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클래식지식사전

봄을 주제로 한 클래식 음악

想像 2020. 4. 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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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계절에 맞는 옷과 음식이 있듯이 계절에 맞는 음악이 있다. 모든 것이 동결되는 겨울에는 현악기의 음색이 마음에 와 닿는다. 특히 저음의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가 주는 느낌은 겨울의 냉기와 어울려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반면 몸도 마음도 한 없이 늘어지는 여름에는 금속성 관악기가 주는 날카롭고 단단하며 동시에 시원한 소리가 더위를 조금은 누그러뜨려준다. 그 외에도 단아하고 강렬해서 시원한 남성 중창이나, 피아노 타건 이 주는 청량한 느낌 때문에 피아노 음악도 여름 음악으로 적합하다. 가을에는 사실 아무 음악이나 영혼을 울린다. 시원해지는 날씨 덕에 제법 난해한 음악도 우리 귀에 거슬림 없이 들리고 악기들도 특별한 종류를 불문하고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러면 봄은 어떤가? 봄은 겨우내 딱딱하게 굳었던 우리의 마음이 따뜻한 기운에 슬며시 부드러워지기는 하지만 아직은 충분히 유연하지 않아서 아무 음악이나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때로는 조금 강렬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직은 여린 구석이 있는 음악이거나 단출한 악기의 구성으로 연주되는 소품들이 비교적 우리에게 쉽게 다가온다.

 

 

 

1. 비발디 : 《사계》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8의 1 "봄"  

 

비발디 《사계》곡의 커다란 특징은 협주곡이라는 형식을 빌려 봄,여름,가을,겨울-즉 4계절의 자연과 거기서 어우러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렸다고 하는데 있다.  17세기초에 작곡된 이 곡은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에 속한다. 심각하지 않은 쾌활한 울림, 주어진 설명이 쉽게 이해되는 자연현상의 묘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준다. 이중 봄은 기다렸던 봄이 와서 기뻐하는 사람들과 새들의 모양, 꽃이 피는 들녘, 목동들의 모습 이 밝게 묘사되어 있는 작품이다

 

 

Fabio Biondi

 

 

2.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5번《봄》, OP.24 

 

'베토벤'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총 10개의 소나타를 썼는데, 그 중 5번 ‘봄’은 9번 ‘크로이체르'와 더불어 가장 유명합니다. 이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처럼 즐거움과 따사로움으로 가득합니다. 곡 초반의 멜로디는 저 유명한 운명 교향곡의 첫 멜로디처럼 우리 귀에 익숙합니다. 명쾌한 바이올린 선율에서는 베토벤 음악이 통상 안고 있는 무거운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주를 하는데 때론 바이올린이 반주를 하며 피아노가 멜로디를 연주하는 등 다양한 표현이 돋보입니다. 전 악장에 걸쳐서 봄의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베토벤은 이미 귀를 완전히 먹은 후였음에도 어떻게 이렇듯 뛰어나면서도 동시에 낙천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Gidon Kremer · Martha Argerich

 

 

 

3. 멘델스존 : 무언가 중 "봄노래" 

 

『봄노래』는 《무언가》중에 5권 Op.62번 중에서 6번째 곡입니다. 고금의 명곡으로 알려진 이 곡은 피아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악기의 독주용으로 편곡되어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흐르는 듯한 낭만적인 선율 등 매우 유괘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선율은 단순하지만 반주양식 등에서 천분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습니다. 꾸밈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마치 동면에서 깨어나 봄의 환희를 느끼는 듯한 정취를 표현했습니다. 

 

 

Jenö Jando, Piano

 

 

4. 요한 슈트라우스 2세 : 《봄의 소리》왈츠 

 

‘봄의 소리’는 왈츠의 황제 요한스트라우스가 자신의 오페레타가 ‘유쾌한 전쟁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되는 지휘를 위해 58세 되던 1883년 2월 헝가리에서 우연히 초대된 디너피티에서 이미 친분이 두터웠던 리스트와 집 여주인의 연탄을 바탕으로 즉흥적으로 하나의 왈츠를 다듬어 내어 그곳 청중들에게 들려준 왈츠곡이다. 짤막한 전주를 거쳐 세 개의 작고 우아한 왈츠가 이어지고 첫 왈츠의 주요부를 재연하며 끝을 맺는 형식이다.

 

1883년 경에 작곡된 이 작품은 원래는 소프라노 독창곡으로 작곡되었지만 오케스트라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곡의 흐름은 마치 봄날, 들과 산에 지저귀는 새소리와 젊은이 들이 사랑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밝고 가벼운 왈츠이다

 

 

Kathleen Battle · Wie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5. 슈만 : 교향곡 제1번《봄》,Op.38 

 

슈만의 교향곡은 4곡이 있는데 이 곡은 클라라 슈만과 결혼하고 그 다음 해인 1841년(31세)에 작곡했다. 스승이자 장인어른인 비크의 반대로 오랫동안 고민하던 사랑의 결실은 그에게 있어 인생의 봄이 되었을 것이다. 넘치는 행복감을 곡으로 나타냈으며 슈만 자신이 “봄의 교향곡”이라고 이름 했다. 슈만의 생애 최고의 시기를 연상 시키는 곡이다. 

 

 

London Symphony Orchestra · Josef Krips

 

 

6.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가 러시아에서 작곡할 당시 쓰인 작품이지만, 신고전주의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 곡은 초연 당시 극장에서 벌어진 소동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 작품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아주 흥분하였고, 객석에서 일어난 소동이 시위로 퍼졌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소동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보다는 니진스키의 혁신적인 안무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스트라빈스키는 자신의 음악 때문에 이 소동이 일어났다고 피력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음악이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인상을 주길 바랐고 그 바람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낭만적인 러시아풍 음악, 원시주의(원초적인 에너지), 그리고 반복적인 화성의 진행 등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적 특징들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신고전주의의 성향을 띄고 있는 ‘봄의 제전’은 그 당시 매우 혁신적인 작품이었다. 태양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러시아 이교도들의 태고의식을 형상화하는 내용으로 1부 대지에의 찬양, 그리고 2부 희생 제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제목과 내용에 걸맞은 몽환적이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와 멜로디를 위해 관악기의 비중이 높고 강렬한 에너지와 원시적인 생명력이 넘치도록 변박자 리듬이 많다. 

 

 

 

7. 슈베르트 : 가곡《봄에(Im Frühling)》, D.882

 

슈베르트의 가곡중에는 유난히 봄을 주제로 한 것이 많습니다. 연가곡 “겨울여행” 중 “봄 꿈”(Frühlingstraum), “백조의 노래” 중 “봄의 동경”(Frühlingssehnsucht)은 잘 알려진 곡입니다. “봄에”(Im Frühling), “봄의 믿음”(Frühlingsglaube), “봄노래”’(Frühlingslied), “봄의 신”(Gott im Frühling), “봄의 시냇가에서”(Am Bach im Frühling)도 모두 들어볼 만한 곡입니다.

 

 

Matthias Goerne(baritone), Helmut Deutsch(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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