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전주향교에서 음악파티를 즐기다, 소리프론티어 관람기

想像 2011. 10. 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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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프론티어는 장르의 벽을 허물고 과감한 실험정신으로 똘똘뭉친 젊은 국악인들이 펼치는 음악경연잔치이다.

올해는 한옥마을 향교에서 10.1(토)-10.2(일) 이틀에 걸쳐 시울雲, 불세출, 월드뮤직프로젝트 JB, wHOOL, 절대歌인, Acoustic, 이창선대금스타일, We project, Band 'AUX' 등 한국 창작국악팀, 월드뮤직팀 9개팀이 경연을 펼쳤다.

소리프론티어는 경연대회이긴 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야외 파티형 콘서트이기도 하다,

초생달이 하늘에 걸쳐진 가을밤, 연륜이 배어 있는 노거수들에 둘러싸인 한옥마을 향교 앞마당 잔디에 깔깨를 깔고 앉아 주최측이 준비해 준 맥주 한 캔을 비우면서 즐기는 소리프로티어 공연은 정말 전주세계소리축제 최고의 추억거리가 아닐 수 없다.

소리프론티어의 매력, 전주향교

소리프론티어의 가장 큰 매력은 전주한옥마을 향교에서 열린다는 것. 전주 향교는 지금까지 원형이 많이 남아있는 몇 안되는 향교 중 하나이다.

전주 향교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명륜당, 계성당, 동무, 서무 등 16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리프론티어는 대성전 앞 마당에서 열린다.

전주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곳 중의 한곳이 전주 향교라고 한다. 전주향교 앞마당에 융단처럼 깔린 은행잎을 보면 누구나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또한 가을 분위기에 흠뻑 젖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전주향교이지만 가을의 아름다운 향교 풍경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초생달이 걸린 가을 밤의 낭만적 정취가 운치를 더한다. 멋진 음악과 조명까지 합세하면 공연장소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뉴에이지 뮤지션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공연이 부럽지 않을 정도.


자유로운 분위기의 파티형 콘서트

소리프론티어는 무엇보다 자유로운 파티형 콘서트이다. 관람객들에게 입장시 깔개 하나와 맥주 한캔이 제공된다. 전주향교 대성전 앞마당 잔뒤에 깔개를 놓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편하게 음악파티를 즐기면 된다. 중간 중간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말이다

어두움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할 무릅 전주향교에 입장한다. 깔개와 맥주 한캔을 들고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이들부터 어르신네까지 다양한 분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10월1일 토요일에는 시울雲, 불세출, 월드뮤직프로젝트 JB, wHOOL  4개팀의 경연과 특별초청팀 더럽 더 앰버서더(Dereb The Ambassador)의 공연이 펼쳐졌다.


시울雲

첫 번째 공연팀은 시울雲, ‘전통음악 재창조, 대중과의 소통’을 모토로 활동하는 서울운은 우리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하여 드라마틱하고 색채감 넘치게 표현하겠다는 각오가 다부진 팀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구름 넘어 달’ 등 창작곡등을 주로 연주했다. 기타와 해금, 해금과 멜로디언 등이 어울려지는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국악악기의 개별적인 특징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했다는 평과 함께 신디사이저, 기타 등 양악기가 뒤에서 받쳐주는 못하고 너무 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세출

‘좀처럼 세상이 나타나지 아니할 만큼 뛰어난’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불세출’은 전통의 흥과 호흡을 강조하는 팀이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 해금 등 전통악기를 다루는 이준 전우석 김진욱 박계전 김용하 박제헌 최덕렬 등 남성 연주자로만 구성된 ‘불세출’은 지난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동기들이 의기투합해 창단한 창작국악그룹이다.

‘불세출’은 전통음악 어법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퓨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팀이다. ‘불세출의 공연을 보면 전통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팀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으며 음악적 깊이나 개개인의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호평과는 별개로 다른 팀에 비해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왠지 벽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월드뮤직프로젝트 JB

싱어송라이터이자 젋은 피리연주자인 진윤경이 결성한 월드뮤직앙상브로 재즈와 피리, 태평소, 생황의 소리를 합쳐Korea Spirit, 탱고, 천개의 태양, 토텐탄츠 등의 모던 창작곡을 선보였다.

생황과 탱고의 만남, 자진모리장단과 재즈의 즉흥적 연주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은 탱고에 왜 생황을 쓰야 하는지 곰곰이 되집혀 볼 필요가 있다면서 ‘탱고를 단순히 생황이란 다른 악기로 연주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 공연 동영상 (일부) ■

wHOOL

민요부터 궁중음악, 일레트로닉 사운드까지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wHOOL은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추천마임축제 등을 비롯하여 몽고, 남아공, 미국투어, 프랑크푸르트, 홍콩 등에서도 공연을 펼친 세계를 무대로 하는 팀이다.

이들의 파워풀한 음악과 다양한 퍼포먼스는 관중등을 매료시키기 충분했으며 4개팀중 가장 열렬한 관객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에 관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하나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하지만 심사위원들로부터는 대중성은 있지만 전통음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지적을 받았다.

■ 공연 동영상 (일부) ■

추운날씨에도 자리를 지킨 관객들

사실 이날 공연은 갑자기 떨어진 기온탓으로 뚜꺼운 옷을 입지 않았거나 담요 등 보온수단을 가지고 오지 않은 관객은 공연내내 추위와 싸워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4팀의 공연이 끝나고 특별초청팀 더럽 더 앰버서더(Dereb The Ambassador)의 공연이 이어지질때까지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지키면 가을밤의 음악항연을 즐기고 있었다.


더럽 더 앰버서더(Dereb The Ambassador)

더럽 더 앰버서더는 프로듀서 토니 부천과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에티오피아 음악 차트 1위를 석권하던 가수 겸 마센코 (에티오피아의 외줄 전통 현악기) 연주자인 더럽 드살렌이 만든 프로젝트 밴드.

2003년 더럽이 고향을 떠나 호주로 근거를 옮기며 호주 아티스트들과 함께 결성한 7인조 밴드다. 더럽의 독특한 음색과 70년대 에티오피아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그다지 빠르지 않으면서 독특하고 흥겨운 음악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처음 이들의 공연을 접하는 한국관객들 입장에서는 더럽의 독특한 음색과 70년대 에티오피아 음악이 조금은 어색하고 낮설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소리프론티어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정말 멋진 장소에 멋진 공연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소리프론티어는 어느 음악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전주세계소리축제만의 특징이자 매력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소리프론티어가 더욱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찾는 분들에게 꼭 봐야할 공연 1호로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내년 소리 프론티어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다시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찾겠다는 다짐을 한다. ^^

(이글은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 블로그 기자단으로 쓴 글입니다. 원문은 http://blog.sorifestival.com/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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