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남격 합창단의 애니 메들리는 정말 훌륭했다

想像 2010. 9. 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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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여간을 달려온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오합지졸 합창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모니를 내는 합창단으로 거듭나며 성공적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남격' 합창단은 '넬라 판타지아'와 '애니메이션 메들리'를 연달아 선보였다. 첫 연습 때 생소하게만 들렸던 '넬라 판타지아'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가장 파워풀하고 예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시 너무 명곡을 선택한 탓인가?  남격 합창단이 선사한  '넬라 판타지아'는 예쁜 하모니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2% 부족했다.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은 영화 미션에 나오는 OST 중 오리지널 OST는 엔니오 모리꼬네 가 작곡한 'Gabriel's Oboe'에 가사를 붙여 만든 노래이다.

《가브리엘의 오보에》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영화 "미션"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이다.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Gabriel's Oboe' 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선교사가 미지의 땅에서 원주민과 처음 친해지는 계기가 된 오보에. 그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곡이다.

이후 유명해진《가브리엘의 오보에》는  첼로의 거장 Yo-Yo Ma에 의해 첼로 연주 버전으로 편곡되어 연주되기도 한다.  [Yo-Yo Ma Plays Ennio Morricone]음반의 타이틀 곡이도 한 《Gabriel's Oboe》는 오보에와는 다른 첼로만의 음색으로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연주하는데 그 깊은 음색이 더 애절한 느낌을 자아낸다.

한편《가브리엘의 오보에》에 가사를 붙인 성악곡으로 편곡되어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려지기도 했는데 그 때표적인 음악이 '사라 브라이트만'과 'Il-Divo'의 《Nella Fantasia》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2년간 작곡가에게 노래를 부르게 해달라고 편지를 섰다고 한다. 또한  《Nella Fantasia》는 세계 최초 남성 4인조 로맨틱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의 UK차트 1위 데뷔 셀프 타이틀 앨범 [IL DIVO]에 수록되어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정세훈이 《Nella Fantasia》을 부르기도 했는데 정세훈의 2번째 정규앨범 [Neo Classic]의 첫곡으로 수록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근에는 성악가 캐서린 젠킨스(Katherine Jenkins)이 부른 《Nella Fantasia》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크로스오버 버전으로도 많이 편곡, 연주되었는데 대표적인 곡이 아르베 텔레프센의 음악이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아르베 텔레프센의 크로스오버앨범 [Intermezzo]에서 영화 Mission의 주요 테마를 모아 편곡 《The Mission》이라는 제목으로 수록하였는데 아주 멋진 편곡이었다. 

클래식 음악 드라마였던 《베토벤 바이러스》3회때에도  이 곡이 나와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강마에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연주는 음정과 박자를 맞추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을 얼마나 동화시키냐 중요한 것”이라며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최고의 지휘를 선보여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는데 이 때 예를 들면서 설명한 음악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여기선 원곡에 가사를 불인 Nella Fantasia란 이름으로 소개됨)이다. "내가 원주민이면 이렇게 연주하는 사람 찔러 죽입니다."는 대사는 웃겼다. 그리고 때묻지 않은 세상에 넬라 환타지아에 도착한 그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에 젖어 아름다운 《Nella Fantasia》를 연주한다.

이처럼 너무나 유명하고 익숙한 곡이기에 왠만큼 잘 부르거나 연주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쉽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고른 《Nella Fantasia》는 대중적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지만 대중의 감동을 끌어 내기에는 그래서 2% 역부족이었다.

메인 솔로인 선우의 독창은 사라 브라이트만'의《Nella Fantasia》에 비해선 파워풀하지도 감동을 이끌어 내기에 부족했다. 합창단의 하모니 역시 Il-Divo의 《Nella Fantasia》에 비해 몽환적이고도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해 주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못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오합지졸 합창단에서 출발한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그정도 하모니를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찬사를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선사한 '애니메이션 메들리'는 정말 훌륭했다. 아마추어 합창단의 장점을 잘 살린 멋진 곡이며 깜찍한 율동이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애니메이션 주제가라는 다소 가벼운 소재를 선택했지만 그것이 더 적중한 것 같다.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부를 수 있는 곡을 독창적인 편곡과 율동으로 잘 소화해 낸 것 같다.

이날 거제합창대회에서 '남격합창단'은 장려상의 영광을 차지했는데 본인의 평가로는 '넬라 판타지아'보다는 '애니메이션 메들리'에 더 큰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Nella Fantasia》보다는 《애니메이션 메들리》가 더 큰 인기를 얻을 것 같다. 디지털 음원으로 나올지 기대가 된다.

한편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8분여의 노래가 끝냈을 때에는 후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남격' 합창단은 1200여명의 뜨거운 환호와 기나긴 박수갈채를 받으며 벅찬 마음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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