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어렵고 지루한 영화《인터스텔라》가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想像 2015. 2. 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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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7.9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정보
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글쓴이 평점  


11월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지난 2일 하루 동안 9만 3660명의 관객을 모아 일일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누적관객은 850만 7745명이다. 


지난 6일 국내 개봉한 《인터스텔라》는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12일 만에 500만 관객을 넘으며 극장가 광풍을 일으켰다. '인터스텔라'는 지난 달 30일 800만 관객까지 돌파하며 1000만 관객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지난 2일까지 총 850만 명을 모은 '인터스텔라'는 1000만 고지까지 단 150만 명을 남겨두게 됐다. 개봉 5주차에 접어들며 관객이 10만 명 이하로 줄었지만 여전히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고 있다.


영화 제목인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별과 별 사이’를 의미하는 ‘항성 간의’, ‘성간’이란 의미다. 영화의 줄거리는 미래에 지구온난화로 인간이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되자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다른 태양계로 떠나는 내용이다.


《인터스텔라》는 우주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SF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블랙홀부터 웜홀, 시간여행 등 현대 물리학의 모든 이론들이 영화 속에 녹아 들어가 있는데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킵 손의 자문을 받고 실제 제작진도 철저히 이를 공부하면서 영화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경오염이 가져다주는 재앙에 대한 깊이 있은 성찰,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 드라마 역시 탄탄했다.본인 역시 이 영화에 대해선 높은 평점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인터스텔라》가 관객 850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대중적인 영화인가에는 의문이 든다. 이 영화는 '4차원','5차원','웜홀','블랙홀','시간여행', '중력(gravity)) '상대성이론','양자역학' '등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과학용어들이 가득 등장할 뿐만 아니라 런닝타임도 길고 스토리 전개도 지루하다.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중에는 “재미없다” “어렵다” “중간에 잤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인터스텔라》는 해외보다 국내에서 유독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및 캐나다 예매순위 제공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헝거게임:모킹제이》가 1위를 달리고 있고,《인터스텔라》는 5위에 머물고 있다.《헝거게임:모킹제이》은 지난 주말(11월 28일~30일)에만 5697만 달러(약 632억7600만원)를 벌어들여 누적매출액 2억2568만 달러(약 2506억6200만원)를 찍었다. 반면 ‘인터스텔라’는 1573만 달러(약 174억7100만원)를 추가해 총 1억4703만 달러(약 1633억600만원) 수입을 올렸다. 미국 연예매체 왓컬처는《인터스텔라》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중 최악의 영화”라고 평하기도 했다. 매체는 “허술한 논리, 빈약한 캐릭터, 지루한 촬영, 강의식 메시지 전달” 등을 ‘인터스텔라’의 약점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인터스텔라》가 한국에서 의외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1. 우주에 대한 호기심 


인간의 원초적 본능중 하나가 아마 '지적호기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의 지적 호기심은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로 또 태양계 너머 광활한 우주로 무한히 확장되고 있다. 하늘에 보이는 수많은 별 가운데 사람이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이런 호기심 가운데 하나이고, 과연 그런 행성을 찾을 수 있을지, 만약 찾게 된다면 그러한 행성은 우리 지구와는 어떤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 등도 이러한 지적 호기심의 하나이다. 또한 그냥 말로만 들어오든 '블랙홀'이나 '웜홀','4차원' 등이 상상속이 아닌 영화속에서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지도 몹시 궁금해진다. 이러한 지적 호기심을 《인터스텔라》은 충족시켜 주고 있다(아래 사진 참조). 무엇보다 높은 고등교육율을 자랑하는 한국의 관객들의 '지적호기심'수준은 우리의 발걸음을 《인터스텔라》상영관으로 이끈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된다.







2. 한국의 높은 교육열


《인터스텔라》상영관을 가보니 초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이 꽤 많았다. 아이들이 어려운 과학용어를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지만 그럼에도 우리네 한국 학부모들은 영화를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듯 아이들을 끌고 《인터스텔라》상영관을 찾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인터스텔라》 는 아이들 과학 교육에 일조한 모양새다. 과학 서적과 과학 도구, 장난감은 덩달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인터스텔라》는 어찌 보면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과 맞아떨어져 흥행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을 듯하다.


3. 입소문과 유행문화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 배경에는 한국 특유의 '유행'문화도 일조했다고 보여진다. 인터넷과 주위 반응은 《인터스텔라》 를 보지 않으면, 미개인 취급이다. 850만 명이 앞다퉈 영화를 보러 갔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임에도 “과학이 어떠네” “놀란 감독은 천재였네”라는 등의 말로 찬사를 보냈다. 이러한 한국 특유의 '유행'문화가  너도 나도 앞다퉈 《인터스텔라》를 보도록 한 또 다른 요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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