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부산국제영화제 2014] 개막작《군중낙원》감상평. 한마디로 수작

想像 2015. 10. 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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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제 니우 감독이 60,70년대에 대만에서 군 생활을 한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반추하며 만든 작품. 1969년 대만의 금문도. 아직도 중국 본토와 대치중인 이곳의 해안정찰부대인 해룡부대에 신병 파오가 전입해 온다. 하지만, 수영과 잠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는 곧 다른 부대로 옮겨간다. 그가 옮겨간 부대는 ‘831’ 또는 ‘군중낙원’이라 불리는 군영 내 공창이다. 이곳에서 그는 공창의 매춘부를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831’에서 복무를 하는 동안 파오는 많은 일을 겪게 된다. 친구였던 화싱은 군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매춘부 사사와 함께 탈영을 하여 중국 본토로 도주하고, 파오를 아껴주었던 특무 상사 창윤샨은 사랑했던 매춘부 지아와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그리고 파오는 아들을 위해 폭력 남편을 살해한 죄를 감형받기 위해 ‘831’로 온 니니와 가까워 진다.


영화는 파오의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화싱과 사사, 창윤샨과 지아, 파오와 니니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는 그들의 ‘사랑’과 ‘공감’에 관한 것이지만, 파오의 성장영화이며 또 한편으로는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이산민의 아픔, 여성에 대한 도덕적 관념, 억압적 군대 문화 등 60,70년대의 대만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스타일은 사적 경험을 통해 대만의 근대사를 이야기하는 80년대 대만 뉴웨이브의 초기 영화들과 유사하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이제작 총괄 및 편집에 참여한 것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대만의 수작 영화이다


개막작 《군중낙원》은  133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영화이다. 하지만 파오를 중심으로 군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매춘부 사사와 함께 탈영을 하여 중국 본토로 도주하는 파오를 아껴주었던 특무 상사 창윤샨은 사랑했던 매춘부 지아와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창윤샨과 지아, 아들을 위해 폭력 남편을 살해한 죄를 감형받기 위해 ‘831’로 온 니니을 사랑하는 파오와 니니의 이야기가 군더기기 하나 없이 펼쳐진다. 133분 내내 지루한 구석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우리의 자화상이어서 동감할 수 밖에 없었다


개막작 《군중낙원》은 60,70년대에 대만에서 군 생활을 한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반추하며 만든 작품으로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이산민의 아픔, 여성에 대한 도덕적 관념, 억압적 군대 문화 등 60,70년대의 대만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곧 한국의 60,70,80년대 자화상이기도 했다. 같은 분단국가이고 같은 군대문화를 가진 공통점 때문이었을까? 북한과 남한 사이의 이산민의 아픔,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도덕적 관념, 억압적 군대 문화 등은 우리 한국사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어쩌면 아직도 남아 있는 우리 한국사회의 모습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군대의 억압적 문화를 고발하고 있다. 


개막작 《군중낙원》에서 파오의 친구 화싱은 군대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의 희생자이다. 선임병들의 집단 따돌림과 체벌, 구타 등에 결국 견디지 못한 화싱은 결국 매춘부 사사와 함께 탈영, 대만해협을 수영쳐 건너 중국 본토로 도주한다. 파오의 이야기에서 그리고 있는 군대내 억압적 문화는 최근 있었던 ‘윤일병·임병장’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군대에서도 여전히 진행중인 문제이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파오를 아껴주었던 특무 상사 창윤샨은 어린 시절 밭에 일하러 나갔다 대만으로 퇴각하는 장개석 군대에 우연찮게 끌러 대만으로 오면서 어머니와 헤어지게 되고 중국과 대만이 갈리면서 20년 넘게 어머니를  찾아가 볼 수 없는 그래서 늘 그리워 하면 아픔을 달래야 하는 이산민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625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네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극중 '만두'라는 매개체는 '만두'를 넘어 창윤산의 이산의 아픔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상징과도 존재이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고발한다


