 농축된 음악을 왜 쓰지 않느냐’고 타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환상곡(전주곡)과 푸가 C장조](K.394)를 작곡하여 그녀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이 [대미사곡 c단조]에서도 바흐 풍의 대위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는데, 이런 면은 특히 ‘대영광송’에 포함된 여러 곡들과 ‘상투스’ 등에서 두드러진다. 그런가 하면 밝고 활기찬 ‘글로리아(Gloria in excelsis)’ 같은 곡에서는 헨델의 양식이 떠오르며, ‘당신을 찬미하나이다’나 ‘육신을 취하시고’ 같은 곡들은 18세기 이탈리아의 칸타타나 오페라의 아리아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는 까닭에, 이 작품은 ‘양식적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다채로움이야말로 모차르트 음악 고유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바로크 거장들에 대한 재발견이 모차르트의 음악성을 한층 심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 미완의 미사곡은 그의 창작이력에서 중대한 전환기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미완성이다.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미사곡을 구성하는 악곡들 가운데 일부가 누락되거나 불완전한 형태로 방치된 것이다. 이를테면 ‘크레도’는 합창과 베이스 파트만, ‘에트 인카르나투스’는 성악과 관악, 베이스 파트만 완성되어 있다. 그리고 ‘아뉴스 데이’는 완전히 빠져 있다. 그래서 알로이스 슈미트, 로빈스 랜던, 프란츠 바이어, 리처드 몬더 등의 연구가들이 미완성 부분을 보완하거나 모차르트의 다른 곡들로 채워 넣은 판본들이 나왔다. 오늘날에는 지휘자들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판본이 연주되고 있다. 이 미사곡은 연주에는 클라리넷이 빠진 2관 편성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네 명의 독창자(소프라노 2, 테너 1, 베이스 1)가 필요하며, 모차르트가 남긴 악곡들은 다음과 같다.

 

제1곡. Kyrie 키리에 (자비송)

안단테 모데라토, c단조, 4/4박자로 차분하게 진행되는 엄숙한 오프닝 곡. 전체적으로 유연한 대위법적 전개에 기대어 진지하고 겸허하게 침잠해 들어가는 흐름을 보이며, 애절한 기운을 머금은 제1소프라노 독창의 매혹적인 광채가 돋보인다.

 

제2곡. Gloria 글로리아 (대영광송)

다양한 템포와 분위기를 지닌 7개의 곡으로 구성된다. 합창으로 진행되는 첫 곡 ‘Gloria in excelsis Deo(하늘 높은 곳에서는 천주께 영광)’에서는 장대하고 화려한 푸가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Laudamus te(당신을 찬미하나이다)’에서는 제2 소프라노 독창이 맑고 생기 넘치는 선율을 낭랑하게 노래한다. 여기까지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이제부터는 사뭇 진중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Gratias(주의 영광 크시기에)’에서는 합창단의 소프라노 파트가 두 부분으로 나뉘어 5부 합창을 이루며, ‘Domine Deus(천주시여)’는 소프라노의 2중창으로 진행된다. 엄숙한 울림으로 가득한 ‘Qui tollis(세상 죄를 없애시는 주여)’는 현의 서주로 시작되어 장대한 8성부 합창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특히 피아노(p)의 세기로 반복되는 ‘miserere(자비를 베푸소서)’ 부분과 ‘suscipe(들어주소서)’ 부분의 싱커페이션(당김음 리듬)이 인상적이다. ‘Quoniam(홀로 거룩하시고)’는 긴 전주를 수반하며 두 소프라노 독창과 테너 독창에 의한 3중창으로 진행되는 푸가 풍의 곡이다. 일련의 흐름은 ‘Jesu Christe(예수 그리스도여)’에서 마침내 절정에 도달한다. 출발과 동시에 모든 합창과 관현악이 일제히 울리면서 사뭇 장중하고 감흥에 찬 분위기를 연출하며, ‘Cum Sancto Spiritu(성신과 함께)’ 부분으로 넘어가면 강력하고 복잡한 푸가가 열정적으로 전개된다. 오르간까지 가세하는 이 장대한 푸가는 마지막에 ‘Amen(아멘)’을 힘차게 외치면서 마무리된다.

 

제3곡. Credo 크레도 (신앙고백)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Credo in unum Deum(한 분이신 천주를 믿나이다)’는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C장조, 3/4박자의 밝은 분위기와 힘찬 흐름을 가진 전주로 시작되어 소프라노가 2부로 나뉜 5부 합창으로 진행된다. 이어지는 ‘Et incarnatus est(육신을 취하시고)’는 전곡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안단테, F장조, 6/8박자, 시칠리아노풍의 리듬 위에서 제1 소프라노 독창자가 지극히 우미하고 매혹적인 선율을 노래하며 목관의 솔로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제4곡. Sanctus 상투스 (거룩송)

다시 한 번 모든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장중한 합창이 울려 퍼진다. 라르고, C장조, 4/4/박자로 출발하여, ‘Hosanna(호산나)’로 넘어가면 알레그로 코모도, C장조, 4/4박자의 강력한 푸가가 펼쳐진다.

 

제5곡. Benedictus 베네딕투스 (축복송)

앞선 ‘호산나’ 부분의 템포와 박자를 그대로 이어받아 출발하지만, 조성은 a단조이다. 네 명의 독창자가 노래하는 선율이 교묘하게 얽히며 진행되는 곡으로, 마지막에는 ‘호산나’의 푸가가 노래된 후 C장조로 마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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