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IT·모바일 강국 한국의 허와 실

想像 2011. 1. 27. 07:00
반응형

최근 IT·모바일 강국 한국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뉴스들이 속속 전해졌다. 한국이 인터넷 속도에서 세계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LTE-어드밴스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는 소식 등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IT산업의 실상을 보면 결코 IT강국, 모바일 강국 한국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해 지고 있다. 한국 IT산업의 경쟁력 순위는 점점 떨어지고 있고 과거 철옹성같아 보여던 한국 시장은 TGIF의 공습에 속절없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강이라는 디스플레이 산업 등은 애플,소니등의 견제와 차이완의 추격으로 빨간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 한국 IT산업은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실상은 제자리 아니 뒷걸음질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한국 인터넷 속도 세계 1위 차지

미국의 웹트래픽 전문업체 아카마이(Akamai)는 23일 지난해 3분기 '인터넷현황'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속도에서 한국이  세계평균속도의 7배가 넘는 14Mbps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홍콩(9.2Mbps), 일본(8.5Mbps), 루마니아(7.0Mbps), 네덜란드(6.3Mbps)가 뒤를 이었다. 미국은 5Mbps로 12번째에 위치했다. 

  세계최초 LTE-어드밴스드 개발

우리나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차세대 기술인 LTE-어드밴스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ETRI가 5년간 644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개발한 LTE-어드밴스드는 LTE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개선한 것으로 초당 600MB의 자료를 무선 전송할 수 있다. CD 한 장 분량의 영화를 9.3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어 현재 사용되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보다 42배나 빠른 것이다.

LTE-어드밴스드를 이용해 무선기지국 간에 자료를 주고받는 시연은 외국에서도 성공한 적이 있지만 이동 중 대용량 자료를 송수신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에릭슨ㆍ노키아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사들이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에서 ETRI가 전송속도를 한 단계 진화시킨 기술을 먼저 개발함으로써 한발 앞서가게 된 것이다. 

 앞서 가는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국내 이통3사는 3.9G로 불리는 LTE 이통망 구축을 위해 2014년까지 6조7,379억원을 투자하고 무선랜(와이파이)망을 지난해 6만6,000개소에서 올해는 16만5,000개소로 대폭 늘리고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도 올해 1만개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유선 인터넷에 이어 무선 네트워크 부문에서도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터넷 속도 증가율 한국은 감소

위에서 언급한 아카마이(Akamai)의 지난해 3분기 '인터넷현황'보고서를 보면 인터넷 속도 증가율에서는 홍콩이 전년 대비 19% 상승하는 등 세계 국가들이 평균 14% 빨라진 반면에 한국은 오히려 3.2% 감소해 10위권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속도가 떨어졌다. 절대 속도로 대변되는 인프라 수준은 여전히 최고지만, 그만큼 빨리 늘어나는 한국의 모바일기기 통신수요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한국 IT산업의 경쟁력 하락 추세

2009년 9월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발표한 IT산업 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의 IT산업 경쟁력은 세계 1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IT산업 경쟁력은 조사 첫해인 2007년에는 3위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나, 2008년 8위, 2009년 16위로 IT산업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세계적인 경제컨설팅 회사인 LECG의 2009년 접속성 평가(Connectivity Scorecard)에서도 한국은 18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세계 50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통신인프라·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와 사용자 간의 모든 상호작용을 평가한 것이다. 

 고전중인 국내 IT산업의 소프트파워

무엇보다 한국 IT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IT산업의 패러다임이 H/W·인프라에서 SW·콘텐츠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이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 스마트폰, 태블릿 PC시장에서 애플과의 싸움에서 밀리자 구글이라는 원군을 끌어들어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래 IT산업의 핵심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국내 SW·콘텐츠산업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채 세계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최근 국내 IT산업은 TGIF(Twitter,Google,iPhone,Facebook)의 공습앞에 점점 시장을 내주고 있는 형국이다. 트위터, 페이스북이 무섭게 국내 SNS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고 구글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의미있는 두자리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애플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2000년대초  아이러브스쿨, 다이얼패드, 싸이월드 와 같은 강력한 벤처 정신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점점 국내시장에서는  창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증가하는 한국 견제와 차이완 파워

국내 대표적인 IT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 공급을 받고 있는 소니와 애플이 공급 거래처를 다양화하면서 세계디스플레이산업을 주도해 왔던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앞날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애플은 차세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받기 위해 일본의 도시바 및 샤프와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도 최근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이고 LG디스플레이 및 대만기업들로 LCD패널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애플과 소니의 이러한 움직은 경쟁사인 한 기업에 너무 의존할 수 없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잘 팔려도 안 팔려도 삼성전자는 웃게 되어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얼마나 단견인가를 보여준다. 

중국(China과 대만(Taiwan)을 합성한 신조어인 '차이완'의 기업들 역시 만만찮은 위협이다. 시장점유율과 기술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차이완 시대의 개막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사실 전자 제품을 분해해 보면 안에 들어가는 부품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차이완 기업들이 거센 추격을 거듭한다면, 삼성전자 등 국내IT업체들이  누리고 있는 간발의 비교우위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