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공연리뷰] 소리꾼의 재담과 음악이 어우러진 현대판 판소리 ‘몽유록’

想像 2011. 12. 1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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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록'은 판소리 특유의 재담으로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유쾌한 극의 전개와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창작국악그룹 그림의 짜임새 있는 음악이 어우리진 현대판 판소리였다.

'몽유록'은 신광한의 한문소설 ‘기재기이’의 이야기, <최생우진기>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최생이라는 선비가 신선을 만나 노닐다가 10년 후 다시 만날 약속을 한 뒤 돌아와서는 세속에 관심을 두지 않고 종적이 묘연해졌다는 내용이다.

'몽유록'은 부채를 든 1명의 창자(唱者)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창(소리)·아니리(사설)·발림(몸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엮어가는 극적 음악인 '판소리'와 마찬가지로 소리꾼의 재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만 전통 판소리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창(소리)·아니리(사설)·발림(몸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엮어가는 반면 '몽유록'은 소리꾼이 창작국악그룹(The 林)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연주와 함께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그러나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전통판소리 형식에는 없는 요소도 적절히 가미되어 있다. 우선 무대전면에 스크린을 통해 표현된 영상은 한국특유의 질감과 색감을 입체적으로 선보여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분장과 퍼포먼스를 통해 모노드라마라는 판소리의 한계를 넘어 관객들의 극에 대한 이해들 돕고 있다.

또한 마당놀이처럼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중간중간 극의 재미를 더하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몽유록'은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현대판 판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그림만의 독특한 장르를 완성시키며 우리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시각을 새롭게 하는 창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멋진 공연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첫째는 전체적인 극의 내용과 줄거리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둘째는 무대 전면의 대형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영상이 극의 흐름을 이해시키는데 큰 도움이 못되었다. 예컨대 이야기속의 배경을 애니메이션 화면으로 표현한다든지 하는 좀 더 적극적인 멀티미디어극의 요소가 가미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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