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삼성·LG 대 구글·애플의 '스마트 카'는 접근방식부터 다르다

想像 2015. 12. 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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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뒤 지금까지 산업의 핵심 전쟁터는 스마트폰이었다. 10년도 안돼 스마트폰 시장은 어느덧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 그러면서 새로 급부상하는 시장이 바로 스마트카다. 기존의 자동차에 스마트 기술이 더해진 스마트카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구글,애플과 같은 글로벌 IT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도 앞다퉈 스마트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삼성·LG와 구글·애플은 뿌리부터 다른데 국내 많은 언론들은 스마트 시장과 똑 같은 잣대로 삼성·LG와 구글·애플을 동격으로 놓고 비교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카 시장'전략 핵심은 'SW'이다.

 

스마트 카에 있어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softwarization)’다.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동시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소프트웨어’, ‘편의 제어 소프트웨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등으로 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소프트웨어’에서 시작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으로까지 차랑용 SW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는 고이다.


스마트카 하면 가장 먼저 구글이 떠오른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을 발표하고 전세계 완성차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소프트웨어’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가 하면 이미 2009년부터 구글플렉스 연구소에서 ‘구글 카’라는 이름으로 무인 자동차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무인자동차의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이미 구글의 직원 12명은 ‘구글 쇼퍼’(chauffeur)라는 이름의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자동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하고 있다. 


애플 역시 차량과 아이폰을 연동한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소프트웨어인 ‘카플레이(CarPlay)’를 출시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협력해왔다. 애플이 개발한 ‘카플레이’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자동차 회사가 스무 곳이 넘는다. 나아가 애플은 운전할 때 눈과 손이 자유로운 '핸즈프리(Hands free)' '아이즈 프리(Eyes Free)'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운전을 연구하고 있다. 애플은 2011년 아이폰4S 때 선보인 인공지능 비서 소프트웨어 '시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구글과 애플이 발빠르게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카 시장의 잠재가치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략 컨설팅업체인 ‘스트래티지&(Strategy&)’에 따르면 스마트카 시장 잠재 가치는 2016년 403억유로에서 2021년 1226억유로로 5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트래티지&'사의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가장 성장폭이 큰 기술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은 2016년 95억유로에서 2021년 396억유로로 시장 잠재가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안전 운전을 돕는 기술도 2016년 155억유로에서 2021년 493억유로로 3배 늘어날 전망이며 크기로만 보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시장 역시 2016년 60억유로에서 2021년134억유로로 2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량이 스스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며 주행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 애플과 같은 SW에서 강점을 가진 IT업체가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비교 우위를 가지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과 애플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란 기술 트렌드에 맞춰 자사의 SW 개발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자율주행, 안전, 엔터테이먼트 기술분야를 선점하고 궁극적으로 스마트카 OS시장을 장악함으로써 스마트카 시장을 자사의 신성장동력원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스마트폰시장에서의 구글과 애플의 전략과도 일맥 상통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엄청나게 많지만 스마트폰 OS시장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향후 스마트카 시장은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있겠지만 스마트폰 OS시장은 애플은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중심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카 OS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스마트카 시장의 과실을 독식하려고 할 것이다.


구글·애플의 '스마트카 시장' 수익 창출 전략은 미지수


그런데 스마트카 OS시장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구글과 애플이 앞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 나갈 것인지는 일단 아직 불투명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은 '광고수익 극대화'을 주력으로 하고 '앱 및 콘텐츠 판매 수수료 수입'등을 통해 부가수익을 창출해 왔다. 그런데 애플은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다. 단말기를 직접 만들어 팔지 않는 구글과는 달리 애플은 직접 아이폰을 제조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앱 및 콘텐츠 판매 수수료 수입'등 부가수익도 있지만 아이폰을 판매해 얻는 수익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문제는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이러한 수익창출 방식을 그대로 따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개발,테스트중이지만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직접 제조 판매하겠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구글은 '광고수익 극대화'을 주력으로 하고 '앱 및 콘텐츠 판매 수수료 수입'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애플은 직접 자동차를 제조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기세다. 올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타이탄(Titan)’이라는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올 8월에는 애플이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무인자동차에 대한 정보가 담긴 문서가 공개돼 화제다. 문서에 따르면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의 무인자동차 개발 계획 ‘프로젝트 타이탄’이 놀라울 정도로 진척됐으며, 애플은 시험운행 장소를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포춘 크리스탈 볼 2016(2016 Fortune Crystal ball)’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전기자동차를 내 놓을 예정인 애플이 이를 앞당기기 위해 테슬라를 인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 스마트카 컨셉트 이미지


그럼은 스마트폰시장과 마찬가지로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구글은 '광고수익 극대화'등을 통해, 애플은 소위 '애플카'를 직접 제조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게 될 까?  아직은 미지수이다. 우선 애플이 직접 스마트카를 제조·판매한다는 것은 아이폰을 제조판매할 때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더 어려운 난제이다. ‘스트래티지&(Strategy&)’에 따르면 전체 신차중 스마트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에서 2020년 10%정도로 성장할 전망인데 이 정도 시장 비중으로는 애플이 '애플카'를 팔아 스마트카 OS시장 장악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개발하고자 하는 스마트카가 소문대로 충전 인프라, 비싼 가격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전기차라면 애플이 스마트폰처럼 단기간에 스마트 카 OS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애플은 기존 완성차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카플레이'를 확산시켜야 하는데 애플이 직접 스마트카를 제조판매한다면 이들 완성차업체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다.


