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부산국제영화제 2015] 개막작《주바안(Zubaan)》을 보고 나서

想像 2015. 10. 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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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주바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최초로 인도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의 높은 완성도가 인도를 넘어 한국의 영화인들을 매료시켰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주바안' 기자회견에서 " '주바안'은 굉장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극찬했다. 이어 "모제즈 싱 감독님이 첫 번째 장편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영화인은 물론 해외 게스트, 일반 관객이 즐겁게 볼 요소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모제즈 싱 감독 역시 '주바안'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으로 선정된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영화를 만들고 나면 많은 관객을 아우르고 싶은 게 감독의 욕심이다.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에게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해줬다. 첫 장편영화인 탓에 기쁨이 더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바안'은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 나서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감독 모제즈 싱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비키 카우샬과 사라 제인 디아스, 라가브 차나나 등이 출연한다.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모제즈 싱 감독의 고민 끝에 빛을 본 영화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 자아를 찾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삶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평화를 찾아야 한다.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여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 제목인 '주바안'의 의미에 대해서는 "'주바안'은 여러 의미가 있다. 입, 혀, 언어, 약속이라는 뜻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이 모든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10월 1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주바안(Zubaan)》을 봤는데 그 감상평을 올려본다



== 줄거리 ==


《주바안(Zubaan)》 은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나서는 젊은이의 길을 따라간다. <주바안>은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나서는 젊은이의 길을 따라간다. 펀잡의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딜셰르는 성공을 꿈꾸며 대도시로 올라온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잠깐 만난 적이 있는 대기업 총수 굴차란 시칸드를 찾아가 그의 휘하로 들어간다. 딜셰르는 굴차란의 신임을 얻지만, 굴차란의 아내와 아들의 강한 견제를 받는다. 그리고 그는 오빠를 잃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가수 아미라 (사라 제인 디아즈) 와 가까워진다. 온갖 역경 끝에 성공의 문턱에 가까워 진 순간, 딜셰르는 갑자기 삶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신분은 높아졌지만 마음 속 깊은 곳의 공허감은 어쩔 수 없었다. 그 계기는 기억 속의 아버지와 음악이었다. 그는 결국 어린시절 자신의 멘토였던 아버지의 모습을 따라 음악을 통해 신을 섬기는 일에 매진하기로 한다.


== 감상평 ==


1. 인도영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


인도는 전 세계를 휘감고 있는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공습 속에서 자국 영화가 경쟁력을 가지는 몇 개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는 ‘뭄바이’로 불리지만 당시 인도 영화산업의 터전으로 불리던 ‘붐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발리우드’는 인도 영화산업을 상징하는 고유명사다.


늘 그렇듯 인도 영화에는 다양한 영화적인 관습이 있는데 남녀 간의 로맨스가 주를 이룬다던가, 둘의 사랑이 계급의 차이나 집안 사이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는 설정이 많다. 그리고 ‘발리우드’ 영화하면 반드시 포함되는 것이 군중들이 안무를 함께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모제즈 싱 감독의《주바안(Zubaan)》은 이러한 인도의 전통적인 영화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인도 영화의 미래를 모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도 남녀 간의 로맨스나 계급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같은 주제와 함께 주인공의 다양한 감정이 음악과 노래를 통해서 표현된다. 또한 한 장면이긴 하지만 여러 배우들이 동시에 등장해 군무를 추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어떻게 보면 뮤지컬영화도 아닌 것이, 일반 영화도 아닌 것이, 한국 영화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러한 인도 '발리우드'영화의 특징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역설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2.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매력적인 영화

 

그러나《주바안(Zubaan)》은 발리우드 적인 요소가 영화에 첨가됐지만,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도록 제작된 느낌이 많이 든다. 《주바안(Zubaan)》은 발리우드(인도 영화)의 특징인 춤과 음악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지만 인도 전통음악과 춤이 주를 이루는 타 인도 작품과 달리 팝, 락 등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시도했다. 밴드를 도입해 마치 남자 주인공이 록커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클럽풍의 음악들도 등장한다.


모제즈 싱 감독은 "인도도 다양한 사회적 변화들이 있다. 젊은 세대들은 다양한 음악을 좋아한다.  우리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쓰면 관객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영화《주바안(Zubaan)》의 매력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주바안(Zubaan)》에 삽입된 OST들은 국내 관객들이 들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멋진 음악과 춤속으로 푹 빠져 들 수 있었던 것 같다


3. 주제의식과 메세지를 지니고 있는 영화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들여온 <주바안>의 메시지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 나서는 젊은 이의 길이다. 여기엔 놀랍게도 ‘신에게의 귀의’를 추구하는 인도 전통의 가치가 숨어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딜셰르와 그의 아버지가 연주하고 불렀던 시크 음악을 통해서 표현된다. 시크음악은 그들의 영혼을 정화시켜주고, 그들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말대로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캐릭터에 있다. 굴차란은 딜셰르가 자신과 닮았기 때문에 총애하는 반면, 딜셰르는 성공신화를 일군 굴차란을 자신의 롤모델로 존경한다. 결국 그들의 삶의 지향점이 서로 달랐다는 점이 밝혀지지만, 딜셰르와 굴차란은 인간이 지닌 양면적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리고 모제즈 싱은 이 두 인물의 갈등을 절묘하게 풀어가는 연출력을 발휘한다. 


== 총평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2014) 개막작으로 봤던《군중낙원》이나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2015) 개막작으로 봤던《산사나무 아래》와 같은 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끼지는 못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2015) 개막작인 《주바안(Zubaan)》에 대한 나의 평점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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