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해운대맛집] 비빔과 물밀면을 한번에 맛 본다《흥남밀면》

想像 2017. 5. 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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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밀면 한 그릇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밀가루를 면발로 만든 냉국수인 밀면은 부산 향토음식이다.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 등을 배합해 만든 면에다 소 사골 여러 가지 한약재, 채소 등으로 우려낸 육수를 살짝 얼려 시원하게 먹는다. 냉면처럼 물밀면, 비빔밀면으로 구분된다.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밀려온 피란민 중 이북 지역 출신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메밀 대신 미군 구호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 이런 시대적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밀면은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유의 음식이 됐다. 

   

밀면의 탄생지이다 보니 부산에는 유명한 밀면집이 많다. 그 중 '흥남밀면'은 기존에 알려진 맛집보다 좀 특색있는 밀면 맛집이다.  40년 전통으로 당감동에서 유명한 '흥남밀면'의 비법을 그대로 전수해 해운대 해운대 구청 맞은편에서 영업하고 있단다. 


무엇보다 이 집 밀면의 특징은 비빔밀면과 물밀면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옥수수가 많이 나는 평안도 사람들은 물냉면을, 감자와 고구마가 흔한 함경도 사람들은 비빔냉면을 많이 먹었다. 따라서 '흥남밀면'에서 밀면을 주문하면 우선 비빔밀면이 나온다. 시원한 냉육수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물밀면을 먹고 싶은 사람은 육수를 바로 부어 먹으면 된다. 비빔밀면과 물밀면을 다 맛보고 싶다면 비빔밀면을 충분히 맛본 후 시원한 육수를 부어 물밀면을 즐기면 된다.



《흥남밀면》 내부 모습



메뉴판. 이 집의 주메뉴인 밀면은 6,000원. 곱빼기는 7,000원이다. 이외에도 밀면+수육세트도 있는 10,000원이다



본인은 밀면+수육세트(10,000원)을 주문했다.


주문을 하자마자 뜨끈한 육수와 함께 냉육수가 먼저 나왔다. 뜨끈한 육수는 전통 가마솥 방식으로 양지머리와 사골을 12시간 이상 푹 고아 낸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냉육수는 나중에 밀면에다 부어 물밀면처럼 먹을 때 사용한다. 



밀면 보다 먼저 나온 수육. 솔직히 수육은 별로다. 고기가 조금 단단하고 퍼석해 맛있는 줄 모르겠다. 수육은 비추. 



수육을 몇점 먹고 있으니 밀면이 나왔다. (비빔)밀면은 미리 버무러져 나오는데 그 위에 오이채, 얇게 썬 배, 돼지수육 편, 찐 계란이 고명으로 올려져 있다. 여느 집 밀면과 다를 바 없지만 면 색깔은 조금 특이하다. 면발이 쫄면서 노랗다. 다른 집보다는 전분을 좀 더 많이 사용해 색깔이 좀 더 진하다고 한다. 밀가루보다는 전분이 더 들어가서인지 면발이 탱탱하고 쫄깃하다. 또한 부산의 다른 밀면집이 새콤달콤매콤 아주 자극적인 맛이라면 이 집 밀면은 양념이 과하지 않아 덜 자극적이다.



살짝 매콤새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비빔밀면을 먹고 난 후에는 시원한 냉육수를 그릇 가득 부어 물밀면을 만들었다. 매콤달콤하면서 시원한 국물은 나른한 오후의 피곤함을 금방 날려줬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가까운 해운대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흥남밀면》은 비빔과 물밀면을 한번에 맛 볼 수 있는 부산의 이색 밀면 맛집임에 틀림없다. 다만 수육은 비추이다.  나의 평점은 4.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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