 파오를 아껴주었던 특무 상사 창윤샨은 매춘부 지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어찌보면 특무상사 창윤산이 지아를 좋아하게 된 동기는 그가 어린시설 고향에서 짝상했던 '양치는 소녀'와 닮아 있어서 그런지는 모른다. 하지만 오빠와 아버지에 까지 농락당하고 결국 매춘부로 살아가는 지아는 절망속에 자기를 확대하는 한 빅그의 여성으로 그려진다. '지아'는 몸을 팔면서 오직과 돈과 패물을 모으는데만 관심 있는 것처럼 영화에서 그러진다. 하지만 지아가 이런데는 매춘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한 자괴감과 절망감때문이다. 이러한 절망감 때문에 지아는 자신을 사랑하는 창윤산과의 행복한 결혼생황를 꿈꾸어 보기도 하지만 결국  "당신과 결혼한다면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내가 매춘부였다는 것이 생각나겠지"라고 창윤산의 사랑을 거부해 버린다. 이에 창윤산을 자신과의 사랑이 "진심이었냐"고 지아에게 물으나 그녀는 끝내 "진심이었냐"는 남자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결국 격분한 창윤샨은 그토록 사랑했던 지아를 목졸라 살해한다. 결국 매춘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두 사람의 사랑을 비극으로 끝난다.





가정폭력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개막작 《군중낙원》은 가정폭력의 비극적 결과도 그리고 있다. 파오가 점점 마음을 주고 사랑하기 시작했던 매춘부 니니는 폭력적인 남편 특히 아들을 죽이겠다는 남편의 위협에 결국 남편을 살해하고 살인죄로 수감생활을 하는 여성이다. 그가 '831'에서 몸을 파는 것도 감형을 받아 빨리 자기 아들을 보려가기 위해서였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뭔가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듯하면서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여성처럼 그려지던 '니니'도 결국은 사랑하는 아들을 둔 한 여성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개막작 《군중낙원》에서 파오의 친구였던 화싱이 군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매춘부 사사와 함께 탈영을 하여 중국 본토로 도주하고, 파오를 아껴주었던 특무 상사 창윤샨은 사랑했던 매춘부 지아와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며 주인공 파오는 아들을 위해 폭력 남편을 살해한 죄를 감형받기 위해 ‘831’로 온 니니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한다. 모두 암울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것처럼 보여 많은 관중들의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타나는 엔딩장면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이 엔딩장면에서 도제 니우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미래의 보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현실이 아닌 판타지적 미래의 모습이다. 화싱과 샤샤는 중국 본로로 도주해 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장면, 창융산은 매춘부 지아와 결혼해 대만본토에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모습, 파오가 사랑하던 미미와 결혼해 미미의 아들과 함께 행복해 하는 모습 등. " 인생과 역사가 힘들지만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고 생각한다"는 도제니우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히 멋진 반전이었다.


에피소드  : 19금 영화가 개막작으로 첫 상영된다


개막작 《군중낙원》는 '군중낙원'이라는 별칭의 공창 '831'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등장인물들은 매춘부들이다. 당연히 영화 곳곳에 심한 노출은 물론 성행위 장면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영화이다. 이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중 처음으로 19금 영화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기도 했디. 그런데 개막작인 상영된 영화의 전당은 야외무대는 완전 오픈된 공간. 사실 밖에서도 스크린 화면이 일부 보이고 영화의 소리가 밖에서도 다 들린다. 이 때문에 19금 영화를 이런 공개된 장소에서 보게 되니 조금은 민망했다. 특히 성행위 장면에서 ^^


강추하고픈 수작영화이다. 꼭 보시길


정말 강추하고픈 수작영화이다. 거의 대하기 힘들었던 대만영화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하게 해 준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게 해 준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에게 감사드린다. 한국에서도 꼭 개봉되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개봉되면 꼭 한번 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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