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LCD 시장 주도권, 한국에서 중화권으로 넘어가나?

想像 2016. 2. 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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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7000억 엔(약 7조 2000억 원)에 대만 폭스콘에 매각되면서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LG 디스플레이 등 국내 IT업체들이 주도해 왔던 LCD 시장의 주도권이  대만 홍하이(鴻海) 그룹, 중국 BOE(京東方) 등 중화권 기업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홍하이(鴻海) 그룹


일본 LCD 산업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던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7000억 엔(7조 7000억 원)에 매각됐다. (물론 3.8조 원에 달하는 우발채무가 알려지면서 일본 샤프를 인수하기로 한 폭스콘이 인수 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팍스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샤프가 보유한 LCD 제조의 원천기술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자체 제조한 TV를 다른 회사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ODM 방식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훗날 애플이 고화질 TV를 생산하게 되면 샤프의 기술력과 생산 경험을 무기로 폭스콘이 위탁생산 주문을 받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에 있는 샤프의 사카이(堺) 공장은 60인치 이상 고품질 LCD 대형 패널을 생산하는 10세대 라인을 갖췄다.  최근 TV 시장의 무게 중심이 55인치 이상 대면적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폭스콘은 대형 TV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손쉽게 확보하는 셈이다.  또한 10세대 라인의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선보인다면 삼성, LG 등 한국업체들과도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다.


삼성과 LG의 주력 생산라인인 7, 8세대에서 60인치 이상 LCD를 생산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기판에서 쓰지 못하고 버리는 면적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대 8세대 기판에서는 최대 3장 만의 60인치 패널을 만들 수 있다. 10세대에서는 기판당 10장씩을 만들 정도로 채산성이 좋아진다. 폭스콘이 샤프의  60인치 이상 고품질 LCD 대형 패널을 생산하는 10세대 라인을 인수하게 되면 폭스콘은 원가경쟁력면에서 국내 삼성디스플레이나 LG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또 하나 폭스콘의 모(母) 회사가 애플과 소니, 블랙베리 등 글로벌 대형업체들을 고객사로 둔 세계 최대의 전자부품 위탁생산업체인 홍하이(鴻海) 그룹(2015년 매출액 172조 원)이라는 것이다. 홍하이그룹은 세계적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도 자회사로 같이 가지고 있다. 


 이노룩스는 중국 시장용 저가 UHD(초고선명) TV 패널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대형 LCD 패널 출하량에 있어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선 업체이다. 이 때문에 일본 샤프의 기술력, 이노룩스(Innolux)의 양산능력, 홍하이그룹의 자금력이 합쳐 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는 정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만약 루머로 떠 돌고 있는 세계 LCD 시장 4위 업체이자 대만 2위 업체인 AU옵트로닉스와 이노룩스와의 합병마저 이루어진다면 대만 홍하이(鴻海) 그룹은 세계 LCD 업계에서 무서운 강자가 등장할 수 있다


중국 BOE(京東方)


중국 LCD 제조업체인 BOE(京東方)은 2015년 12월 2일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에서 TFT-LCD 10.5세대 생산라인 착공식을 가졌다. 400억 위안(약 7조 34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18년 2분기부터 65인치 대형 TV용 패널을 매달 9만 장 이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BOE(京東方)은 이를 계기로 세계 디스플레이 빅 3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코닝은 이 공장 인근에 10.5세대 LCD 패널에 사용될 유리기판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BOE(京東方)은 2003년 3억 8000만 달러에 하이닉스의 자회사 하이디스를 인수하면서 2003년 9월 베이징에 중국의 첫 5세대 LCD 공장을 하이디스를 103억 위안을 들여 지었다. 이후 하이디스의 기술만 빼가고 하이디스는 2007년 대만 업체에 다시 되판다.  이후 BOE(京東方)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 올랐다. 인수합병과 독자개발 노력 덕에 첫 LCD 패널 공장을 가동할 때인 2005년만 해도 75건에 불과했던 보유 지식재산권은 작년 말 현재 4만 건을 넘어섰다. 2015년에만 6156건의 지재권을 출원했다. 


BOE(京東方)은 당초 2017년에 달성하기로 한 세계 디스플레이 ‘빅 5 진입’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스마트폰과 PC용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각각 20%, 31%로 세계 1위에 올랐다.  BOE(京東方)의 약진에 힘입어 중국은 2018년이면 한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LCD 시장은 포기?


현재  한국 LCD 업계는 대만 이노룩스와 AUO, 중국 BOE 등 중화권 기업들의 물량공세로 LCD 시장 주도권을 계속 넘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2월 2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대형(9인치 이상) LCD 패널 출하량 1억 6242만 9000대(점유율 23.4%)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7년 연속 1위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 17.5%에 그쳐 대만 이노룩스에 2위 자리를 내줬다.  


LCD 외에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모두 포함하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전체 점유율(출하량 기준)에서는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대형 디스플레이 4275만 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23.8%를 달성, 25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서도 2015년 4분기에 3위로 밀렸다. 다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19.2%를 기록해 이노룩스(14.4%)를 따돌리고 2위를 지켰다. 


중화권 LCD업체들의 저가 출혈 물량 공세가 계속되자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LCD보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에 이어 중소형, 플렉시블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소형 OLED 위주에서 대형 OLED 투자를 곧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 흐름만 보면 한국 LCD 산업은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매각 대상으로 오른 샤프는 세계 최초로 14인치 LCD TV를 시장에 내놓은 기업이다. 샤프는 전기를 빛으로 만드는 TFT(Thin Film Transistor) LCD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지금도 삼성, LG는 샤프와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 상호 특허 사용)를 맺고 샤프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LCD를 만든다.


그러던 샤프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삼성, LG에 밀리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LCD 시장이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 경쟁이 일어나자 한국업체들이 적자 심지어 파산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지속했던 반면  샤프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투자에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1년 삼성, LG가 샤프를 비롯한 일본 기업을 추월했고  자신감을 얻은 국내 기업들은 더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고, 일본 기업들은 더욱더  몸을 움츠렸다.  그 결과 샤프를 비롯한 일본 기업을 LCD 투자에서 실기했고 결국 현재와 같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상황이 한국-중국 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수년전 10세대 이상의 LCD 라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가 철회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업체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차세대 설비 투자에 몸을 사리는 틈을 타 BOE(京東方)가 한발  먼저 TFT-LCD 10.5세대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BOE(京東方) 가 착공한 10.5세대 공장에 이어 대만 홍하이(鴻海) 그룹이 샤프의 10세대 공장까지 갖게 되며  LCD 산업의 주도권은 완전히 대만 홍하이(鴻海) 그룹, 중국 BOE(京東方)  등 중화권 기업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10세대 공장 설립을 가장 먼저 할 수 있었지만 안 했던 것은 LCD로 중국과 경쟁해선 백전백패인 만큼 OLED 시장을 열지 않으면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공멸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한국 LCD 산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3.8조 원에 달하는 우발채무가 알려지면서 일본 샤프를 인수하기로 한 폭스콘이 인수 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아직 변수는 남아 있지만 아무튼 폭스콘이 일본 샤프를 인수할 경우 한국 LCD 산업에 있어선 최악의 시니라 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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