구글도 스마트카를 직접 제조 판매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오토'를 개방형 OS로 완성차 메이커들에게 제공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과 마찬가지로 스마트카 OS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수월하겠지만 과연 스마트카를 통해 수익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을 통해선 광고수익이나 콘텐츠 판매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만 임베디드 타입인 안전편의나 자율 주행 기능이 광고수익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절대적인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애플이 독식하는 이률배반적 구조도 구글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그리고 안전을 우선시하는 자동차에선 개방형 OS구조가 나을 수 있는 폐해, 예컨대 보안문제는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구글이 스마트카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다른 전략과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본다.


어쨋든 결국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카 시장'전략 햑심에는 'SW'가 있다. 그 점에서는 구글과 애플은 동색이다.


삼성과 LG '스마트카 시장'전략 핵심은 '부품'이다.


최근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시장에서 치고나가고 있는 와중에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스마트카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발표가 있은 후 일부언론들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애플 스마트카 시장 놓고 제2라운드 격돌'식으로 스마트폰 시장구조를 그대로 대입 삼성전자와 애플을 동격으로 보고 같은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오보를 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카시장'전략 핵심에는 'SW'가 있지만 삼성과 LG가 추구하는 '스마트카 시장'전략의 핵심은 'HW'도 아니고 '부품'이다. 삼성·LG 대 구글·애플의 '스마트 카 시장'전략은 근본부터 다르다. 그런데 이를 같이 놓고 보는 것은 매우 큰 오판이다. 


첫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완성품 제조업체였다. 아이폰이 나오기전부터 삼성전자나 LG전자는 휴대폰(피처폰)을 생산판매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은 다르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완성차 메이커가 아니다. 당장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리스크를 안고 전기차 등 완성차 제조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스마트카 시장에서 완성품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싸울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둘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부품들에 있어 가장 큰 수요처이자 최종수요처였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에서는 스마트카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가장 큰 수요처나 최종 수요처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아니다. 현대차나 폭스바겐과 같은 완성차 제조업체이다.


세째. 스마트카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에 있어서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구글이나 애플을 따라갈 수 없는 처지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조차 따라잡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따라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 트렌드를 활용,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나 자동차 OS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능력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자율주행 같은 분야에서 구글, 애플은 삼성전자나 LG전자 입장에선 넘사벽과 같은 존재이다. 삼성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나 기술력, 조직력도 낮아 구글과 애플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거의 공염불에 가깝다. 


그럼 삼성과 LG가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한마디로 삼성전자나 LG전자가 타겟으로 삼고 있는 시장은 '스마트카용 전장부품'시장이다. 스마트카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체 자동차 부품 비용 중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35%에서 2020년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이나 LG는 이 전장부품 시장을 먹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계적 최고의 자동차용 전장부품 메이커가 되겠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카 시장 진출 계획은 보면 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카를 개발해 직접 제조 및 판애에 나서겠다는 내용은 없다. 삼성전자가 차량용반도체, LED램프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CID,HUD)를, 삼성SDI가 차랑용 배터리를, 삼성전기가 차량용 MLCC,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센서등을 맡아 스마트카용 전장부품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시장의 경우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지 등이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스마트카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은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부품제조판매업체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보터 먼저 자동차전장부품시장에 본격적으로 LG전자도 마찬가지이다. LG그룹도 LG전자가 스마트카 부품, 모터, 냉난방장치, 차량용 인포테인몬트 부품 등을,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LG이노텍이 차량용센서, 카메라모듈, LED등을, LG하우시스가 자동차시트 원단 등을 맡아 자동차 전장부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주수요처는 LG전자가 아닌 완성차 메이커들이 될 것이다. 실제로 LG전자와 LG화학은 최근 폭스바겐의 인포테인먼트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삼성·LG 대 구글·애플의 '스마트 카'은 뿌리부터 다른 방향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언 뜻 같아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구글과 애플은 SW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인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W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과는 달리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스마트카 제조업체도 아니다. 그결과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 시장'전략은 'SW'에 있지만 삼성과 LG의 '스마트카 시장' 전략 핵심은 '부품'에 있다. 그러다 보니 경쟁업체자체도 전혀 다르다. 만약 애플이 애플카를 생산한다면 삼성과 LG는 애플카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위치에 서게 된다. 이 때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는 애플이 아닌 인피니언, 르네시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프리스케일 같은 업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카 시장을 놓고 '삼성-애플 2라운드 전쟁'식으로 언론들이 보도하는 것은 오보이자 조금 무식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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