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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수도원에서 만든 정통 독일식 소시지《분도식품 겔브부어스트》

想像 2018. 2. 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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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는 이탈리아 성인 베네딕도(480∼547)를 따르는 유럽 최초의 수도 공동체다. 한국에 진출한 건 1909년. 베네딕도회 산하 독일 오딜리아 연합회에서 수도자 2명을 서울로 파견했다. 수도자들은 현재 서울 중구 혜화동 동성중고 자리에 수도원과 학교를 세웠다. 이후 일제의 탄압으로 함경남도 덕원, 중국 옌지(延吉)로 수도원을 옮긴 뒤 6·25전쟁 중 부산으로 피했다가 현재 자리인 왜관에 정착했다. 


수도원은 자급자족으로 생활하는 게 원칙이다. 수도원에는 10만㎡ 면적의 전답도 딸려 있다. 수도원은 직접 수확한 쌀로 밥을 짓고 텃밭에서 키운 오이·양파·파 등 채소로 음식을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원 소시지는 오래도록 일반인에게 판매되지 않았다. 수사들이 먹고 신도들에게 나눠주던 선물이었다. 왜관수도원의 국내 첫 독일식 수제소시지도 그랬다. 육가공산업이 일천했던 1970년대만 해도 ‘수도원표 소시지’는 왠지 ‘성물(聖物)’ 같았다. 시중에는 소시지, 햄류가 나오기 전이었으니 더 그랬을 것이다. 입소문 덕분에 교인들의 주문량이 늘어났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하자는 의견이 나와 ‘분도(베네딕도의 한자 음역)식품’을 설립한 것. 이 소시지가 세인들에게 선보이게 된 건 2011년. 그해 8월 소시지를 만들 수 있는 작업장이 수도원 안에서 밖으로 옮겨졌다. 추가적으로 시중에도 유통될 수 있도록 경북도 식품가공업체로 등록했다. 


소시지는 독일어로 ‘부어스트(Wurst)’라 한다. 소시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양념과 향신료는 소금을 비롯해 고수열매, 정향, 마늘, 식초, 육두구가루, 후추, 피스타치오열매 등 다양하다. 


여기서 판매되는 소시지는 모두 3종(마늘부어스트·겔브부어스트·바이스부어스트). 겔브는 독일어로 ‘오렌지색’, 바이스는 ‘흰색’이란 뜻.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겔브부어스트는 케이싱이 좀 특별나다. 삶기 전에는 비닐이지만 삶고 나면 종이처럼 찢겨진다. 바이스부어스트는 돼지내장을 케이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겔브부어스트와 함께 독일 뮌헨 지역 방식이지만 통고기 살점이 점점이 박혀 있는 바이스부어스트가 원육의 식감을 더 느끼게 해준다.


아래 사진은 《겔브부어스트》. 가격은 800g 20,000원, 600g 15,000원, 400g 10,000원 전분 등을 과도하게 첨가한 저급한 소시지를 먹었을 때의 푸석거리는 식감이 거의 없다. 일반 소시지와는 탄력, 고기 첨가량이 사뭇 다르다. 돼지만 국내산을 사용할 뿐 다른 건 모두 독일에서 수입해 온다고 한다. 독일산 향신료와 소금으로 약간의 간을 할 뿐 합성조미료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고기 함량이 무려 95% 이상이다. 


돼지고기에 간을 하고 갈아서 케이싱에 넣은 후 74℃의 물에서 서서히 삶아낸다. 100℃에서 30분이면 충분하지만 저온 가열 방식이라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린다. 그러나 천천히 익히는 까닭에 소시지 식감이 매우 부드럽다. 이후에는 냉각과 건조를 거쳐 영하 5℃ 이하의 온도에서 냉장 보관하면 된다. 유통기한은 30일.


왜관수도원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에서 판매한다. 택배도 가능한데 분도식품 홈페이지(http://bundofood.com)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분도식품 겔브부어스트》은 익힌 제품이라 그냥 썰어 먹어도 맛있다. 짜지도 않고 푸석하지 않고 쫀특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 가격은 비싸지만 일반 소지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바게트 빵에 얹어 함께 먹어도 좋고 김치찌개에 넣어 먹어도 넘 좋다. 



얇게 썰어 먹다가 김치찌개에 한번 넣어 봤는데 정말 엄지척이다. 기존에 일반햄을 넣고 끊인 거랑 차원이 다르다. 《겔브부어스트》를 넣고 끓이니 약간 오므라 드는데 더 쫀득한 식감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평점은  5.0/5.0(★★★★★)이다. 맋있고 영양가 많고 정직한 식품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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